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3년 연속 사상 최대실적 행진을 잇는데 성공했다. 생활가전에 이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해온 전장사업이 새로운 주력 사업으로 자리잡은 원년이 됐다.
매출은 3년 연속 최대 기록을 세운 반면 영업이익은 고전했다. 시장 컨센서스인 3조9000억원대에 못 미치는 3조5485억원에 그쳤다.
이는 4분기 TV 사업 부진으로 영업손실이 발생해 전년대비 이익폭을 확대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수요가 부진한 프리미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사업과 노트북 등 IT 사업의 수익성 개선이 숙제로 남았다.
증권가는 VS사업본부와 H&A(생활가전)사업본부가 실적 성장을 쌍끌이한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VS사업본부는 출범 9주년인 2022년에 첫 흑자 전환에 성공한데 이어 출범 10주년인 2023년에 매출 10조원을 돌파했다.
LG전자 전장사업은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 모빌리티 핵심 기술로 꼽히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전기차 파워트레인(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 △차량용 조명 시스템(ZKW)이 핵심 축이다.
VS사업본부는 2022년 누적 수주잔고 80조원대를 기록했다. 같은 해 매출 8조6496억원, 영업이익 1696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에는 매출 10조원대, 영업이익 2000억원대를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사상 첫 연매출 30조원 시대를 연 H&A 사업본부 성장도 눈길을 끈다. 영업이익은 2022년 1조1297억원에서 2023년 2조원대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수요 양극화에 대응하고 프리미엄 리더십을 공고히 하면서도 주요 제품의 볼륨존 라인업을 확대하는 시장공략 전략이 주효했다.
반면 주력사업인 TV는 전통적인 상고하저 흐름을 깨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으로 가격이 저렴한 TV를 선호하는 현상이 강해지면서 프리미엄 OLED TV 수요가 침체를 벗어나지 못했다.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는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매출은 지난해 매 분기 3조원대를 유지하다가 4분기 4조2000억원대로 늘었지만 수요 부진에 따른 마케팅비가 증가하면서 영업손실이 상당폭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HE사업본부와 함께 영상과 관련 기기 사업을 담당하는 BS(비즈니스솔루션)사업본부는 지난해 3분기 205억원 적자를 기록한데 이어 4분기에 적자폭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장사업의 이익 기여도가 높아졌지만 TV와 IT 수요가 부진해 4분기 실적이 부진했다”면서 “하지만 올 상반기에는 내수시장 성수기와 IT 세트 수요 회복, 자동차 부품 수익성 향상 효과로 강한 이익 회복을 기대할 만하다”고 내다봤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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