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질적인 테슬라 서스펜션 고장
내부적으로 결함 인정했지만
원인은 고객 탓으로 돌렸다
자동차는 수만 개의 부품으로 구성된 기계공학의 결정체다. 당대의 최신 기술이 적용되지만 사람이 만드는 만큼 어떤 모델이든 결함이 발생할 수 있다. 고객과 제조사 모두에게 위기인 신차 결함은 제조사 측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해당 회사의 이미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고객이 본 피해에 상응하는 보상을 제조사가 제공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겠지만 애석하게도 잘 지켜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전기차 시장에서 절대적인 인지도를 자랑하는 테슬라는 최근 내부적으로 결함이 인정된 고장임에도 고객에게 책임을 떠넘긴 것으로 전해진다.
출고 하루 만에 주저앉은 차
수리비 1,800만 원 고객 부담
로이터 통신은 테슬라 소유주 20여 명, 전직 테슬라 직원 9명과의 인터뷰를 분석한 후 위와 같은 사실을 20일 보도했다. 약 7년 전부터 테슬라의 고질적인 서스펜션 고장이 시작됐으며, 테슬라의 모든 라인업에서 문제가 나타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인터뷰에 응한 고객들 중 슈레얀쉬 자인(Shreyansh Jain)의 사례를 살펴보자. 그는 올해 3월 모델 Y 2023년형 모델을 출고했다. 해당 차량은 그가 인수한 다음 날 동네를 천천히 주행하던 중 전륜 우측 서스펜션이 주저앉았다. 이때 누적 주행 거리는 185km에 불과했다.
테슬라는 서스펜션 고장 원인으로 하부 컨트롤 암을 꼽았다.
스티어링 너클과 연결되는 해당 부품이 갑자기 분리됐다는 것이다.
출고 후 24시간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발생한 결함인 만큼 무상 수리가 당연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테슬라는 고장 원인을 차주의 부주의로 돌리고 1만 4천 달러(약 1,800만 원)의 수리비를 청구했다.
더욱 충격적인 건 이와 유사한 경험을 한 테슬라 차주가 한둘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운전자 탓으로 돌린 기록도
리콜은 중국에서만 시행해
테슬라 차량의 컨트롤 암 결함은 SNS에서 ‘Whompy wheels(움푹한 휠)‘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발생 빈도가 높았다. 로이터 인터뷰에 응한 전직 테슬라 서비스 담당자는 테슬라가 결함을 운전자의 탓으로 돌렸다는 증언을 더했다. 해당 매체가 확보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고장을 경험한 고객에게 “연석에 충돌하거나 기타 지나치게 강한 충격을 주는 차량 사용을 탓하라”고 설명하라는 지시가 있었다.
아울러 중국에서는 유사한 고장이 400건 넘게 발생했다. 결함이 나타난 지 4년 만에 리콜을 시행했으나 중국 외 국가에서는 리콜이 진행되지 않았다. 테슬라가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제출한 보고서에는 “문제의 근본 원인은 운전자 남용에 있다”, “중국 시장이 독특하게 혹독하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스티어링 결함도 나타나
결국 NHTSA 조사 착수
서스펜션 고장 외에 파워 스티어링 결함도 제기됐다. 테슬라 소유주 민샬(Minshall)은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 인근에서 주행 중 스티어링 휠이 잠기는 현상을 겪었다. 그는 “재빨리 차를 세워서 사고는 면했지만 죽을 뻔했다“라고 토로했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2년 초까지 400명 이상의 소유자가 유사한 고장을 겪고 제조사에 신고했다.
결국 NHTSA는 지난 7월 2023년형 모델 3와 모델 Y의 파워 스티어링 결함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오토파일럿 결함 관련 형사 조사도 함께 진행 중인 만큼 그 결과와 테슬라의 대응에 귀추가 주목된다.
자동차와 관련된 흥미로운 이슈들
제보를 원한다면? 카카오톡 ☞ jebobox1@gmail.com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