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에픽게임즈가 자사 온라인게임 ‘포트나이트’에서 신규 챕터를 맞이해 레고, 사이오닉스, 하모닉스와 협업해 만든 3종의 게임을 출시한 바 있습니다. 이들 작품은 ‘포트나이트’ 안에 하나의 모드로 편입되어, 기존에 주력으로 삼았던 ‘배틀로얄’과 함께 4강을 이룬다는 것이 핵심이죠. 어떤 의미로, 그간 단일로 운영되던 게임에서 벗어나, 보다 다양한 경험을 향유하는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한 발 더 딛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각 작품은 서로 다른 장르, 그리고 다른 세대를 겨냥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가볍게 나열해보자면 샌드박스 장르의 ‘레고 포트나이트’는 연령대 가리지 않는 재미를, 레이싱 장르의 ‘로켓 레이싱’은 가볍지만 약간은 유저간 대결을 추구하는 게이머들을, 그리고 리듬액션 장르의 ‘포트나이트 페스티벌’은 조금은 코어한 유저층을 노린 선택이라 볼 수 있죠.
그렇다면 에픽게임즈의 이런 전략은 잘 맞아떨어졌을까요? 이번에 ‘포트나이트’가 선보이는 신작 3종을 모두 체험해보고, 그 소감을 단숨에 <첫인상> 형태로 정리해봤습니다.
단순 창작 모드가 아닌,
진짜 ‘샌드박스’ 경험!
‘레고 포트나이트’는 이번에 ‘포트나이트’에 추가된 신작 3종 중에서 가장 먼저 나선 작품으로, 그 이름 그대로 레고 세계에서 펼치는 서바이벌 샌드박스 모험을 그립니다. 플레이어는 ‘미니피규어’가 되어, 광활한 세계를 누비며 탐험하거나, 다양한 건축물을 만들어가는 경험을 하게 되죠.
사실 따지고 보면, 한참 전부터 ‘포트나이트’는 유저 창작 모드인 ‘포크리’를 통해 일정 부분 샌드박스 경험도 어느 정도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유저들에게 기존 게임 자원에 그저 자유도를 부여했던 것이지, 이를 하나의 온전한 플레이 모드라고 하기에는 부족함이 있었죠. 그런 의미에서, 이번 ‘레고 포트나이트’야말로 샌드박스 장르로의 본격적인 첫 시도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실제 게임은 익히 유명한 ‘마인크래프트’와 많이 닮아 있습니다. 주변 나무와 바위를 자원으로 모으고, 이를 기반으로 차근차근 장비와 건축물을 만들어가는 식이죠. 기본적으로 체온, 배고픔 등의 요소가 더해진 ‘생존’과 자원 유무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만들 수 있는 ‘샌드박스’ 두 가지 모드를 지원하는데요. 양쪽 모두 특출난 재미보다는 보편적인 재미를 선사하는 편입니다.
물론, 이 작품에 대해서는 연령대에 따른 호불호가 갈리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포트나이트’ 캐릭터를 거의 대부분 레고 미니피규어로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은 남다른 즐거움을 선사했죠. 그런 의미에서, 모두가 좋아하는 레고와 샌드박스의 만남은 그리 대단한 불평까지 불러올 것 같지는 않습니다.
신선한 레이싱 경험을
추구한다면… ‘로켓 레이싱’
‘로켓 레이싱’은 사람들에게 ‘로켓 리그’로 잘 알려진 사이오닉스가 선보이는 ‘포트나이트’ 레이싱 신작으로, 그 원작처럼 자동차가 널뛰는 독특한 레이스 경험을 선사하죠. 기본기는 캐주얼 레이싱에 가깝다고도 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기존의 모습만 답습한 작품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단 기본적인 캐주얼 레이싱 게임 조작은 다 적용되어 있습니다. 드리프트, 부스트는 기본 탑재됐으며, 여기에 더해 장애물을 피하기 위한 점프, 점프를 꾹 누르면 발동하는 비행, 공중 회피를 통한 플랫폼 전환 등 기상천외한 것들도 더해졌죠. 덕분에 사실 우리가 익히 잘 아는 타 작품들과는 또다른 맛으로 다가옵니다.
