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존 제설제 효과 좋지만, 부작용 우려
□ 기존 단점 해결한 친환경 제설제 주목
□ 비싼 친환경 제설제, 도로 복구 비용 고려 시 오히려 경제적
제설은 고마운데, 내 차 괜찮을까?
모처럼 폭설이 도로를 뒤덮었다. 빠른 제설 덕분에 예전보단 큰 불편을 겪었다는 민원은 많이 감소했다고 한다. 오히려 너무 빨리 처리하는 바람에, 눈사람 만들 시간도 없었다는 민원이 들어왔다는 제보가 있을 정도다. 분-초 단위로 동분서주하며 제설 작업을 진행한 공무원에게 감사하단 말을 전하고 싶다.
한편 운전자들은 이맘때쯤 한 가지 걱정이 앞선다. 정확히는 몰라도 도로에 쌓인 눈을 녹이는 제설제가 차에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한 번쯤 들어봤기 때문이다. 철 부식을 유도하는 성분이 제설제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제설제는 종류 구분 없이 차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치는 걸까?
가장 흔한 염화칼슘, 염화나트륨
제설제 중 가장 흔한 종류는 염화칼슘과 염화나트륨이 있다. 구성 성분은 일부 다르지만, 물과 만나면 화학반응에 의해 열이 발생한다. 이 열로 도로에 쌓인 눈을 녹인다. 또한, 눈 녹은 물에 섞인 제설제는 물의 어는점을 낮춰, 도로 결빙 방지 역할을 한다.
한파를 기준으로 제설제 종류 고민
다만, 두 제설제는 똑같은 상황에 쓰이는 건 아니다. 염화나트륨은 영하 9도 ~ 영하 6도인 환경에서 가장 효과적이다. 이보다 더 추운 환경일 경우 어는점 때문에 염화칼슘 성분이 들어간 제설제를 고려하는 게 좋다.
염화칼슘 제설제는 가루 자체만으로 영하 32도에서도 효과적이다. 특히 물에 녹여 도로에 분사할 경우 영하 50도까지 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종합하면 경기 남부 밑으로는 염화나트륨 선에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이외에 경기 북부나 서울, 강원도 지역 등은 영하 10도 이하 한파로 이어지는 일이 많기 때문에 염화칼슘이 좀 더 적합하다.
하지만 제설제가 녹아있는 물은 차량 부식과 도로 포트홀 형성, 토질 오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두 제설제의 염소(Cl) 성분은 금속 부식의 주요 원인이다. 또한, 도로 파손 역시 이 염소 성분 때문으로 지목된다.
다만 환경 오염 우려로 인해 일부 지자체에서는 친환경 제설제를 추가로 확보하기도 한다. 차량 하부 부식이나 토양 오염들의 문제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부식률 낮춘 CMA 제설제
앞서 언급한 이유로, 요즘은 친환경 제설제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 중 CMA(Calcium Magnesium Acetate)와 CMO(Calcium Magnesium Salt of Organic acids)가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실, 개발 시기는 1980년대로 오래됐으나, 국내에선 2010년대 이후 점차 활성화 되어가는 모양새다.
CMA는 칼슘 마그네슘 아세테이트라 부르며, 옥수수로 만든 아세테이트와 석회석을 섞어서 제조할 수 있다. 가장 큰 장점은 산성도가 PH 8~10이다. 약알칼리성에 해당하는데, 금속 부식률과 토양 오염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다.
다만, 생산 단가가 기존 제설제 대비 10배나 비싸다. 한 해 2천만 톤에 달하는 제설제를 사용하는 미국 입장에서도 부담스러워, 식수원이나 식물 보호 등 필요한 지역에만 사용하고 있다.
음식물 쓰레기로 만든 CMO 제설제
CMA의 비싼 가격을 해결 하기 위해 CMO라는 제설제가 개발 됐다. 유기산염으로 불리는데, 음식물 쓰레기 분해의 부산물인 유기화합물을 칼슘이나 마그네슘과 섞어서 만든다.
염화칼슘에 비해 독성이 낮고 식물의 비료 역할도 어느 정도 한다. 특히 음식물 쓰레기 재활용이라는 장점 덕분에 세계적으로 관심을 가지는 친환경 제설제다. 다만, CMA 역시 기존 제설제보다 3~5배가량 비싸다.
비싸도 도입 권장하는 정부
친환경 제설제가 비싸긴 하지만 정부에선 적극 권장하고 있다. 지자체에 친환경 제설제 비율을 20% 이상 높이라는 이야기를 할 정도다. 겉보기에 세금낭비로 보이지만, 거시적 관점에선 오히려 경제적이다.
미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제설제 1톤 당 도로 피해 복구 비용으로 4백만 원이 발생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 해 제설제 사용량은 50만 톤에 달한다.
약 2조 원의 피해 복구 비용이 발생하는 셈인데, 이를 고려하면 처음부터 친환경 제설제를 사용하는 것이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시간이 지날수록 제설과 관련된 기술도 함께 진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도로 열선, 태양광 활용 등 다양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과연 친환경 제설제는 제한적인 사용을 넘어 전국 단위로 보편화될 수 있을까?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