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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모든 자동차 美서 만들어야” 관세 폭탄 예고… 韓기업 타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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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종류의 자동차가 미국에서 만들어지기를 원한다.”

11월 미국 대선에선 재집권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사진)이 잇달아 ‘미국 우선주의’ 일색의 공약을 내걸고 있다.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중국산 제품에 60%의 관세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외국산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해 미 자동차산업의 주도권을 회복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미국에서 유통되는 외국산 자동차는 대부분 한국, 일본, 독일 등 미 동맹국에서 생산된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동맹국에도 무차별적 관세를 적용하려 한 집권 1기 당시의 보호무역 정책을 재집권하면 더 확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는 재임 당시 한국, 멕시코산 자동차 등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의 타격이 작지 않을 것이며 전 세계가 미국발(發) 보호무역 전쟁에 휩싸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미국에 모든 차 공장 짓도록 할 것”

트럼프 전 대통령은 28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나는 자동차산업을 미국으로 되돌릴 것”이라며 “모든 차 노동자는 나를 위해 투표해야 한다. 나는 관세나 다른 수단을 동원해 중국과 다른 나라들이 미국에 공장을 짓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11월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겠다고 밝힌 전미자동차노조(UAW)의 숀 페인 위원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페인은 중국에서 만들어질 전기차에 대한 바이든의 비전을 믿는다. 자동차산업을 중국에 팔아넘기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와 달리 자신은 전기차, 내연기관차 등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는 모든 자동차에 높은 관세를 부과해 각국 자동차 기업이 미국에 제조 공장을 짓거나 옮기도록 만들겠다고 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들(중국)은 멕시코에 세계 최대 규모의 공장을 짓고 무관세로 미국에 자동차를 판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주요 전기차 기업들이 멕시코에 공장을 건설해 미국 시장 우회 진출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동맹인 멕시코에도 관세 부과를 시사한 것이다. 이어 “자동차산업의 55%가 이미 미국을 떠났다”며 자신이 재집권하지 않으면 나머지 기업 또한 미국 시장을 떠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9월 미 자동차산업의 중심지인 미시간주 디트로이트를 찾아 “바이든 행정부에서 수많은 일자리가 한국, 멕시코, 중국, 일본으로 빠져나가고 있다”며 미 자동차 근로자의 피를 빨아먹는 외국 자동차업계를 바이든 행정부가 지원해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 북미 겨냥 韓 자동차 수출 전선 불안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면 한국 자동차 기업에도 직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시장에서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판매하는 차량의 현지 생산 비중은 약 40% 수준이다. 현지 판매 차량의 절반 이상이 국내에서 생산돼 수출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북미를 겨냥한 한국산 자동차의 수출 전선에 불안 요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기아의 경우엔 북미 시장 수출 비중이 60% 이상인 멕시코 공장도 두고 있어 멕시코에 무역 관세가 추가되면 이 또한 부담될 수밖에 없다.

다만 이미 미국 시장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은 현지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더라도 대처 불가능할 정도는 아니라는 의견도 많다. 현대자동차는 미국 현지에서 앨라배마주, 기아는 조지아주에 완성차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하반기(7∼12월) 완공을 목표로 조지아 서배나에 그룹 차원의 전기차 신공장(메타플랜트)도 건설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최근 통상이슈 브리프를 통해 “트럼프 캠프가 미국 무역적자의 원인으로 한국, 일본, 유럽, 멕시코 및 캐나다산 자동차(부품 포함)를 지목한 만큼 한국도 ‘보편적 기본(Universal Baseline) 관세’ 대상 국가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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