신차 수요가 하이브리드차에 집중되며 일부 인기 차종 계약 시 출고 기간이 최장 20개월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판매가 주춤한 전기차는 대부분 1개월 내 출고가 가능하다.
이달 기아 카니발 하이브리드·현대차 아반떼 하이브리드를 주문하면 1년을 기다려야 출고할 수 있다. 카니발 하이브리드 최상위 트림인 그래비티 대기 기간은 20개월이다. 늦어도 4개월 내 출고가 가능한 일반 내연기관 모델보다 대기 기간이 3배 이상 길다.
다른 하이브리드 모델도 내연기관보다 출고가 밀려있다. 현대차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싼타페 하이브리드,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출고까지 8개월가량 소요된다. 이들 모델은 2개월 수준인 내연기관 모델보다 6개월가량 더 기다려야 한다.
전기차는 인기가 시들해졌다. 현대차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6, 기아 EV6과 EV9, 제네시스 GV60과 GV70·G80 전동화 모델 등은 모두 1개월 내외로 출고가 가능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1년 이상이 소요됐던 것과 비교해 출고 대기가 거의 사라졌다.
제조사는 전기차 구매 혜택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차령 10년 이상 경과 차량을 보유한 고객이 전기차를 구매하면 50만원을 할인해 준다. 기아는 승용 전기차에 한해 5%대 할부 금융상품을 내놨다. 6%대인 내연기관차보다 금리를 낮췄다. 재고차는 추가 할인도 가능하다.
수입차 역시 전기차 판매 촉진을 위해 연초부터 할인 폭을 키웠다. 폭스바겐은 아이오닉5 등 국산 전기차와 가격대가 비슷한 폭스바겐 ID.4를 최대 13% 할인한다. BMW는 최신 전기차 i5를 최대 13%, 메르세데스-벤츠는 EQE를 최대 15%까지 할인 판매 중이다.
디젤차 수요 감소분을 흡수한 하이브리드차 성장세는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 신규 등록된 하이브리드차는 30만9164대로, 처음 30만대를 넘어섰다. 2022년(21만1304대)과 비교해 46.3% 증가한 수치다. 전체 신차 가운데 하이브리드차 비중은 22.7%에 달했다.
같은 기간 전기차 신규 등록 대수는 16만2593대로, 2022년보다 1900여대 감소했다. 지난해 디젤차는 30만8708대로 전년(35만616대) 대비 4만2000여대 줄었다. 감소분 대다수를 하이브리드차가 흡수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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