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인 시선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1프레임에 넣은 ‘그 동작’ 하나가 다시금 게임 업계와 이용자들에게 실망감과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
이른바 ‘뿌리 사태’라 불리고 있는 이번 사건은 해당 스튜디오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원이 SNS를 통해 강한 남성혐오 표현을 작성함과 동시에 제작한 결과물에서 남성 혐오 표현이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스튜디오 뿌리’는 게임 애니메이션 PV 제작사로 2017년 ‘에픽세븐’, ‘던전앤파이터’, ‘사이퍼즈’, ‘메이플스토리’ 등 굵직한 게임들의 영상을 높은 퀄리티로 작업해 이용자들에게 호평받았다. 특히 애니메이션 요소가 들어간 부분을 잘 살려내서 ‘블루 아카이브’, ‘카운터사이드’, ‘원신’, ‘붕괴: 스타레일’, ‘이터널 리턴’ 등의 중요 영상을 제작하기도 했다.
높은 퀄리티의 애니메이션 영상을 선보였기에 이용자들에게도 평이 좋았으나, ‘메이플스토리’의 인기 직업인 엔젤릭버스터의 신곡을 시작으로 애니메이션 동작 등에서 남성 혐오의 표현들이 발견되면서 이번 사건이 커지기 시작된다.
해당 영상을 작업한 스튜디오 뿌리 소속의 애니메이터가 SNS에서 강한 남성 혐오 표현을 했다는 것과 논란의 동작인 집게 손가락 모션이 관련 작업물에 있다는 의혹이 생기게 됐고, 해당 게임들의 이용자들이 관련 영상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이용자들이 확인해 본 결과 해당 모션들은 영상의 약 1프레임 사이에 교묘히 포함되어 있어 이용자들을 더욱 분노하게 만들었고, 이를 확인한 스튜디오 뿌리에서 X를 통해 관련 사과문을 게시했으나 오히려 이용자들의 반발만 크게 만들었다.
이처럼 상황이 커지다 보니 관련 첫 피해자인 ‘메이플스토리’의 경우 해당 영상을 내리며 이용자들에게 사과 공지글을 작성했고 이후 김창섭 디렉터가 긴급 라이브 방송을 통해 “타인에 대한 혐오를 공공연하게 드러내는 문화와 그 문화를 향유하는 사람들이 ‘메이플스토리’를 유린하도록 절대 허락하지 않겠다”라고 말하며 전수조사 및 회사 차원에서의 대응도 진행할 것이라 밝혔다.
‘던전앤파이터’도 이원만 디렉터가 애니메이션 및 도트에서 부적절한 표현이 확인됐다는 내용의 공지를 작성하며 “우선적으로 관련 표현이 들어간 모든 부분을 확인 다음 조치를 진행하겠다”라며 회사 차원에서 필요한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 ‘블루 아카이브’의 김용하 PD도 공지를 통해 “부적절한 표현이 포함된 점을 확인하였으며 비공개 처리와 함께 영상에 대한 전수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조치 사항에 대해서는 가까운 시일 내에 이용자들에게 말씀드릴 수 있도록 하겠으며, 관련 표현으로 불쾌감을 드리는 일이 없도록 세심히 확인하겠다”라고 말하며 관련 영상 5개를 비공개 처리했다.
‘이터널 리턴’의 경우는 애니메이션 및 실험체 일러스트에 문제가 생기며 사건이 커지는 듯 싶었으나, 공지로 님블뉴런이 “’이터널 리턴’은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지만, 타인에 대한 혐오 표현이 자유의 이름으로 용납될 수 없으며 이에 단호하고 대처할 수 있도록 하겠다. 논란이 있는 모든 작업물에 전수 조사를 진행하겠다”라고 말하며 빠른 대응으로 이용자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그렇기에 현재 ‘이터널 리턴’의 인트로 애니메이션은 비공개 처리되어 있으며, 남성혐오 문제를 만든 일러스트레이터가 작업한 실험체들의 스킨들은 게임 내에서 제외되어 판매 중단 및 환불 처리가 진행되고 있다.
이 밖에도 ‘에픽세븐’, ‘아우터플레인’, ‘브라운더스트 2’, ‘카운터 사이드’도 해당 게임의 디렉터가 관련 공지 사항을 통해 남성혐오 표현에 대해서 조사한 후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뿌리 사태’가 계속 커지자, 스튜디오 뿌리측은 27일 20시경 2차 사과문을 게시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삭제된 상태다. 현재 해당 사과문의 조회수는 약 692만에 달할 정도로 게임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번 사건에 대해 이용자들은 “1프레임 사이에 몰래 넣으면 안 걸릴 줄 알았냐?”,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회사 작업물에 자신의 사상을 집어넣은 것이냐”, “뿌리 애니메이션을 사용하면 트럭을 보내버리겠다”, “도대체 게임사 직원들은 무슨 잘못이냐. 이건 사실상 새로운 테러 방법이다”, “이런 사건들 때문에 아예 집게손 동작은 이제 보여주지도 못하겠다”라는 등 냉소적이고 비판적인 의견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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