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전기차 라인업 중 핵심 차종인 C40 리차지가 연식 변경을 거쳐 최근 국내에 출시됐다. 통상 연식 변경은 간단한 상품성 개선에 그치는 데 반해, 신형 C40 리차지는 파격적인 변화를 통해 상품성이 대폭 향상됐다. 장거리 고속도로와 곡선 구간이 많은 산길 등 다양한 환경을 주행하면서 차량을 평가해봤다.
전기차가 보편화 되면서 ‘전기차 주행 감각’을 불편하다고 하는 이들은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소비자들이 느끼는 전기차 주행의 최대 불편함은 과도한 회생 제동에 따른 승차감 저하이다. 이를 인식하고 자동차 제조사들도 전기차의 승차감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해 왔다. 실제로 3~4년 전 출시된 차들에 비해 최근 출시되는 전기차는 ‘회생 제동 강도’가 많이 약해졌다. (테슬라 제외)
신형 C40 리차지도 이전 모델과 비교하면 승차감이 대폭 향상됐다. 구형 모델을 비교적 최근에 타봤기에 비교가 쉬웠는데, 신형 모델을 주행한 지 얼마 안 돼 “이 차 참 편하다”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편안함을 느낀 이유는 ‘엔진 진동이 없는 것’이 가장 컸다. 또 신형 모델로 변경되면서 앞뒤 바퀴 출력을 세밀하게 조절한 덕분에 주행 완성도가 높아진 이유도 있다.
전기차를 자주 접하면서 느끼는 것은 ‘엔진 진동·소음이 없는 것’이 주는 즐거움이 상당히 크다는 점이다. 내연기관 엔진들은 필연적으로 진동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6기통 이상 다 기통 엔진들은 상당히 조용하지만, 전기차와 비교할 수준은 못 된다.
개인적으로는 엔진 진동·소음이 없는 것이 전기차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내연기관 차량보다 주유(충전)를 자주 할 수밖에 없는 것이 큰 단점이지만, 전기차 특유의 고요함은 앞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만족감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신형 C40 리차지는 408마력으로 전륜 150마력, 후륜 258마력의 신형 모터가 탑재됐으며, 앞뒤 바퀴는 차량 내 소프트웨어 통제에 따라 유기적으로 출력을 분산한다. 쉽게 설명하면 후륜 구동 기반 상시 사륜구동 방식이 적용됐다고 보면 된다.
출력이 뒤쪽으로 집중되다 보니 후륜 구동 자동차가 주는 특유의 느낌이 난다. 408마력의 고출력과 어우러지면서 ‘고성능 SUV’ 같은 느낌도 받을 수 있었다. 다만 전반적인 주행 질감이 편안하기에, 빠르게 달리면서 속도를 과시하고 싶은 욕구는 들지 않는 차다.
차량의 핸들링도 정밀하다. 크지 않은 차체에 20인치 대형 휠을 탑재했고, 고성능 타이어인 피렐리 피제로를 신겼다. 타이어 폭도 넓어 노면을 움켜잡는 접지력도 크다. 운전이 재미있을 수 있는 조건들이 여러 가지 충족된다. 볼보 중에 운전이 가장 재미있는 차라고 봐도 무방하겠다.
배터리를 완충하면 약 400km를 달릴 수 있다. 고속도로 장거리 주행과 산길 와인딩 코스 등 다양한 환경에서 주행해보니 인증받은 주행거리인 407㎞(도심 440㎞·고속도로 367㎞)를 달리는 데 무리가 없었다. 고속도로에서는 정부 인증 거리보다 더 많은 거리를 주행할 수 있었는데 테스트 결과 470km까지 주행 가능했다.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34분(150㎾ DC 기준)으로, 실제로 300kW 초급속 충전기로 충전해 보니 약 26분 정도면 10%에서 80%까지 충전됐다.
편의 기능도 준수하다. 음성인식 시스템을 탑재해 다양한 기능에 활용할 수 있다. 네비게이션 길 안내, 음악 재생, 뉴스 듣기 등 스마트 폰을 대체할 수 있는 기능들이 인포테인먼트에 탑재됐다.
티맵 모빌리티와 협업해 기본으로 탑재한 티맵 네비게이션도 활용성이 우수했다. 하만 카돈 고급 오디오 시스템도 입체적인 음향을 잘 구현해 냈다. 다만 우퍼 힘은 강해 공간을 가득 채웠지만, 고음부의 명료한 음의 표현은 떨어져 아쉬웠다.
차 외형은 커 보이지 않아도 2열 공간은 의외로 여유로운 편이다. 공간 구성을 넓게 쓸 수 있는 전기차 장점 덕분에 2열 공간은 성인 2명이 타기에도 알맞았다. 부부와 자녀 2명까지는 충분히 태울 수 있는 공간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신형 C40 리차지 가격은 6865만 원으로 추가로 친환경차 세제 혜택 등 정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전반적인 상품성을 고려했을 때, 준수한 가격대비 가치를 갖췄다고 판단된다. 개인별로 전기차 충전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다면, 고유가 시대에 주유비를 아낄 뿐만 아니라 전기차 특유의 ‘고요한 편안함’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동아닷컴 김상준 기자 k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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