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의 거짓, 네오위즈 창립 최초로 게임대상 안겨
게임성·개발력·도전 정신 모두 인정 4년 만에 6관왕
“돈만 쫓는 모바일 MMORPG 내려놓고 도전해야”
“저희는 오직 재미와 감동을 주는 게임을 만들겠습니다.”
최지원 P의 거짓 총괄 디렉터가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수상한 직후 전한 소감이다. 어찌보면 ‘밥을 안먹으면 배가 고프다’같은 당연한 말을 하는 것 같지만, 현재 게임 업계 상황을 보면 의미 심장하다.
재미와 감동을 주는 게임 개발에 집중한 네오위즈는 P의 거짓으로만 기술창작상 부문 ▲기획·시나리오 ▲사운드 ▲그래픽 ▲인기게임상 ▲우수개발자상(최지원 P의 거짓 총괄 디렉터)등 6관왕을 휩쓸었다.
과거 기록을 볼 때 6관왕의 의미는 적지 않다. 1997년 게임대상이 신설된 이후 6관왕을 차지한 게임은 크래프톤 ‘배틀그라운드'(2017년), 스마일게이트 ‘로스트아크'(2019년) 뿐이다. 두 게임 모두 출시 이후 현재까지 각 회사 매출의 80% 이상을 책임지는 효자 매출원으로 자리 잡았다.
이런 선례를 볼 때 P의 거짓은 향후 몇 년간 네오위즈 매출을 책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P의 거짓이 출시된 올해 3분기 네오위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6.81% 늘었고 영업이익도 286% 급증했다. PC·콘솔 게임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69% 올랐다. 게임성뿐만 아니라 향후 네오위즈 실적을 책임질 든든한 한축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P의 거짓의 성공이 게임 업계에 주는 의미는 더욱 남다르다. ‘콘솔 불모지’라 불리는 한국에서 해외에서도 통하는 콘솔 게임을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국내 게임사의 주요 수익모델인 P2W(Pay to Win·이기기 위해 아이템을 결제해야하는 과금요소)에 매달리지 않고 오로지 게임성과 재미, 개발자의 개발력을 입증해 냈다. 이들의 성공은 국내 게임 업계를 향한 일종의 ‘메시지’인 셈이다.
안타깝게도 네오위즈가 던진 메시지를 읽은 국내 게임사들은 많이 없는듯하다. 아직까지 돈이 되는 게임 개발을 추진하는 회사가 여럿이다. 수명이 짧은 모바일 게임을 양산하거나, 성공 사례가 있는 지식재산권(IP)을 재탕하는데 급급한 모습이다. 게임 스타일도 MMORPG에 치중돼 있다.
물론 기업이니 돈을 벌어야하는건 당연하다. 주주가치도 생각해야하고 임직원들에 줄 돈도 생각해야 한다. 하지만 도전 정신을 잃은 게임사에 앞날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돈을 좇는 게 아닌 ‘K-게임’ 위상을 살릴 방안을 업계가 찾아가 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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