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업팩토리]온디바이스AI 구동하는 저전력·고성능 ‘엣지 AI반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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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2024에서 AI(인공지능) 냉장고를 공개했다. 냉장고 안에 설치된 AI 카메라가 내부를 스캔해 보관 중인 음식 목록을 작성하고 이를 활용한 레시피까지 제공한다. 인근 부스에서는 프랑스 헬스케어 기업 비마인드가 AI 거울을 전시했다. 사람의 언어를 인식해 대화하거나 일정, 날씨 등을 알려주는 비서 기능이 탑재된 거울이다. 독일의 보쉬는 총기를 소지한 사람을 구분해낼 수 있는 AI CCTV를, 영국의 마이마누는 37개 언어를 번역해주는 실시간 통역 이어폰을 선보였다.
올해 CES의 화두는 단연 AI였다. ‘올 투게더, 올 온'(All Together, All On)이라는 슬로건처럼 모든 곳에 AI가 스며드는 흐름을 보여줬다. 실제 현장에선 AI 기능을 탑재한 제품들이 대거 등장했다. 개별 기기들이 스스로 연산·처리하는 ‘온디바이스AI(기기 내장형 인공지능)’ 시대가 본격 도래한 것이다. 다양한 가전·기기에 온디바이스AI 도입이 본격화하면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시장이 있다. 바로 온디바이스AI를 가동하는 ‘엣지 AI반도체’ 시장이다.
온디바이스AI는 데이터센터 등 클라우드 서버와의 통신을 최소화하고 개별 기기에서 작동하는 AI다. 데이터와 사용자의 가장 근접한 끝단(엣지)에서 연산한다는 의미에서 ‘엣지 AI’로도 불린다. 자율주행 로봇, 자율비행 드론, 스마트 CCTV, 스마트폰·웨어러블 기기 등에 주로 활용된다.
온디바이스AI가 주목받는 이유는 실시간성, 비용 절감, 개인정보보호 등의 장점 때문이다. 챗GPT를 시작으로 매개변수(파라미터)가 크고 고도화된 AI가 등장했지만 이를 활용하기 위해선 데이터센터에 AI모델을 설치하고 개별 기기는 데이터센터와 통신하며 입력값과 연산값을 주고받아야 한다. 챗GPT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인터넷에 연결돼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과도한 전력소비, 통신 속도 저하, 취약한 보안 등 한계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에 개별 기기에 AI 기능을 내장시키는 온디바이스AI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를 활용하면 실시간으로 AI를 가동시킬 수 있고 전력소비 문제 등 단점을 해소할 수 있다. 더불어 개별 사용자에 특화돼 학습한 AI 구현도 가능하다.
올해 CES에서는 삼성전자 등 대부분 기업들이 온디바이스AI 기능을 강조했다. 시장분석기관 마켓앤마켓은 글로벌 온디바이스AI 시장규모가 2023년 185억달러(약 24조원)에서 2030년 1739억달러(228조원) 규모로 연평균 37.7%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온디바이스AI 시장이 확대되면서 이를 작동시키는 엣지 AI반도체 수요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 아이디테크엑스(ID tech EX)에 따르면 글로벌 엣지 AI반도체 시장규모는 연평균 7.6%씩 성장해 2034년이면 220억달러(28조9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온디바이스AI 돌리는 ‘엣지 AI반도체’…저전력·고성능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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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 기기의 온디바이스AI를 작동시키기 위해서는 기기에 특화된 AI반도체가 필요하다. 통상 업계는 반도체가 데이터센터에 설치되냐, 개별 기기에 설치되냐에 따라 ‘데이터센터향 AI반도체’와 ‘엣지 AI반도체’로 구분한다.
엣지 AI반도체의 가장 큰 특징은 저전력과 고성능의 균형이다. AI 가동에 최적화된 데이터센터와 달리 제한된 환경의 소규모 개별 기기에서 AI를 가동시켜야 하는 만큼 높은 성능과 동시에 저전력을 달성해야 한다. 한 반도체 전문 투자심사역은 “전원이 연결된 데스크톱 컴퓨터와 배터리로 돌아가는 노트북 컴퓨터에 다른 반도체가 필요한 것과 비슷한 원리”라고 설명했다.
어떤 기기에 탑재되느냐에 따라 요구되는 성능이 다양한 것도 엣지 AI반도체의 특징이다. 데이터센터향 AI의 경우 적용 환경 뿐 아니라 AI 알고리즘 모델의 종류도 대부분 비슷하다. 그러나 온디바이스AI는 로봇, 드론, 가전, 공장, 선박 등 구동 환경이 제각각이고 원하는 AI 기능이 다양한 만큼 알고리즘도 모두 다르다.
