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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해설]게임업계 ‘불공정’ 칼빼든 정부… 확률형 아이템 제재 본격화

전자신문 조회수  

넥슨

넥슨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받은 역대 최대 과징금 처분은 게임업계 불공정 해소를 추진해온 윤석열 정부 정책 기조 일환으로 해석된다. 과거 관련 법·제도가 정비되기 전 발생했던 불공정 행위와 소비자 피해까지도 좌시하고 넘어가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3월 확률형 아이템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하는 게임산업법 개정안 본격 시행을 앞둔 산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넥슨 “깊은 사과.. 재발방지 개선 완료”

공정위 처분 결정을 받아든 넥슨은 이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는 입장이다. 다만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고지의무가 없던 2016년 이전의 일로 현재 서비스와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조사가 시작되기 전 자발적으로 재방방지를 위한 개선을 완료하는 등 소명이 충분히 받아들여지지 않은 만큼 향후 이의신청이나 행정소송을 검토할 계획이다. 법 위반 혐의 자체에 대한 공방보다는 조사 협조와 자정 노력에 대한 입증을 통해 116억원이라는 과징금 액수를 줄이는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넥슨은 장수 인기 게임인 메이플 스토리에서 확률 관련 문제가 불거진 이후 세계 최초로 게임 내 각종 확률형 콘텐츠 실제 적용 결과를 쉽게 조회할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 ‘넥슨 나우’를 도입했다. 이용자가 직접 확률 데이터를 확인하고 검증할 수 있는 오픈 API도 제공 중이다.

넥슨 측은 입장문을 통해 “메이플스토리는 전세계 110개 국가에서 누적 회원 수 약 1억9000만명이 20년간 즐겨온 대표적 K게임”이라며 “공정위의 소급처분은 한국 게임산업을 크게 위축시킬 것이고, 콘텐츠 경쟁이 치열한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게임회사가 입을 피해는 예측하기조차 어렵다”고 밝혔다.

메이플 스토리 확률형 아이템 사건 타임라인 - 메이플 스토리 확률형 아이템 사건 타임라인

◇게임업계, 잠재적 법적 리스크 우려

넥슨 메이플스토리 이용자로 이른바 ‘보보보’ 사건을 공정위에 신고한 김준성 씨는 이용자 환불과 배상을 다룬 민사소송 대법원 판결도 기다리고 있다. 김씨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게임사의 소비자에 대한 인식이 제고되길 바란다”며 “게임 내 확률형 아이템 확률 정보를 모두 공개하고 수익을 재투자해 내실을 향상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반면 게임업계는 잠재적인 법적 리스크 증대로 안정성이 저해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법·제도 정비와 시장 환경 변화에 맞춰 새로운 수익모델(BM) 발굴을 통한 체질 개선 노력이 이뤄지는 가운데 급격한 규제 강화로 성장성이 위축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번 공정위 결정에 참고인으로 참여한 황성기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적으로나 자율규제 상으로 확률 공개 의무가 없던 시기에 소비자의 알권리 보장 차원에서 기업이 확률을 공개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전의 과거 확률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위법행위로 처분을 내린 것은 행정적 제재를 위해 준수해야 하는 ‘과잉금지원칙 내지 비례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2024년 3월부터 게임산업법에 따라 반드시 확률을 공개해야 하는 게임회사에게는 잠재적인 법적 리스크를 야기하는 결과를 낳게 될 수도 있다”며 “국내 게임산업 시장의 법적 안정성을 저해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의견을 밝혔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

전자신문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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