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초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전시회 ‘CES 2024’가 2020년 이후 4년 만에 중국 기업의 복귀 무대가 될 전망이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여전한 상황에서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중국 기업이 CES 참가를 예고했다. 중국 기업이 나날이 심해지는 미국의 기술 규제 장벽을 뚫고 세계 하이테크 산업계에 어떤 모습을 보일지 주목된다.
14일 현재 CES 2024 공식 홈페이지에 등록된 참가 기업을 살펴보면 중국이 1069개사로 가장 많다. 주최국인 미국 기업이 1048개사로 두 번째였고 한국(567개사), 대만(178개사), 프랑스(175개사)가 뒤를 이었다. 등록 대기 중인 기업과 공동관 참여 변수가 있지만 중국 기업이 CES 2024의 주류로 재입하는 것은 확실해보인다.
중국 기업은 올해 초 CES 2023에는 502개사가 참가했다. 2022년 12월 중국 내 코로나19 제한조치가 풀렸지만 완전한 리오프닝 시기와 전시 일정이 엇갈리면서 많은 기업이 참여하지 못했다. 여기에 미·중 무역 갈등 분위기도 중국 기업의 소극적인 참여에 영향을 미쳤다.
내년 행사에는 전년 대비 두 배가 넘는 중국 기업이 참여하면서 미·중 갈등 분위기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중국산 제품에 대한 반감에도 북미 시장에 물량 공세를 펼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1069개사 참가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20년 1200개사와 맞먹는 규모다.
오히려 미국 참가 기업 수는 줄었다. 미국 현지 기업은 올해 1484개사에서 30%가량 감소했다. 우리나라는 올해 469개사에서 내년 567개로 참가기업이 100곳 가까이 늘었다.
중국 기업 가운데 하이센스와 TCL 등이 관심 대상이다. 앞서 하이센스는 개막 전날 열리는 CES 2024 미디어데이에서 주력 제품인 레이저 TV와 ULED TV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신기술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전장 분야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 기능도 선보일 예정이다. 프로젝터 방식의 홀로그램 헤드업디스플레이(HUD) 등이 소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TCL은 독자기술 NXT페이퍼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태블릿과 스마트폰 제품을 전시할 것으로 보인다. NXT페이퍼는 종이의 질감과 반사광 형태의 화질을 표방한 제품이다. 기술 자체는 2020년에 공개됐다. 이를 적용한 모바일 기기도 출시됐지만 국내에는 널리 알려지진 않았다.
이밖에 중국 주요 가전 기업인 하이얼, 메이디, 샤오미, 아너 등은 아직 참가 등록을 하지 않은 상태다.
CES 2024는 내년 1월 9~12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다. 최대 관심 분야는 스마트 홈과 인공지능(AI), 미래 모빌리티가 될 전망이다. 스마트홈·가전에는 698개, IoT 센서에는 619개 기업이 전시 분야로 등록했다. AI와 미래모빌리티 분야는 609개, 555개 기업이 각각 전시 분야로 선택했다.
조정형 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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