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3일 신년회에서 “소프트웨어와 품질 두 가지를 모두 잡아야 한다”며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를 중심으로 한 경쟁력 강화를 강조했다. 미국 테슬라를 비롯한 후발 업체들이 SDV를 앞세워 거센 도전을 해오는 가운데 현대차는 최근 최고기술책임자(CTO)를 6개월 만에 교체하는 등 강도 높은 체질 개선에 나선 상황이다.
정 회장은 이날 경기 광명시에 위치한 현대차그룹의 첫 전동화 전용 공장인 ‘오토랜드 광명’에서 신년회를 열고 “소프트웨어 경쟁에서 다소 뒤처진 면이 있지만 열심히 해서 우리가 따라잡을 수 있다”며 “같이 가야 할 것은 품질이다. 품질과 소프트웨어를 다 같이 잘하는 그런 회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경기 부진과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당면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체질 개선도 주문했다. 정 회장은 “허약한 체질은 쉽게 쓰러지고 위기에 흔들리지만 건강한 체질은 큰 난관에도 중심을 잡고 이겨낼 수 있다”고 당부했다.
지난해 현대차·기아가 역대 최고 실적을 거둔 것과 관련해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를 이끄는 주역이라는 자부심을 갖기 바란다”며 구성원을 독려하기도 했다.
새해 4대 그룹 가운데 ‘오프라인 신년회’를 개최한 곳은 현대차가 유일하다. 올해는 기아가 창립 80주년인 데다 2분기(4∼6월) 기아 오토랜드 광명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완공하는 점 등을 감안해 현장에서 신년회를 연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딱딱한 정장 대신 남색 재킷과 베이지색 바지 차림으로 행사장을 찾았다. 새해 인사를 하는 직원에게 손을 흔들어 화답하는 등 임직원들과 적극적인 소통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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