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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아시아 물류 전진기지 CJ대한통운 GDC 가보니…“로봇·데이터 기술로 초격차 경쟁력”

전자신문 조회수  

인천 CJ대한통운 GDC 내 오토스토어 설비 〈사진=민경하기자〉

#일본에 거주 중인 A씨가 아이허브에서 영양제를 주문하자 물류 로봇들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수출 통관이 이뤄지자 로봇이 영양제가 담긴 바구니를 작업자에게 전달한다. 제품을 담은 박스는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검수·포장을 거쳐 국가 별로 분류된다. A씨가 주문한 지 20분 만에 이뤄진 일이다. 상품은 일본행 화물운송기에 적재돼 A씨 집으로 배송된다.

지난 8일 찾은 CJ대한통운 글로벌권역물류센터(GDC)는 인천공항 자유무역 단지 내 위치했다. GDC는 글로벌 e커머스 업체가 거점 별로 물류 센터를 세우고 상품을 보관한 뒤 주문이 들어오면 신속하게 배송하는 시스템이다. 물류 전진기지 구축을 통해 평균 2~3주 이상 걸리던 배송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 시킬 수 있다.

CJ대한통운 GDC는 연 면적 약 2만㎡(6117평)규모로 500만개 이상의 제품을 보관할 수 있다. 아시아 물류기업 GDC 중 가장 큰 규모이며 국내 유일한 GDC다. 글로벌 쇼핑몰 ‘아이허브’의 아시아 일부 권역 배송을 담당하고 있다.

GDC 내부로 들어서자 한쪽 벽면에 큐브 형태의 빈(바구니)으로 빼곡히 채워진 창고 설비가 눈에 들어왔다. 꼭대기에서는 140대 로봇들이 좌우로 움직이며 분주하게 빈을 나르고 있었다. 작업자가 물건을 주문하자 로봇이 와이어로 빈을 꺼내 올려 작업자에게 전달했다.

해당 설비는 노르웨이 기업 ‘오토스토어’ 창고 자동화 설비다. 작업자는 로봇이 갖다준 박스에서 물건을 꺼내고 비어있는 박스에 물건을 채우기만 하면 된다. 전체 약 6264㎡(1895평) 공간에 7만6000개 빈이 설치돼 있으며 작업 시간마다 투입되는 인원은 10명 남짓이다.

이경진 CJ대한통운 크로스보더e커머스(CBE) 운영팀장은 “고정식 철제 선반에 물건을 보관하는 ‘랙 방식’에 비해 공간 효율성이 4배, 출고 처리 능력이 2.8배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인천 CJ대한통운 GDC QPS시스템 전경

한 켠에서는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박스들이 움직이고 있었다. 작업자가 박스에 제품을 넣고 벨트에 올리자 다른 작업자에게 박스가 전달된다. 주문 제품이 모두 담긴 박스는 가운데 벨트를 통해 포장 설비로 이동한다.

CJ대한통운 QPS시스템은 주문 정보가 입혀진 박스를 작업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작업자는 주문 정보를 확인한 후 본인 앞에 놓여있는 제품만 박스에 넣고 넘기면 된다. 오토스토어와 QPS를 함께 운영하면서 GDC 당일 최대 출고량은 기존 2만 상자에서 3만 상자로 1.5배 증가할 전망이다.

포장·검수·분류 작업도 기계가 전담한다. 작업장 한 켠에서는 자동 박스 제함기가 쉴 새 없이 박스를 접고 있었다. 제함기에서는 크기가 서로 다른 7종류의 박스가 제함된다. 입고된 모든 제품 체적 정보가 데이터화 돼있어 주문마다 적합한 크기의 박스를 투입할 수 있다. 환경을 고려해 박스 겉면에는 라벨이 아닌 잉크 분사식으로 바코드를 인쇄한다.

인천 CJ대한통운 GDC 중량검수대

제함된 박스는 컨베이어 벨트에 설치된 중량검수대를 통해 최종 검수 작업을 진행한다. 제품 무게 정보를 활용해 피킹 오류를 점검하는 방식이다. 이후 3D 스캐너가 박스 내 빈 공간에 맞춰 최적량의 완충재를 넣으면 박스 테이핑과 송장 부착까지 자동으로 이뤄진다. 마무리된 상품은 간선 차량을 통해 인천공항으로 이동하고 국가 별로 발송된다.

CJ대한통운은 GDC 운영역량을 강화해 CBE 물류 시장 공략에 주력할 계획이다. 영국 물류 리서치 기업 TI에 따르면 전세계 CBE 물류 시장은 오는 2026년 178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CJ대한통운은 지난 5월 사우디에도 GDC를 구축하는 등 관련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경진 팀장은 “압도적인 GDC 운영역량을 바탕으로 시·공간 제약을 뛰어넘는 ‘초국경택배’ 서비스를 강화할 것”이라며 “운영 프로세스에 최적화된 첨단 기술 확대를 통해 물류 효율성을 높여 글로벌 CBE 물류시장 선도기업으로 입지를 굳힐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전자신문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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