실제 체험해봤을 때도 처음 느껴지는 레이싱의 맛은 익숙하다고 생각했지만, 점프해서 정해진 경주로를 이탈하거나, 벽면에 붙어 다닐 때는 색다른 맛이라고 인지하게 됐죠. 이런 차이들이 너무 극명하면 이런 장르에 익숙한 사람들도 기존과는 아예 다른 게임으로 보겠지만, 딱 적정한 수준으로 차이를 설정해서 오히려 사람들에게 ‘도전장’처럼 여겨지는 감도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로켓 레이싱’은 기존의 틀에 약간의 색다른 양념을 더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보다 경쟁적이면서도, 가볍게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에 선보인 작품 중에서도 가장 활발한 참여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직까지는 기본 틀만 있는
‘포트나이트 페스티벌’
마지막 ‘포트나이트 페스티벌’은 리듬액션 장르 명가로 잘 알려진 하모닉스에서 개발한 신작으로, 다양한 ‘포트나이트’ 캐릭터로 음악을 연주하는 재미를 내세우고 있죠. 물론, 아무 음악이 아닌 라이선스가 확보된 여러 유명 아티스트 곡을 선보이는 것이 특징입니다. 작품은 크게 ‘메인 스테이지’와 ‘잼 스테이지’로 나뉘는데요. 이번에는 조금 더 게임에 근접한 전자 위주로 소개하겠습니다.
‘메인 스테이지’를 시작하면, 마련된 로비에서 유저가 원하는대로 연주할 곡을 포함해, 악기, 난이도 등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선택할 수 있는 곡은 상점에서 구매한 곡과 일정 기간 제공되는 무료 곡이 있으며, 난이도 설정에 따라 기본 4키, 5키 설정이 나뉘기도 하죠. 나오는 노트 구성도 조금은 더 복잡해지는 편입니다.
기본적인 게임 방식은 다른 리듬액션게임과 크게 다르진 않습니다. 떨어지는 노트에 맞춰서 정해진 버튼을 누르면 되는 것이죠. 노트를 누를 때마다 일정량 점수가 쌓이고, 연속 콤보를 성공할 경우에는 점수가 배수로 적용됩니다. 사실상, 곡이 끝나는 시점에 가장 많은 점수를 획득한 유저가 승리하는 식입니다.
차별점이라면 ‘오버드라이브’라는 시스템이 있는데요. 일정 간격으로 나오는 노란 노트를 성공적으로 누르면 쌓이는 게이지를 소모해 일정 시간 2배 점수를 받을 수 있죠. 한마디로, 최대 콤보를 성공시킨 후 6배 점수를 받고 있는 중에 발동시키면 단박에 12배 점수가 들어오는 것입니다.
전반적으로 체험해본 작품은 다소 기본기에 머물러 있는 편입니다. 유명 곡들을 연주하는 재미는 확실히 쏠쏠하지만, 이런 장르가 소위 말하는 ‘하는 사람만 하는 게임’에 속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약간 도전이 부족하다는 느낌이죠. 한 예로, 지금 당장 제공되는 옵션 중에는 노트를 가속시키는 기능이 없기도 합니다.
물론, 지금 막 출시된 작품에게 처음부터 완성된 면모를 보여달라고 하기에는 어폐가 있기도 한 상태. 차후 업데이트를 통해 이런 부분이 어느 정도 갖추게 된다면, 이 ‘포트나이트’에서도 제법 즐길만한 리듬액션 경험을 선사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첫인상-
이제는 하나의 플랫폼으로
‘포트나이트’는 사람들 사이에서 이전부터 ‘메타버스’의 대표 표상으로 불렸던 작품입니다. 비록 출발은 그렇지 않았지만, 지금에 와서는 유명 아티스트 공연, 다른 업체와 콜라보, 그리고 수많은 유저 창작 모드 등을 마주할 수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죠.
다만, 지금까지는 핵심 모드인 ‘배틀로얄’ 한 가지만을 내세우면서, 사실 플랫폼으로써 확장되진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챕터 5에서 선보이는 3가지 작품은 그 첫 발걸음이 된다고 할 수 있죠. 실제로, 이 작품들 모두 캐릭터와 아이템을 일정 부분 공유한다는 점에서 본다면, 확실히 우리가 영화에서 인상적으로 봐왔던 ‘메타버스’의 표상 모습에 조금은 더 근접한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끔 만들기도 합니다.
앞으로 이 같은 확장이 어떤 방향으로 더 뻗어갈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현재 선보인 ▲레고 포트나이트 ▲로켓 레이싱 ▲포트나이트 페스티벌 모두 목표한 바가 명확한 것을 생각하면, 앞으로도 ‘포트나이트’의 행보에 대해서는 더 기대해도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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