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세단의 대명사인 현대차 제네시스 판매가 급감하면서 생산라인 조정에 나선다. 기존 생산 설비를 바꿔 세단 대신 수요가 많은 스포츠실용차(SUV) 모델을 동시 생산하는 것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 세단 모델인 G70·G80·G90 생산을 맡은 현대차 울산 5공장 1라인(이하 51라인)이 오는 23일 생산을 일시 중단하고, 설비 공사를 진행한다.
현대차는 이 공사를 통해 기존 생산 라인에 대형 SUV 모델인 팰리세이드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추가한다. 공사는 내년 3월 초에 끝나며 이후 제네시스 세단과 팰리세이드 혼류 생산이 가능해진다.
앞서 현대차 노사는 고용안정위 협의를 통해 4공장이 담당하던 팰리세이드 생산 물량 일부를 51라인에 배정했다. 당시 물량을 놓친 4공장 직원들이 반발해 노조 대표를 상대로 탄핵안을 발의하기까지 했다.
울산 51라인이 제네시스 대신 팰리세이드 생산을 추진하는 이유는 최근 세단 모델에 대한 수요가 급감하고 있어서다. 51라인은 주문량이 줄면서 울산 공장 라인 중 거의 유일하게 주말 특근에서도 제외되고 있다.
실제 자동차 시장 조사업체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11월 제네시스 브랜드의 누적 판매 대수는 11만91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2% 줄었다.
특히 제네시스의 대형 세단 모델인 G90은 전년 동기 대비 60% 넘게 급감한 1만2068대에 그쳤고, G80도 29.0% 감소한 4만2534대에 불과했다. G70 판매 대수도 4256대에 머문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제네시스 세단 모델 백오더(주문량)가 줄면서 51라인의 공피치(차량 없이 빈 채로 도는 컨베이어벨트)가 많이 늘었다”며 “다른 모델을 생산 라인에 투입하지 않으면 운영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세단과 달리 울산 2공장에서 생산하는 제네시스 SUV 모델은 판매가 꾸준히 늘고 있다. GV70은 올해 판매 대수가 3만2534대로 전년 대비 21.8% 늘었고, GV80은 지난해보다 19.9% 증가한 2만4564대를 기록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울산 51라인의 팰리세이드 공동 생산은 노사 합의가 끝난 사안”이라며 “단 생산 라인 공사나 양산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제네시스 세단 모델은 내년 부분 변경을 통해 상품성을 더 높여 판매를 늘릴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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