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전후는 ‘연말연시 우울증’이 오기 쉬운 때다. 계절적 요인으로 햇볕을 쬐지 못해 생체리듬에 이상이 생기기도 한다. 뇌파검사 시스템을 이용하면 증상이 심각해지기 전에 자신의 뇌 상태를 알 수 있다. 본지 기자가 과천성모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해 와이브레인의 ‘마인드스캔’으로 측정해봤다.
병원에 도착해 뇌파 측정기가 있는 진료실로 이동했다. 모자처럼 생긴 뇌파 측정기가 있었다. 환자 혼자 쓰긴 어렵고, 간호사들이 착용을 돕는다.
이마 부분에 2개의 전극을 부착하는데, 여기 닿은 임피던스 수치(300~500)에 맞춰 전체 전극 수치를 떨어뜨려 줘야 한다. 뒤쪽은 수치가 1000단위로 나와, 생리식염수를 뿌려 이마 임피던스 수준으로 맞춘다. 장비와 뇌를 잘 연결해야 정확한 측정이 가능하다.
기존 뇌파 측정기는 젤을 머리에 뿌리고 전극을 연결하는 형태다. 젤 검사는 끝나면 머리를 감아야 하는 등 불편함이 크다. 마인드스캔은 젤을 식염수로 대체해 편의성을 높였다. 식염수를 사용하면 조금 축축한 느낌이 있지만, 금방 마른다.
뇌파 측정기 착용에 10분 정도 걸렸다. 뇌파 측정 자체는 5분이면 끝났으나 측정기 모자를 쓰는 데 시간이 더 걸렸다. 정확한 측정을 위해 측정 위치를 잘 잡고 전극이 흐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측정하는 동안 눈을 감고 편안하게 있으면 된다. 검사 결과는 금방 받아볼 수 있었다.
마인드스캔은 뇌 구조만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우울증,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등 다양한 정신질환을 뇌파로 분석한다. 결과지 첫 장은 스트레스 지수, 집중력 지수 등을 직관적으로 보여주지만, 일반인이 해석하긴 어렵다. 특히 결과지 뒤쪽은 뇌파 색상 등이 나오는데, 전문의 해석이 필수다.
기자는 최근 한두 달 사이 사람과 애완동물을 상실한 것에 대한 공허함과 외로움, 슬픔, 스트레스를 느끼는 상태다. 실제 뇌파 측정 검사도 비슷했다.
변지연 과천성모정신건강의학과 원장은 “불안과 관련된 부분이 높고, 긴장 수치가 높게 나왔지만 정상 범주에 속한다”면서 “우울감이 있다고 했지만, 실제는 스트레스나 불안이 올라간 상황에 속한다. 감정 기복이 심할 수는 있겠다”고 진단했다. 즉, 우울증은 아니라는 소견이다.
변 원장은 “우울증은 뇌 기능 평가와 상담을 통한 주관적 영역을 함께 판단하고, 우울증 진단 카테고리가 상당히 넓다”면서 “뇌 기능 저하로 발생하는 우울증은 마인드스캔으로 객관적 뇌파 측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뇌파 측정은 뇌 기능을 보는 것으로 진단 보조적 수단으로 활용한다”면서 “환자의 주·객관적 정보를 다양하게 파악할 수 있어 진단이 정확해지기 때문에 도움을 많이 받는 편”이라고 말했다.
환자 대부분 기자와 마찬가지로 일시적 스트레스인 상태가 많다고 설명했다. 다만 스트레스와 불면증, 우울감 등 여러 증상이 혼재하고 지속해 몇 달간 증상이 계속되면 병원을 찾아 측정해보길 권했다. 마인드스캔은 전국 병의원 250곳에서 도입해 사용 중이다.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돼 환자부담금 30% 정도로 사용할 수 있다.
변 원장은 “마인드스캔은 환자 만족도가 높다”면서 “사용 전보다 좀 더 효율적으로 진단하고, 치료 절차를 밟아가는데 효율적”이라고 전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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