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과 국내 주요 배터리 기업이 미국 정부에 한시적으로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 광물 일부를 중국에서 조달해도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을 받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중국을 배제한 채 흑연 등 핵심 광물을 단기간에 대체하기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22일 미국 관보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18일 미국 정부에 의견서를 제출해 “흑연 등 특정 핵심 광물에 대해 ‘외국우려기업(FEOC)’ 규정 적용을 한시적으로 유예해 달라”고 밝혔다. 현대차 의견서에 따르면 중국은 구형 흑연은 전 세계 생산량의 100%, 합성흑연은 69%를 점유하고 있다. 현대차는 “한시적으로 원산지와 무관하게 배터리와 배터리 부품 제조에 사용할 수 있는 핵심 광물의 명단을 도입하고 이 명단에 흑연도 포함해 달라”고 미 정부에 제안했다.
앞서 미 정부는 FEOC로 지정된 기업에서 배터리 부품이나 핵심 광물을 조달해 제작한 전기차에는 IRA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해 12월 중국에 있는 모든 기업을 FEOC로 규정하면서 중국 기업에서 배터리 부품을 조달한 전기차는 올해부터, 핵심 광물을 조달한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는 2025년부터 보조금을 받을 수 없게 됐다.
국내 배터리업계도 비슷한 의견서를 냈다. SK온은 “중국산 흑연을 대체할 공급망을 구축하려면 최소 3∼4년이 걸리고, 그렇게 하더라도 북미 수요를 전부 감당하기 힘들 것”이라며 핵심 광물에 대한 FEOC 규정 적용을 2027년 1월로 2년 유예해 달라고 요청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제조사가 원산지를 검증하는 게 매우 어렵다”고 강조했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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