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사상 처음으로 ‘무인 배달’ 렌터카가 등장한다. 사람이 타지 않고 원격으로 조종한 렌트차가 고객을 직접 찾아가는 서비스다.
독일 스타트업 ‘베이’는 17일(현지 시간) “‘텔레드라이빙(원격 운전)’ 기술로 구동하는 무인배달 렌터카 서비스를 라스베이거스에서 처음으로 선보인다”고 밝혔다. 기존 자율주행차와 다르게 베이의 무인배달 렌터카는 원격 조정되는 것이 특징이다. 텔레드라이버로 불리는 직원들이 핸들과 페달, 기타 차량 제어장치를 갖춘 스테이션에 앉아, 마치 게임을 하듯 차량을 원격 조종하는 방식이다. 차량 주변 환경은 카메라 센서를 통해서 텔레드라이브 스테이션의 화면에 실시간으로 전송된다.
이용법은 간단하다. 사용자가 베이 앱으로 차량을 신청하면, 텔레드라이버들이 조종해 고객이 원하는 장소로 차를 가져다 준다. 차량이 도착하면 사용자가 일반 렌트카처럼 운전해서 이용한 뒤 목적지에 내버려두면 된다. 텔레드라이브가 가능한 하차 지점이면 알아서 차량을 회수해간다. 베이 측은 “렌트카를 이용한 뒤 주차 공간을 찾느라 시간을 허비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베이 공동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토마스 폰 데어 오헤는 미 CNBC와의 인터뷰에서 “텔레드라이빙은 사람이 직접 운전하므로 비보호 좌회전이나 긴급 상황 등 복잡한 환경에서 인간의 지각과 의사 결정 능력을 바탕으로 대처할 수 있다”며 안전성을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 샌프란시스코에서 GM의 자율주행 부문 크루즈 사고가 발생하자 GM은 관련 지출을 50%나 삭감했다”며 “기술적으로 로봇택시 운영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베이의 서비스 요금은 분당 0.3달러(약 404원)로, 30분을 이용하면 9달러(약 1만2000원) 정도 든다. 베이는 “차량 호출 서비스인 우버보다 훨씬 저렴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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