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청역 3번 출구에서 10분 정도 걸어가자 LG전자 ‘그라운드220’이 눈에 들어왔다. 영국 런던 출신 일러스트레이터 린다 바리츠키가 디자인한 형형색색의 외벽 무늬가 건물을 돋보이게 했다.
그라운드220은 LG전자가 지난 15일 영등포구 양평동에 문을 연 Z세대를 위한 새로운 경험 공간이다. 이곳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루틴’이다. 한국말로는 ‘일상’을 뜻하는데, Z세대가 자신이 지향하는 모습이 되기 위해 매일 규칙적으로 반복적인 행위를 한다는 의미를 담아 ‘루틴’이라고 표현한다.
그라운드220은 Z세대가 Z세대를 위해 만든 공간이다. LG전자 대학생 서포터즈 ‘LG 크루’가 낸 아이디어가 그라운드220에 반영됐다. 루티너(루틴을 반복하는 사람)에게 맞는 제품을 알려주는 티켓 디자인도 LG크루가 함께 했다. 박민지 LG전자 CX(고객경험)센터 CX솔루션팀 선임은 “방문할 때 눈치 보지 않게 해달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며 “공간을 기획할 때 최대한 고객의 관점에서 부담을 느끼지 않고 편안하게 2~3시간 머무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라운드220은 삶의 단단한 터전이 된다는 의미의 ‘그라운드’와 가전제품의 연결고리 220볼트의 ‘220’을 합친 이름이다. LG전자와 함께 쉬고, 배우고, 나만의 일상을 정립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Z세대 ‘루틴’에 LG전자 제품이 들어갔으면 좋겠어요” 박 선임이 설명한 ‘그라운드220’ 설립 취지다. 고객마다 루틴은 다르지만, 각각의 루틴에 LG전자 제품이 들어갈 수 있도록 공간을 꾸몄다.
그라운드220 입구에서 간단한 테스트를 거치자 6가지 루티너 아바타 중 자신에게 맞는 것을 알려줬다. 30~40개 키워드 중 나를 잘 표현하는 키워드를 5개 이상 선택하면 된다. 각 루티너에 맞는 제품·프로그램을 추천해준다.
기자는 자기계발을 좋아하는 업그레이드 루티너로 나왔다. 타이머와 그램, 뷰모니터를 대여해 기기에 설치된 뉴스레터를 읽고 생각을 기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해보라고 추천받았다.
그라운드220에는 LG 스탠바이미 고, LG 틔운, LG 랩스 브리즈 등 LG전자의 특색있는 가전이 비치됐다. 회원 가입 후 안내 데스크에 등록하면 여러 제품을 대여해 그라운드220에서 사용해볼 수 있다. 가격·스펙 위주의 제품 설명으로 가득찬 일반 매장·체험존과는 다르다.
그라운드 중앙에 있는 루틴 그라운드에서는 소파에 앉아 LG 스탠바이미 고로 보드게임을 즐길 수 있다. 팝업 그라운드에서는 LG 신제품이나 콜라보레이션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 이날은 홈브루 팝업이 열려 수제 맥주를 시음하고, LG트윈스와 콜라보한 홈브루 에디션을 볼 수 있었다. LG 틔운 미니로 키운 메리골드를 우려낸 차도 마셨다. 팝업 그라운드 제품은 3~4주 간격으로 바뀐다.
사일런스 실드라는 프로그램에서는 뇌파를 측정해 숙면, 심신안정을 도와주는 브리즈를 이용해 명상할 수 있는 공간도 있었다. 명상 후 자신의 스트레스를 적은 카드를 파쇄하는 곳이다. 공간에서 소나무향이 감돌아 힐링하기에 적합했다.
이외에도 Z세대의 루틴에 함께할 굿즈를 판매하는 ‘굿즈 스튜디오’, 하루를 기록할 수 있는 ‘포토 부스’, 건강한 습관을 만드는데 도움을 주는 ‘커뮤니티 그라운드’, 카페 등 다양한 코너가 있다. 카페는 서울의 3대 아인슈패너 맛집으로 꼽히는 아키비스트와 협업 운영된다.
커뮤니티 그라운드에서는 전문가에게 매달 새로운 취미를 배울 수 있다. 12월에는 니트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인플루언서 다와의 스탠바이미로 겨울 뜨개질 배우기, 요가 명상 전문가 진영의 브리즈로 명상하기 등의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그라운드220에 있는 테라스는 양평 유수지 생태공원과 맞닿아있다. 봄·여름에는 공원과 캠핑 용품등을 활용한 체험 프로그램을 개설할 예정이다.
LG전자는 향후 그라운드220을 신제품 출시 전 고객이 미리 제품을 접하고 피드백을 남길 수 있는 장소로 운영할 방침이다. 박 선임은 “기존에는 고객이 출시 예정 제품을 미리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었다”며 “출시 전에 다양한 고객 의견을 모아 제품 기획자에게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신영 기자 spicyzer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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