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양산형 하이브리드 모델로 출시된 도요타 프리우스는 ‘하이브리드 원조’로 불리는 상징적인 모델이다. 5세대 모델로 13일 국내에 출시된 신형 프리우스는 극강의 연료소비효율(연비)을 최대 무기로 앞세우며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섰다.
신형 프리우스에는 2L 가솔린 기반, 하이브리드(H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등 두 가지 파워트레인이 탑재됐다. 시스템 총출력과 공인 연비는 각각 196마력·L당 20.9km, 223마력·L당 19.4km로 미세한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14일 서울과 경기 가평을 오가며 체험해 본 두 동력장치별 성능 격차는 수치에서 보여지는 것 이상으로 컸다.
80km씩 시승했을 때 둘 다 빗길에서도 연비가 20km를 넘어서는 ‘연비왕’의 위용을 뽐냈다. 다만 HEV 모델이 연비 23km를 나타낸 반면, PHEV의 연비 수치는 그 두 배에 가까운 44.1km를 나타내며 시승 참가자들을 놀라게 했다. PHEV 모델은 ‘ev모드’ 선택 시 전기 배터리로만 최대 64km를 주행할 수 있다. 경제적으로 달리는 데 특화한 모델인 셈이다.
이 밖에 가속력과 차음성, 인테리어, 심지어 오디오 음질까지 모든 측면에서 PHEV는 HEV에 비해 한 차원 높은 성능을 보여줬다. PHEV 차량 가격이 600만 원 정도 높지만, 이를 감수할 정도였다. 신형 프리우스 가격은 △HEV LE 3990만 원 △HEV XLE 4370만 원 △PHEV SE 4630만 원 △PHEV XSE 4990만 원이다.
신형 프리우스는 디자인에서도 한 단계 진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젊은 고객층을 끌어들이기 위해 매끈한 외형을 한층 강화한 것이 이번 모델의 특징으로 꼽힌다. 오야 사토키 도요타 수석 엔지니어가 “디자인 개발을 먼저 하고 거기에 맞는 주행 성능을 만들려고 했다”고 말할 정도다.
디지털 전환이나 공간성에선 아쉬움이 남았다. 옛날 미니 게임기를 연상케 하는 ‘톱 마운트 계기판’이나 조잡스럽게 느껴지는 디스플레이 사용자 환경(UI) 등 경쟁사 대비 전동화 전환 속도에서만큼은 ‘뒤처졌다’고 평가할 요소가 많았다. 좌석은 키 170cm 중반대 성인 남성이 비좁다고 느낄 만한 크기였다. 우산 하나를 펼치면 꽉 찰 정도의 트렁크도 활용성이 떨어져 보였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