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구매 보조금을 받아 3000만~400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는 보급형 전기차가 잇달아 나온다.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간 국내 전기차 시장 확대를 이끌지 관심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부터 본격 출고를 앞둔 3000만~4000만원대(실구매가 기준) 신형 전기차는 10여종에 달한다. 기아가 EV3, EV4를 연달아 내놓는 데 이어 현대차가 캐스퍼 일렉트릭을 선보인다. KG모빌리티는 토레스 EVX 고객 인도를 확대하는 동시에 신차 ‘O100(프로젝트명)’을 추가 투입한다. 한국지엠은 이쿼녹스 EV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시장 기대감이 가장 큰 신차는 기아가 준비 중인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3와 준중형 전기 세단 EV4다. 기아는 내년 상반기 EV3, 하반기 EV4를 선보일 계획이다. 기아가 목표로 삼은 글로벌 판매 가격은 3만5000~5만달러대로 국내 보조금을 적용하면 3000만~4000만원대 구매가 가능하다. 가격 경쟁력 강화를 위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사양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는 경형 SUV 캐스퍼의 전기차 모델을 내놓는다. 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생산할 캐스퍼 일렉트릭은 내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이 한창이다. 앞서 기아가 출시한 레이 EV처럼 LFP 배터리를 넣어 가격을 낮춘다. 레이 EV의 경우 보조금을 받으면 지역에 따라 1000만원 후반대에서 2000만원 중반대에 구매할 수 있다.
KG모빌리티는 올해 발표한 토레스 EVX의 내수 판매 확대와 함께 유럽 수출을 본격화한다. 73.4㎾h LFP 배터리를 탑재한 토레스 EVX는 1회 충전으로 433㎞를 달릴 수 있다. 가격은 4750만~4960만원으로 보조금을 받아 3000만~4000만원대에 살 수 있다. 국내 최초의 전기 픽업트럭인 O100도 내년 출시가 예정됐다.
보급형 모델을 앞세운 수입 전기차의 공세도 거세진다. 올해 테슬라가 리튬인산철 배터리로 가격을 낮춘 모델Y RWD, 폴스타가 업그레이드 폴스타2로 시장 확대를 이끈 가운데 최근 사전 계약에 들어간 볼보 EX30이 내년부터 고객 인도를 본격화한다. EX30은 4000만원대부터 시작하는 공격적 가격을 바탕으로 이미 1000대 이상을 주문받았다.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중저가 수입 전기차도 기대를 모은다. 스텔란티스는 내년 지프 브랜드 최초의 전용 전기차 어벤저를 들여올 계획이다. 한국지엠은 쉐보레 브랜드로 미국에서 생산할 전기 중형 SUV 이쿼녹스 EV 수입·판매를 검토하고 있다.
업계는 보급형 전기차 신차효과를 기반으로 올해 주춤했던 국내 전기차 시장이 내년에는 다시 성장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10월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13만2974대로 작년 동기 대비 4.4% 감소했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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