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직접 만든다면?
DIY 키트카 구매로 가능
양산차 반값도 안 된다고
“내가 만들어도 이것보단 낫겠다” 마음에 들지 않는 자동차를 비판할 때 종종 나오는 말이다. 자동차 제조 과정이 얼마나 복잡한지 알고 있음에도 해당 차량이 그만큼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런데 자동차 제작을 직접 한다는 건 마냥 비현실적인 일이 아니다.
백지상태에서 시작해야 하는 자작 자동차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만들어진 부품을 원하는 조합으로 주문해서 조립만 하면 되는 ‘키트카‘라는 것이 존재한다. 해외에서는 수십 년 전부터 키트카 시장이 형성돼 왔으며, 대부분은 기본적인 기계 지식과 도구만 있으면 완성할 수 있다.
무궁무진한 조립 자유도
현재 판매 중인 키트카는?
키트카의 최대 장점 중 하나로 가격을 꼽을 수 있겠다. 공장에서 조립 라인을 거치지 않으니 그만큼의 인건비와 에너지가 절감되기에 일반적인 양산차보다 가격이 훨씬 저렴해진다. 슈퍼라이트 SL-C 모델을 예로 들면 0~100km/h 가속 3.2초, 최고 속도 322km/h로 람보르기니 우라칸과 맞먹는 성능을 낸다. 하지만 가격은 1억 원 남짓이다. 람보르기니 우라칸의 1/3도 안 되는 수준이다.
또한 소비자가 직접 조립한다는 특성은 무궁무진한 자유도로 연결된다. 필수적인 설계와 디자인을 제외한 대부분 요소를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다. 기본 제공되는 부품만 달으라는 법도 없기에 필요하다면 후방 카메라, 안드로이드 기반 내비게이션 등을 다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렇다면 현재 판매 중인 키트카는 어떤 종류가 있을까? 크게 네 가지를 살펴봤다.
원조 키트카 ‘케이터햄 세븐’
팩토리 파이브 MK4 로드스터
1950년대 영국에서 로터스 세븐에서 시작된 오픈 휠 스포츠카 케이터햄 세븐은 가장 대표적인 키트카로 꼽힌다. 순전히 달리기 성능을 위해 태어난 자동차로 공차 중량이 500~700kg대에 불과하다. 수십 년간 개량을 통해 다양한 바리에이션이 생겨났으며, 작년에는 순수 전기차 모델인 세븐 EV도 출시됐다. 일본 경차 규정에 맞춘 660cc 3기통부터 2.0L 4기통 슈퍼차저까지 파워트레인 선택의 폭만 해도 무궁무진하다. 가격 역시 사양에 따라 천차만별로, 기본 1만 4,995파운드(약 2,535만 원)부터 시작한다.
영국에 케이터햄이 있다면 미국에는 팩토리 파이브가 있다. 해당 업체는 자체 개발한 키트카는 물론 이미 출시된 양산차의 레플리카도 키트로 판매한다. 쉘비 코브라 427을 기반으로 한 MK4 로드스터가 그 예다. 스페이스 프레임을 기반으로 2011년형 포드 머스탱 GT의 브레이크와 조향 시스템, 1987~2004년형 머스탱의 파워트레인을 조합할 수 있다. 정품 쉘비 코브라는 신차급 매물의 가격이 수백만 달러에 달하지만 MK4 로드스터는 3만 달러(약 4,002만 원)면 충분하다.
팩토리 파이브 818
슈퍼라이트 SL-C
보다 현대적인 디자인의 818은 팩토리 파이브가 자체 개발한 2인승 미드십 엔진 스포츠카 모델이다.
쿠페, 로드스터와 트랙 전용 사양으로 구성됐다. 시작 가격은 고작 1만 3천 달러(약 1,734만 원)로 경차 수준에 불과하다. 다만 이는 모든 부품에 대한 가격이 아니다. 파워트레인과 스티어링, 브레이크 시스템은 2002~2007년형 스바루 임프레자에서 따로 가져와야 한다. 하지만 이를 모두 포함한 예산도 2만 달러(약 2,668만 원)이면 충분하다고 한다.
앞서 언급한 슈퍼라이트 SL-C는 르망 경주차를 연상시키는 외관부터가 심상치 않다. 빨라 보이는 생김새 그대로 키트카 중 최고 수준의 성능을 자랑한다. 기본 사양에 LS7 V8 엔진이 포함되며, 옵션에 따라 람보르기니에 탑재되는 V10, V12 엔진을 얹을 수도 있다. 시작 가격은 9만 달러(약 1억 2천만 원) 수준으로 팩토리 파이브 818과 달리 모든 부품이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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