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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2023-게임] 저작권 분쟁부터 젠더갈등까지…바람잘날 없는 게임업계

데일리안 조회수  

올초 확률형아이템법 국회 통과로 규제 강화

P2E 게임사 로비 의혹…P2E게임에 부정적 시선

엔씨·웹젠 저작권 분쟁 지속…넥슨·아메 결과도 아직

젠더갈등 발발…게임업계 논란 휘말릴까 노심초사

올해는 국내 게임업계에 다사다난한 한해였다. 주요 게임사 대부분이 매 분기 실적 부진을 기록한 가운데 규제는 강화됐고 P2E(Play to Earn, 돈 버는 게임) 게임사 로비 의혹부터 시작해 저작권 침해, 젠더혐오 등 부정적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확률공개 의무화, 게임사에 경종 울려
넥슨 마비노기 이용자가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공개를 요구하며 트럭시위를 하고 있다. ⓒ마비노기 커뮤니티
넥슨 마비노기 이용자가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공개를 요구하며 트럭시위를 하고 있다. ⓒ마비노기 커뮤니티

올초 게임산업에 강력한 규제 하나가 생겼다. 확률형아이템의 확률 공개를 골자로 하는 게임산업법 개정안으로, 지난 2월 27일 국회 문턱을 넘었다. 법안이 통과됨에 따라 게임사는 자사에서 서비스 중인 게임의 확률형아이템 확률 정보를 게임물과 홈페이지, 광고 및 선전물에 표시해야 한다. 게임사가 확률 정보를 표시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표시하면 정부는 시정 권고·명령을 내릴 수 있으며, 이를 따르지 않으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해당 법안 소관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달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시행령을 발표했으며, 이달 중순까지 관련 업계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반발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법제처에서 들여다보는 중으로 이변이 없다면 내년 3월 22일 본격 시행된다.

이 법안이 당장 게임산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는 것이 중론이다. 게임사는 확률형 아이템이 수익성이 보장된 수익모델(BM)인 만큼 계속 핵심 BM으로 가져가고, 극악의 확률에도 확률형 아이템을 구매해온 이용자들이 확률이 공개된다고 해서 구매를 멈추지는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게임사들이 그간 암묵적으로 확률 조작을 해왔다면 그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효과가 적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로비 의혹에...P2E 게임사에 새겨진 ‘주홍글씨’
김남국 무소속 의원이 6월 2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안경을 만지고 있다. ⓒ데일리안DB
김남국 무소속 의원이 6월 2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안경을 만지고 있다. ⓒ데일리안DB

지난 5월에는 P2E 게임사들의 국회 로비 의혹이 일었다. 김남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시 가치가 80억원이 넘는 위믹스 코인을 보유하고 있었던 것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한국게임학회가 P2E 게임 합법화를 목적으로 위믹스 발행사 위메이드가 국회에 로비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위메이드에 불똥이 튀었다. 여기에 김 의원이 넷마블이 발행하는 MBX 코인을 상장 직전 투자한 뒤 상장 후 매도해 차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지면서 위믹스 사태는 P2E 게임사 로비 의혹으로 번졌다.

위메이드와 넷마블은 관련 의혹에 극구 부인했다. 국민의힘은 코인게이트 진상조사단을 꾸려 위메이드와 넷마블 핵심 관계자를 차례로 만나 로비 여부를 집중 추궁했으나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못했다. 위메이드가 2020년 9월부터 올해 4월까지 총 14회 의원실을 찾았으나 김 의원실은 방문하지 않은 것이 밝혀진 이후 각종 의혹에 대한 조사는 유야무야 됐다. P2E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만 더욱 커지게 됐다.

끝나지 않는 저작권 분쟁
아이언메이스의 ‘다크앤다커’. ⓒ아이언메이스 홈페이지 캡처
아이언메이스의 ‘다크앤다커’. ⓒ아이언메이스 홈페이지 캡처

저작권 이슈도 잇따라 발생했다. 지난 8월 엔씨소프트가 웹젠과의 저작권 침해 관련 소송에서 승소하자 웹젠은 즉각 항소했다. 엔씨소프트도 손해배상금 청구 범위를 확대하겠다며 항소에 나섰다. 엔씨는 2021년 웹젠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R2M’이 자사 게임 ‘리니지M’을 표절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후 2년 2개월간 지속된 법적 분쟁이 언제 끝날지, 어떠한 판례를 남길지 현재로선 요원한 상태다.

넥슨은 중소 게임사 아이언메이스와 저작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넥슨은 아이언메이스 관계자 A씨가 자사 신규개발본부 재직 당시 담당하던 미출시 프로젝트 ‘P3’ 데이터를 무단으로 외부에 유출해 이를 기반으로 ‘다크앤다커’를 만들었다고 주장하며 2021년 A씨를 경찰에 고소했는데, 경찰이 올해 3월 아이언메이스를 상대로 압수수색에 나서면서 논란이 커졌다.


아이언메이스는 넥슨 데이터를 게임 제작에 쓰지 않았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넥슨은 4월 법원에 다크앤다커 국내 서비스를 막아달라며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 가운데 크래프톤이 아이언메이스와 다크앤다커 지식재산권(IP) 라이선스 독점 계약을 맺으면서 논란은 재점화됐다. 크래프톤은 “향후에 나올 사법적 판단을 지켜보고 존중할 것”이라며 다크앤다커 모바일 버전을 개발 중이며 이에 대해 넥슨은 말을 아끼며 소모적인 공방전을 피했다. 가처분 신청 결과는 지난 7월 심리 종결 후 11월 중 나올 것이란 예상이 나왔으나 현재까지 지연되고 있다.

게임사에 긴장감 불어넣은 혐오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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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에는 느닷없이 혐오 논란이 확산됐다. 한 게임 커뮤니티에서 넥슨의 온라인 게임 ‘메이플스토리’의 신규 애니메이션 홍보 영상에 집게손가락 모양의 남성 혐오 표현이 포함됐다는 소식이 퍼지면서다. 이어 해당 영상을 제작한 하청업체인 스튜디오뿌리 소속의 한 직원이 자신의 SNS에서 남성 혐오 관련 게시글을 수차례 올린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일파만파 확산됐다.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영상뿐 아니라 스튜디오뿌리가 제작한 다른 자사 게임 영상들에서도 집게손가락이 발견되자 즉시 해당 영상들을 내리고 이용자들에게 사과문을 공지했다. 스튜디오뿌리는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이렇게 사건이 일단락되는 듯 했으나 남혐 논란은 여혐 논란으로 번졌다. 여성 단체들이 판교 넥슨 사옥 앞에서 ‘억지 여성혐오 몰이를 중단하라’는 취지의 시위를 열었다. 이들은 이번 사건을 두고 “집게손가락은 일부 유저의 집단적 착각이며 넥슨은 이에 굴복했다”며 넥슨을 겨냥했다.

논란이 터진 후 약 한 달이 지난 현재 갈등은 잠시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다만 여성단체에 이어 정치권까지 공세를 이어가면서 넥슨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게임업계는 혐오 논란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영상 검수 작업을 철저히 하는 분위기다.

데일리안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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