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장기 건강보험 혁신과 필수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행위별 수가의 일괄 인상 구조를 탈피한 수가 결정구조를 개편한다. 또 공공정책수가를 도입하고 의료 질과 성과에 따라 차등 보상하는 대안적 지불제도 도입을 추진키로 했다. 지역가입자에겐 ‘소득 중심 부과체계 개편’을 지속 추진하고, 유튜버 등 새로운 형태 직업 소득에도 보험료 부과방식을 검토한다.
보건복지부는 4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중장기 건강보험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최근 지역.필수의료 공백, 필수의약품 부족 등 의료공급 위기가 이어지고 있고, 인구 고령화와 저출산에 따른 인구 감소와 1인 가구의 증가 등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복지부는 4대 추진방향으로 △의료서비스 적정 공급과 정당한 보상을 위한 건강보험 지불제도 개혁 △의료격차 축소 및 건강한 삶 보장을 위한 의료서비스 지원체계 개선 △의료남용 철저 차단 및 부담 가능한 범위 내로 보험재정의 효율적 관리 △필수의약품 등 안정적 공급 및 의료 혁신 통한 선순환 구조 마련을 제시했다.
우선 종별 환산지수 계약에 따른 행위별 수가의 일괄 인상 구조를 탈피하고, 필수의료 등 저평가 항목을 집중 인상할 수 있도록 수가 결정구조를 개편한다. 현재 행위별 수가제와 수가 결정구조는 과잉진료를 유도하고, 필수의료 등 공급 부족 및 의료질 저하가 유발되는 문제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상대가치와 연계해 행위별 수가의 상시 조정체계 구축를 구축한다. 또 수가 산정시난이도·위험도, 시급성, 숙련도 등을 반영하기 위해 보완형 공공정책수가를 도입한다. 행위별 수가 개선으로 해소되지 못하는 영역은 대안형 공공정책수가, 묶음수가 등 대안적 지불제도의 확대로 대응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불합리·불균형한 수가를 정상화한다는 계획이다.
의료격차 해소를 위해선 국립대병원 등 거점기관 중심으로 지역 의료기관 간 연계 협력을 강화해 질병 단계별 의료전달체계를 구축한다. 연간 의료 이용이 현저히 적은 가입자에게 전년에 납부한 보험료 10%(연간 12만원 한도)를 바우처로 지원하고, 건강생활실천지원금 지원 대상을 늘리는 등 자기 주도적 건강관리에 대한 혜택을 확대한다. 본인부담상한제와 재난적 의료비 지원을 지속 확대하고, 보험료 체납에 따른 급여 제한을 최소화 하는 등 취약계층을 위한 의료안전망을 개선한다.
보험재정을 효율적으로 관리를 위해 금융위원회와 협력해 실손보험 개선체계를 구축한다. 비급여 명칭·분류코드은 표준화해 비급여 목록을 마련하고, 해당 항목별 권장가격을 제시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기존 급여 항목의 재평가를 주기적으로 실시해 의학적 효과나 경제성이 떨어지는 항목은 가격을 조정하거나 퇴출한다.
지역가입자의 재산보험료 축소, 피부양자 제도 개선 등 보험료 부담의 공정·형평성 제고를 위한 ‘소득 중심 부과체계 개편’은 계속 추진한다. 유튜버 등 새로운 형태의 소득에 보험료 부과방식을 검토하고, 일시 납부, 소득 발생-보험료 부과 간 시차 최소화 등 납부 편의를 개선한다.
국내 필요한 의약품 등이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국산 원료 사용을 유도하고, 국내 생산 기반시설(인프라) 유지를 위해 약가를 우대하는 등 다각적 지원을 강구한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이번 계획으로 꼭 필요한 의료를 튼튼히 보장하고, 합리적으로 가격을 조정해 의료 공급을 정상화하겠다”라며 “불필요한 의료쇼핑 등 의료 남용은 줄이고, 미래에도 계속 누릴 수 있는 건강보험 기반을 마련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국민이 적정하게 받고 있는 건강보험 혜택을 계속 지원하고, 필수의료 등 국민의 생명.건강과 직결되나 충분히 공급되지 못하고 있는 영역에는 5년간 10조원 이상을 집중 지원하겠다”라며 “지난 1일 발표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포함, 그간의 필수의료 대책이 안정적 재정 지원하에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전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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