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립토윈터(가상자산 침체기)가 장기화되면서 블록체인·가상자산 기업들이 허리띠를 졸라 매고 있다. 경영과 투자 환경이 악화되면서 사무공간을 축소하고 임대료가 저렴한 곳으로 옮기는 기업이 많아 지고 있다.
사무실 이전·축소…허리띠 졸라맸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블록체인 기술기업 파라메타(구 아이콘루프)는 올해 본사를 서울 중구 시그니쳐타워에서 인근 공유오피스로 자리를 옮겼다. 상대적으로 임차료 부담이 적은 공유오피스로 이전해 운영비용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파라메타 관계자는 “경비 절감을 위해 공유오피스로 옮겼다”고 설명했다.
가상자산거래소 고팍스를 운영하는 스트리미도 인력 감축에 이어 사무실 이전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트리미는 꾸준히 인력을 줄여왔는데 올해 초 100명을 넘어서던 직원 수는 지난 9월 60명대로 급감했다. 스트리미 관계자는 사무실 이전과 관련해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플라이빗 운영사인 한국디지털거래소는 사무공간으로 사용하던 서울 서초구 건물 2개층 중 1개층을 임대 매물로 내놨다. 지난해 지금의 사무실로 확장이전한 지 약 1년 8개월만이다.
채용 축소 등 인력 감축도 잇달아
국내 가상자산 시장이 유례없는 호황을 맞았던 시기, 다수의 가상자산·블록체인 기업은 잇따라 사무실 확장에 나섰다. 매출 증가에 힘입어 다수의 인재를 확보했고, 늘어난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사무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신사옥 설립을 위해 강남 부동산을 매입하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좋았던 시절은 오래가지 않았다. 가상자산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많은 기업이 채용문을 걸어잠갔다. 불안한 시장 상황이 계속되면서 많은 개발자가 ‘탈블(탈 블록체인)’을 시도하다보니 블록체인 기술기업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인위적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하거나, 빠져나간 인력을 다시 채우지 못하다보니 대부분의 기업이 직원 규모가 줄어들었다. 이들 기업은 인력 감축에 이어 임차료가 적은 사무실로 이전하는 등, 경비 절감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가상자산업계 한 관계자는 “투자가 끊기고 매출도 없는 상황이니 운영비를 줄이는 건 당연한 수순”이라면서 “그래도 ‘존버’가 가능한 기업들의 이야기고, 코인마켓거래소의 경우 아예 문을 닫는 곳도 적잖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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