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최근 26개 점안제 구입 및 사용을 중단하라는 경고문을 발표했습니다. 해당 품목은 CVS헬스, 카디널헬스, 리더, 럭비, 타깃업앤업, 밸로시티파마 등의 브랜드로 판매되고 있는 점안제들인데요.
FDA에 따르면 FDA 조사관이 해당 제품 제조시설의 비위생적인 상태를 발견하고 시설 내 의약품 생산 환경 샘플링을 진행한 결과 양성 박테리아가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안과용 의약품은 눈을 통해 체내로 유입되기 때문에 오염된 제품은 사용자에게 위해를 끼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FDA는 26개 점안제 사용 시 부분적인 시력 상실 또는 실명을 초래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이 우려된다고 밝혔는데요. 이 때문에 해당 제품 제조업체에 모든 제품을 회수하도록 했습니다. CVS헬스의 약국 체인인 ‘CVS’ , 미국 약국 체인인 ‘Rite Aid’, 미국 할인마트인 ‘Target’은 매장 진열대와 웹사이트에서 제품 판매를 중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리더, 럭비, 벨로시티 브랜드의 제품은 여전히 매장과 온라인에서 판매되고 있어 FDA는 소비자들에 해당 제품을 구입하지 않도록 당부했습니다.
다만 현재 이들 제품에 대한 안구 감염 부작용 보고가 접수된 건 없습니다. FDA는 해당 제품을 사용한 후 안구 감염의 징후나 증상이 있을 경우 의료 전문가와 상담하거나 진료를 받고 부작용 보고 프로그램인 ‘메드워치(MedWatch)’에 부작용이나 품질 문제를 보고하도록 권장했습니다.
점안제 시장은 크게 히알루론산(HA)과 카르복시메틸셀룰로오스나트륨(CMC)으로 나뉘는데요. 이번에 비위생적인 제조시설로 문제가 된 점안제들의 성분은 카르복시메틸셀룰로오스나트륨, 폴리에틸렌글리콜, 프로필렌글리콜, 플리에틸렌글리콜+프로필렌글리콜, 하이프로멜로스+덱스트란 등입니다.
카르복시메틸셀룰로오스나트륨은 수분을 끌어오는 역할을 해 눈 보습에 도움을 줍니다. 폴리에틸렌글리콜은 눈 표면에 보호막을 형성해주고 눈물의 증발을 방지해줍니다. 프로필렌글리콜은 샴푸나 로션 등의 원료로도 사용되는데 보존, 보습 효과가 있고요. 해당 성분들은 대부분 일반의약품으로 국내에서도 약국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점안제 제조시설의 비위생적인 환경이 적발되면서 국내 보건당국도 점안제 제조시설 점검에 들어갈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점안제 성분 중 국내에서 허가받은 제품은 카르복시메틸셀룰로오스 성분 75개, 폴리에틸렌글리콜 43개, 프로필렌글리콜 44개, 덱스트란 11개 등이 있습니다.
앞서 지난 2월 미국에서 특정 인공눈물을 사용한 사람 중 68명이 녹농균에 감염돼 4명이 안구적출 수술을 받고 8명이 실명, 3명은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습니다. 해당 인공눈물은 국내에서 판매되지 않는 제품이었습니다. 그러나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지난 2021년 국내에서도 유니메드의 점안제에서 곰팡이균이 발견됐고 해당 제품을 사용한 42명의 환자들이 해당 곰팡이균으로 안내염이 발생한 바 있습니다.
이번 FDA의 사례를 본보기로 삼아 국내 제조사는 점안액이 세균에 오염되지 않도록 제조시설과 공정 과정에서 위생을 더 철저히 하도록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일회용 점안제의 경우 방부제가 들어있지 않기 때문에 공기를 통해 오염될 소지가 높은 만큼 사용자는 개봉 즉시 1회만 사용하고 남은 제품은 버려야 합니다. 다회용 점안제의 사용기한은 개봉 후 14~28일 정도로, 적절한 보관법과 사용법에 따라 주의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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