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되어버린 민폐 주차
직접 참교육 나선 사례 화제
문제의 차주 반응은 이랬다
우리나라의 협소한 도로 사정상 고질적인 사회 문제로 지적되는 주차 분쟁. 점차 해결될 것이라는 막연한 희망과 달리 틈만 나면 SNS로 주차 시비를 접할 수 있는 지경에 이르렀다. 다양한 원인이 지목되지만 일부 몰상식한 운전자들의 이기심에서 비롯된 경우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민폐 주차’로 일컫는 유형 중 주차 구획을 침범해 다른 차량이 댈 수 없도록 하는 사례를 흔히 볼 수 있을 것이다. 당하는 입장에서 화가 나더라도 다른 자리를 찾는 게 일반적이지만 최근 몸소 참교육에 나선 사례가 전해져 이목을 끈다.
깻잎 한 장 차이로 붙였다
예상대로 출차 요구했다고
지난 11일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아파트 주차 시비’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저희 아파트는 주차 자리가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운을 뗐다. 첨부된 사진에 따르면 흰색 카니발 차량이 옆자리를 침범한 채 주차돼 다른 차량이 주차하기 어려운 상태였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A씨는 본인의 차량으로 비집고 들어가 카니발 옆에 닿을 듯 말 듯 아슬아슬하게 붙였다. 그는 “X니발 교육해 주려고 바짝 대놨다“라며 이후의 상황을 전했다.
다음 날 아침 카니발 차주는 예상대로 차를 뺄 수가 없다며 A씨에게 전화해 출차를 요구했다고 한다. 함께 첨부된 A씨 차량 블랙박스 영상에 따르면 카니발 차주는 “차를 이런 식으로 주차해 놓으면 어떡하냐”며 A씨에게 따지기 시작했다. “내 주차 라인 안에 잘 주차했는데 무슨 문제냐”는 A씨의 말에 “차선 넘어온 건 미안하지만 나갈 수 있게는 해줘야 하지 않냐“며 차를 빼달라고 요구했다.
되레 ‘시비 주차’로 몰아가
적반하장 태도에 공론화
A씨는 게시글을 통해 “X니발 차주 와이프는 심지어 저를 벌레 보듯이 계속 쳐다보면서 ‘뭐 지금 사과받으려고 이러냐‘ 하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그냥 다시 올라가려다 주말 아침부터 시끄러워서 한 번 봐주자 하는 마음으로 차를 빼줬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A씨는 카니발 차주의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보배드림에서 A씨의 게시글을 보고 항의한 것이었다.
카니발 차주는 문자를 통해 “그날 제 행동이 한 번의 실수였으며 사과했고 바르게 주차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저렇게 공론화되어 가족까지 욕먹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며 “시비 주차하신 것 같은데 글 삭제해달라”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A씨는 “처음부터 사과하셨더라면 좋게 이야기하고 차 빼 드렸을 것”이라며 카니발 차주 부부의 태도를 지적했다.
일부 엇갈린 네티즌 반응
처벌할 방법은 없는 걸까?
이를 접한 네티즌들은 “부부가 유유상종이네”. “그런 말을 듣고도 차를 빼줬다고?”. “누가 봐도 실수가 아니라 고의”. “저런 사람들이 카니발 이미지 다 망친다”. “과학이 과학 했다”. “끝까지 피해자 코스프레하네” 등의 댓글을 달았다. 일부는 “다른 건 모르겠고 글쓴이 주차 실력에 감탄했다“. “참 피곤하게들 사신다”. “둘 다 다를 거 없어 보이는데”. “선 조금 넘었다고 저렇게까지 하냐”와 같은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현행법상 주차 구획 침범 행위를 처벌할 방법은 없다. 반면 지난해 민폐 주차 차량을 참교육할 목적으로 응징 주차했다가 재물 손괴 혐의로 처벌받은 사례는 있다. 당시 재판부는 “보복 주차로 인해 약 12시간 동안 피해자의 차량을 운행할 수 없도록 해 차량의 효용을 해했다”며 벌금 50만 원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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