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31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미국으로 수출된 국산차는 117만2612대로 집계됐다. 미국 수출량이 ‘100만 대’ 고지를 넘은 건 해당 기록을 처음 세운 2015년(106만6164대) 이후 8년 만이다. 이미 지난해 11월까지 연간 기준 수출량은 역대 최대를 경신했다. 월평균 수출량(약 11만 대)을 고려하면 연말까지 130만 대도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HEV) 등 친환경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고부가가치 차량의 수출 호조가 이런 결과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친환경차(전기차, 하이브리드차, 수소차)의 미국 수출 대수가 13만4000대로, 전년 동기(약 8만4000대) 대비 59.5% 늘었다. 현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미국 내 판매량도 2022년보다 10.6% 증가한 6만2372대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처음 ‘가성비’를 앞세워 미국 시장에 진출했던 도요타가 이후 품질 경영으로 큰 성공을 거뒀던 장면이 친환경차 시대에 국산차에서 재현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현대차, 기아)이 사상 최초로 미국 자동차 시장 점유율에서 4위에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 자동차 시장 조사 업체 콕스오토모티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현대차그룹의 지난해 미국 판매량이 165만6242대를 기록해 전년 대비 12.3%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시장 점유율은 10.7%로 0.1%포인트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렇게 되면 현대차그룹은 2022년 4위였던 스텔란티스를 밀어내고 처음으로 4위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1∼3위는 제너럴모터스(GM), 도요타, 포드가 차지할 것으로 봤다. 현대차그룹은 1986년 미국 진출 이후 35년 만인 2021년 처음으로 혼다를 제치고 미국 시장 5위에 올랐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