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기존 가솔린과 디젤 등 내연기관 모델에 하이브리드(HEV)를 추가한 카니발 부분 변경 모델의 사전 계약을 8일 시작했다. 국내 패밀리카, 미니밴의 대명사로 불리는 카니발의 합류로 국내 하이브리드차 시장의 성장 속도가 한층 더 가팔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기아의 카니발 상품성 개선 모델은 2020년 8월 4세대 출시 이후 3년 만이다. 기아 디자인 철학 ‘오퍼짓 유나이티드’를 반영한 새로운 패밀리룩을 외관에 적용해 미래지향적인 분위기를 강화했다. 특히 전면부에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 주간 주행등(DRL)이 새로 적용되면서 기존보다 훨씬 날렵하고 세련된 이미지가 가미됐다.
시장의 관심은 단연 하이브리드 모델에 쏠린다. 카니발 첫 하이브리드 모델은 1.6가솔린 터보(T) 기반이다. 인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쏘렌토 등에도 적용된 구성이다. 연료소비효율은 기아 자체 측정 기준으로 ‘L당 14km(복합)’다. 아직 환경부 배출가스 인증을 받기 전이지만, 취득세와 개별소비세 등 각종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친환경차 인증 기준인 L당 14.3km 달성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큰 차체 크기에 비해 배기량이 적은 1.6T 엔진에 기반한 하이브리드 모델이라 저출력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기아 측은 “시스템 최고 출력이 245마력에 최대 토크는 37.4kgf·m에 달해 성인 5명 이상이 탑승해도 문제없는 성능”이라고 설명했다.
기아는 카니발의 상품성을 높이기 위해 이번에 현대자동차그룹의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ccNC)과 무선(OTA)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적용했다. 하이브리드 모델에는 구동모터를 활용해 승차감과 주행 성능을 향상하는 △E-라이드 △E-핸들링 △E-EHA를 탑재했다. 가격은 9인승 기준 가솔린 3470만∼4245만 원, 디젤 3665만∼4440만 원, 하이브리드 3925만∼4700만 원으로 책정됐다.
카니발은 올해 하반기(7∼12월) 국내 하이브리드차 시장의 최대어로 꼽혀 왔다. 자동차 시장 조사 업체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카니발은 올해 1∼10월 누적 기준 쏘렌토(6만9460대)에 이어 기아 차량 중 두 번째로 많은 판매량(6만1410대)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카니발의 가세로 현대차·기아의 하이브리드 시장 공략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란 의견이 많다. 현대차·기아의 하이브리드 국내 판매량은 2020년 12만7995대에서 지난해 18만1892대로 42.1% 증가했다. 올해도 1∼9월 19만7607대가 판매돼 이미 지난해 연간 판매량을 넘어선 상태다. 기아는 카니발 가솔린과 디젤 모델은 이달부터 고객에게 인도하고, 하이브리드 모델은 주요 부처 인증이 완료되는 시점에 맞춰 순차적으로 출고한다는 계획이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