또다른 반도체 전문 투자심사역은 “기기마다 구동환경 뿐 아니라 수행하는 연산의 종류도 다양하다”며 “기본적인 범용성을 충족시키면서도 분야별 특화된 성능을 내세우는 것도 특징이어서 팹리스 기업들마다 둘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특성 때문에 엣지 AI반도체 시장은 데이터센터향 AI반도체 시장의 엔비디아처럼 특정 기업이 시장을 독식하는 게 어렵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퀄컴, 인텔, 등 빅테크 기업들도 엣지 AI반도체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국내 팹리스 스타트업들에게도 ‘기회의 땅’으로 불리는 이유다.
글로벌 러브콜 받고 차세대 ‘인-메모리’ 기술 선보인 K팹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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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엣지 AI반도체 팹리스 스타트업으로는
딥엑스,
모빌린트,
페블스퀘어,
아나플래시,
디퍼아이 등이 꼽힌다.
딥엑스는 4종의 엣지 AI반도체를 개발하고 있다. 스마트 모빌리티, 로봇, 스마트 가전, 스마트 카메라 등에 탑재돼 비전(시각)데이터를 처리하는 온디바이스AI를 가동한다. 고객사가 딥엑스의 반도체를 활용해 온디바이스AI를 개발할 수 있는 개발키트(소프트웨어)까지 함께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딥엑스는 올해 CES에서 혁신상 3개를 수상한 데 이어 국내외 40여곳의 기업에서 사전검증용 반도체 공급을 요청받으면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모빌린트는 온디바이스뿐 아니라 엣지서버용까지 비교적 범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엣지 AI반도체를 개발한다. 엣지서버는 스마트시티, 스마트팩토리, 스마트팜 등에 내부 기기와 1차적으로 연결된 데이터센터를 의미한다. 모빌린트 측은 이를 위해 범용성과 기능성을 동시에 고도화하고 있다. 모빌린트는 이같은 전략의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으며 이달 초 200억원의 시리즈B 투자유치를 완료했다. 누적 투자유치액은 300억원이다.
페블스퀘어와 실리콘밸리의 한인 창업기업
아나플래시는 데이터의 연산과 저장을 통합한 ‘인-메모리’ 방식의 엣지 AI반도체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이전까지 반도체는 연산용과 저장용이 달라 둘 사이에 데이터를 이동시키며 결과를 도출했다. 그러나 인 메모리 기술은 이를 하나로 통합해 데이터 이동 관련 병목현상을 줄인다. 이를 통해 전력 소비와 AI 처리 속도를 줄일 수 있어 배터리로 구동되는 온디바이스AI에 최적화됐다는 평가다.
페블스퀘어는 지난해 ‘인-메모리’ 방식의 엣지 AI반도체 개발을 완료하고 홈IoT(사물인터넷), 스마트팩토리, 가전 제품, 전장 등 분야에서 PoC(기술실증)을 진행 중이다. 아나플래시도 이 같은 방식의 엣지 AI반도체를 통해 NASA(미국 항공우주국), NSF(미국 국립과학재단), 미 국방부 공군 등의 연구개발(R&D)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그밖에
디퍼아이는 필요한 연산 규모 만큼만 가동하는 엣지 AI반도체를 개발하고 있다. 기존 GPU(그래픽처리장치) 기반의 반도체들은 간단한 명령에도 최대 전력으로 모든 시스템을 가동시키는 것과 달리 규모에 맞는 적절한 처리방식을 적용한다는 설명이다. 디퍼아이는 최근 국내 부정맥 예측 진단 솔루션에 엣지 AI반도체를 탑재하는데 성공하면서 양산 절차를 밟고 있다.
“국내 팹리스, 기술력 상당…얼마나 협업하냐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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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안팎에서는 엣지 AI반도체 시장에서 국내 팹리스 스타트업들의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신동주 모빌린티 대표도 “인텔, 퀄컴 등 빅테크 기업들도 엣지 AI반도체 시장에 빠르게 집중하고 있는 것은 위협요소가 될 수 있다”면서도 “다만 모빌린트 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다수 AI반도체 팹리스 스타트업들의 기술력이 상당해 경쟁력이 높다고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정봉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수석심사역도 “우리나라에 파운드리 기업 인프라가 풍부하고 인재들의 수준도 높아 기술적으로는 충분히 우위에 있다”며 “가전, 모빌리티 등 개별 기기들을 만드는 기업들이나 스마트시티 등 정부 사업들이 빠르게 AI를 도입하고 국내 반도체 기업들과 협업해주는 것이 성장을 가속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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