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밀라노 두오모 광장에 게시된 ‘삼성 갤럭시 언팩 2024’ 디지털 옥외광고./사진 = 삼성전자
“3년전 S20보다 낮은 램으로 온디바이스 AI?”…삼성 갤럭시 S24 출시 앞두고 ‘갸우뚱’
[한국금융신문 홍윤기 기자] 삼성전자가 이달 출시를 앞둔 세계 최초의 ‘온디바이스 AI(인공지능)’ 스마트폰 갤럭시 S24와 관련해 알려진 주요 부품 스펙과 가격이 전작 S23과 비교해 별다른 차이가 없어 성능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 스마트폰 자체에 생성형 AI를 탑재하면서 연산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S24 기본형은 3년전 출시한 S20보다 낮은 용량의 8GB 램(RAM, Random Access Memory)이 사용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최근 외신 등을 통해 알려진 예상 출고가도 프리미엄 버전인 ‘울트라’를 제외하고 S23과 같을 것으로 전해졌다. 부품 스펙이 별다른 차이가 없고 출고 예상가도 엇비슷하면서 일부에서는 삼성전자가 성능보다 원가절감에만 주력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서울 코엑스,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영국 런던 피카딜리, 이탈리아 밀라노 두오모 광장 등 13개국 주요 랜드마크에 갤럭시 S24언팩 행사를 알리는 옥외광고를 게재했다. 광고는 ‘갤럭시 AI가 온다’는 문구를 내세워 최초의 온디바이스 AI 스마트폰 갤럭시 S24를 소개했다.
갤럭시 S24는 오는 17일(현지시간) 미국 켈리포니아 세너제이에서 열리는 ‘삼성 갤럭시 언팩 2024’를 통해 공개된다.
갤럭시 S24는 삼성의 자체 개발 생성형 AI인 ‘가우스’가 탑재되며 실시간 통화번역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온디바이스 AI 방식으로 기존 AI 서비스 ‘바드’, ‘시리’ 와 달리 클라우드나 외부 서버를 거치지 않고 스마트폰 자체에 탑재된다. 때문에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사용 가능하고, 특히 외부 서버를 거치지 않아 보안성이 향상될 전망이다. 그러나 반대급부로 기기자체의 연산횟수는 급증하게 된다.
문제는 지난해부터 IT팁스터(정보유출자)들에 의해 알려진 갤럭시 S24의 주요 부품 스펙이 갤럭시 S23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비슷한 스펙으로 온디바이스 AI로 급증한 연산량을 감당 할 수 있을지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문제가 된 것은 램이었다. 모바일 기기의 연산성능은 크게 램, 모바일AP(Mobile Application processor), 소프트웨어 최적화 정도에 좌우된다. 이 가운데 램은 메모리 입출력과 관계있는데, 통상 연산소요 시간은 메모리의 입출력에서 좌우된다는 점에서 중요도가 크다.
램은 ‘공책’으로 비유되곤 한다. 넓은 공책이 더 많은 내용을 담 듯, 더 큰 램이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하고, 연산에 활용할 수 있다.
지난해 중국 IT 팁스터(정보유출자) 아이빙저우, 한국 IT 팁스터 란즈크 등은 갤럭시 S24기본형에 8GB 램을 탑재될 것이라고 밝혔다. 상위 모델인 울트라와 플러스에는 12GB램이 탑재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0년 출시된 갤럭시 S20에 12GB램을 사용한 이후, 그 뒤 후속작의 기본 모델에는 8GB램을 탑재해왔다.
아이빙저우는 “메모리 가격이 크게 떨어졌는데 삼성전자는 갤럭시 S24에 여전히 8GB 메모리를 고집하고 있다”며 “원 UI 6의 정크 후단부 메모리 관리 메커니즘은 많은 메모리를 요구하는데, 삼성은 갤럭시 S24에 8GB 램만 단다”고 했다.
역시 생성형AI를 스마트폰에 탑재할 계획인 구글과 비교해도 갤럭시 S24기본형의 8GB램은 작은 용량이다.
지난해 12월 구글은 자체 생성형 AI모델 ‘제미나이(Gemini)’를 공개했다. 제미나이는 AI머신 성능이 높은 순으로 ‘울트라’, ‘프로’, ‘나노’ 등 3단계 모델로 나뉜다. 이 가운데 나노 모델은 구글이 지난해 10월 공개한 스마트폰 ‘픽셀8’ 프로에 온디바이스로 탑재될 계획이다. 픽셀8 프로의 램은 12GB로 스펙상 갤럭시 S24 기본형의 것을 상회한다.
여기에 외신 등을 통해 갤럭시 S24의 예상출고가가 전작인 S23 출고가와 거의 같다는 점이 알려지며 성능 대신 원가 절감이 우선이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네덜란드의 ‘갤럭시클럽’ 등 IT관련 외신에 따르면 갤럭시 S24 출고가는 울트라의 경우 전작에 비해 오르고 기본형과 플러스 전작과 동등하거나 약간 저렴할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클럽에 따르면 갤럭시 S24 울트라의 유럽 판매가격은 ▲256GB 1449유로(약 207만원), ▲512GB 1569유로(224만원) ▲1TB 1809유로(258만원)으로 전작 대비 8만원 가량 오를 전망이다.
반면 갤럭시S24 플러스와 갤럭시는 전작과 비슷하다. 플러스는 ▲256GB 1149유로(약 164만원) ▲512GB 1269 유로 (약 181만원), 기본형은 ▲128GB 899유로(약 128만원) ▲256GB 959유로(약 137만원)으로 등이다.
사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원가절감이 시급한 문제다. 최근 모바일 AP 등 주요 원재료 가격이 급상승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3분기 삼성전자 DX부문 원재료 매입액 가운데 모바일AP 관련 매입액은 8조9898억원, 전체의 18.1%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모바일AP솔루션 가격은 지난 2022년 연간평균대비 28% 올랐다. 카메라 모듈 역시 약 8% 올랐다.
DX부문의 또 다른 주력 품목인 TV와 모니터의 디스플레이 가격이 5% 오르며 원가 부담을 가중 시켰다.
공개된 S24 출고가에서 울트라만 가격이 오른 것도 퀄컴의 ‘스냅드래곤’이 탑재됐기 때문이다. 플러스나 기본형은 삼성 자체 프로세서인 ‘엑시노스2400’ 탑재돼 상대적으로 원가 부담이 줄었다.
삼성전자는 SKT·KT·LGU+ 등 이동통신 3사와 국내 출고가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신제품과 관련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언팩 이후로 답변할 수 있다”고 했다.
홍윤기 기자 ahyk815@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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