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가 인사·조직개편을 순차적으로 진행하면서 새로운 인물의 등용과 함께, 내년 사업 방향성도 엿보게 하고 있다. 키워드는 여전히 ‘탈통신’이다. 안정적 캐시카우에서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영역에서 성장동력을 찾아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KT, 대규모 임원 인사 ‘예고’…SKT는 “분위기 나쁘지 않아”
2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임원 인사를 발표한 LG유플러스에 이어 KT가 오는 30일, SK텔레콤은 다음 주에 인사·조직개편 관련 공식 발표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LG유플러스가 황현식 대표의 유임과 함께 전무 1명 승진, 상무 승진 7명 수준의 인사를 단행한 반면, 인사가 임박한 KT는 그야말로 ‘폭풍전야’다. 상무보급 이상 임원을 상대로 이른바 ‘물갈이’ 대상이란 통보가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KT 내부는 “어느 임원이 짐 싼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도 차마 안부를 물어볼 수가 없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의 분위기가 감지된다. 물론 KT는 대규모 임원 교체가 불가피한 상태인 것이 예고된 바 있다. 차기 CEO(최고경영자)를 제때 확정하지 못하면서 지난해 말에도 인사와 조직개편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반면 SK텔레콤은 상대적으로 어둡진 않은 분위기가 감지된다. 회사 고위 관계자는 “SK그룹 계열사마다 상황이 조금씩 다르지만 SKT는 다음주 발표를 예상하고 있다”며 “인사는 발표하는 아침까지도 모르는 일이나, SK텔레콤은 그동안 전반적으로 실적이 좋았다”고 전했다.
실제 SK텔레콤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16.2% 증가한 1조6121억원을 기록했고, 최근인 올해 3분기 영업이익도 4980억원으로 전년대비 7% 증가하는 등 대부분 사업이 순항해왔다. 이런 배경에서 내년 3월까지가 임기인 유영상 대표의 유임도 회사 안팎에서 낙관하고 있다.
임원 인사로 사업 방향성도 ‘가늠’
통신3사가 내년에 더욱 집중할 사업 분야도 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가장 먼저 임원 인사를 발표한 LG유플러스는 유일한 전무 승진자에 전병기 인공지능·데이터(AI·Data)사이언스그룹장의 이름을 올리며 포문을 열었다.
회사 측은 “이번 임원 인사는 고객 경험 혁신을 통해 기존 통신 사업의 기반을 견고히 함과 동시에 미래 성장 동력으로서 신사업의 추진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AI와 데이터 기반의 기술 경쟁력 확보를 통해 고객 관점에서 차별화 가치를 제공하고 미래 신사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인재를 중용했다는 분석이다.
SK텔레콤도 유영상 대표가 연임하면 그동안 추진한 ‘AI 컴퍼니’ 전략이 더욱 강화되는 방향일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 관계자도 “내년에도 사업의 큰 방향성이 달라지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KT 역시 신임 김영섭 대표가 통신(C)뿐 아니라 IT(정보기술) 역량 강화를 예고한 만큼 관련 조직에 대한 높은 관심을 이번 조직개편에서 드러낼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전해진 사실은 없다”며 “사내 분위기는 그저 차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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