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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전 배터리 잔량 꼭 확인하세요”… 중간 지점 충전소도 미리 찾아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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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황모 씨(34)는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6’를 대여업체에서 빌려 직장이 있는 서울에서 고향인 경남 진주까지 약 400km를 운행했다. 하지만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견인차를 불러 충전소로 이동하는 황당한 경험을 하게 됐다. 처음 운전해보는 전기차의 배터리 용량이 애초에 예상했던 것보다 너무 빨리 15% 미만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황 씨는 “원래 진주에 도착하면 인근 충전소에서 충전하려 했지만, 배터리가 방전될 것 같아 급히 대전 근처의 휴게소에 들어갔다”며 “하지만 충전소가 모두 수리 중이어서 할 수 없이 충전소가 있는 다음 휴게소까지 견인차를 불렀다”고 말했다.

겨울철 전기차 주행 성능 악화는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운전자들이 추운 날씨엔 주행 가능 거리가 더 빨리 줄어든다는 전기차의 특성을 숙지해야 한다고 4일 지적했다.

우선 겨울철엔 수시로 배터리 잔량을 확인하는 게 필수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겨울에는 다른 계절에 비해 전비(kWh당 주행거리)가 20% 이상 떨어진다는 점을 고려해 목적지까지 주행할 수 있을지를 따져야 한다. 중간에 충전을 한다면 어디서 할지까지 미리 계획을 짜놔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히터는 배터리 소모율이 높다. 이 때문에 출발 전 충전을 할 때 ‘예약 난방’을 이용하는 걸 추천했다. 열선 시트와 같은 난방 기능은 실내 온도가 25도 정도로 높아질 때까지만 작동하는 방식으로 전비 감소를 최소화할 수 있다. 가능하면 실내에 주차하고, 급속보단 완속 충전기를 사용하는 게 배터리 수명을 늘리는 방법이다.

충전 시 출발 30분 전에 충전이 완료되도록 ‘충전 타이머’를 설정해 놓으면 배터리가 예열된 채로 주행할 수 있어 전비를 좀 더 높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장거리 운행을 해야 하면 전기차 전용, 겨울 타이어를 장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영상 7도 이하 노면에서 제 성능을 발휘하는 겨울 타이어는 눈길과 빙판길에서 접지력을 높여 주행 성능뿐만 아니라 전비까지 동시에 높일 수 있다.

차종별로 배터리 관리 기능이 다른 만큼 이를 숙지해 놓는 것도 필요하다. 예컨대 기아 ‘EV6’에는 배터리 외부에 있는 승온 히터(배터리 온도를 높이는 장치)로 냉각부동액을 데워 배터리 온도를 높여주는 ‘배터리 히팅 시스템’이 있다. 배터리 온도가 내려가면 액체 전해질이 얼어 배터리 잔량이 급속히 떨어지고 충전에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리는 만큼, 이를 방지하는 기능이다. 이를 사용하려면 ‘윈터 모드’를 활성화해야 한다.

환경부 자동차 배출가스 및 소음 인증시스템(KENCIS)이나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을 통해 자신이 보유한 전기차의 ‘1회 충전 주행거리’가 얼마인지 미리 확인해 놓는 것도 유용하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구간별로 전비 효율이 극대화되는 속도에 맞춰 최대한 정속 주행을 하는 등 다른 계절에 비해 겨울철에 전비를 높일 수 있는 부분을 찾기 위한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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