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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印·中…크래프톤, ‘자본·인구 많은 나라’ 잇단 러브콜에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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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신문(AP뉴스)/ 이미지 제공 = Gamers8 ▲지난 8월 개최된 PGS2 관중석 현장
©AP신문(AP뉴스)/ 이미지 제공 = Gamers8 ▲지난 8월 개최된 PGS2 관중석 현장

[AP신문 = 배두열 기자]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가 e스포츠 대회의 잇단 흥행을 기반으로 글로벌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중국과 인도, 중동 등 자본력이나 인구가 뒷받침된 시장 중심의 인기 급증이 향후 실적 반영에 고무적이란 평가다.

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대표 김창한)은 사우디아라비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겸 총리가 설립한 ‘e스포츠 월드컵 파운데이션’과 ‘e스포츠 월드컵(이하 EWC)’ 참여를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스포츠 월드컵 파운데이션’은 현지 시각으로 지난 10월 23일 e스포츠 역사상 최대 상금 규모로 2024년 여름 사우디 리야드에서 EWC를 개최한다고 밝힌 바 있다. 

■ 빈 살만 주도 EWC, 2024년 개최…크래프톤, 배그ㆍ배그모바일로 유일하게 2종목 보유한 게임사로 거듭난다

빈 살만 왕세자는 “EWC는 e스포츠와 게임산업에 있어 사우디를 최고의 글로벌 허브로 만들기 위한 단계”라며, “이번 대회를 통해 ‘비전 2030’ 국가 전환 프로젝트 실현에도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랄프 라이허트 e스포츠 월드컵 파운데이션 CEO도 “8주간 열리는 EWC는 e스포츠를 성장시키고자 하는 사우디 왕국의 지속적인 노력과 야망을 반영하고 있다”며, “Gamers8을 계승하는 세계 최고의 대회로, 글로벌 e스포츠 산업 성장에도 촉매제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전했다. 

EWC의 세부적인 내용은 내년 초 공개 예정으로, 게임업계에서는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 나란히 EWC에 포함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배틀그라운드는 2021년 기준 PC·콘솔 누적 판매량이 7500만장을 넘어선 데 이어 누적 가입자 1억5073만명을 자랑하며 글로벌 인기 IP(지식재산권)로 자리매김했다. 이에 ‘가장 빠르게 1억달러 수익을 올린 스팀 얼리액세스 게임’, ‘스팀에서 가장 많은 동시 접속자 수’, ‘동시 접속자 최초 200만’ 등 기네스북 세계 기록에 무려 7개 부문이나 등재됐다. 또 2018년 선보인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역시, 지난 2년간 전 세계 모바일 게임 중 두 번째로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하며, 출시 이후 5년 만에 매출 100억달러를 돌파했다. 

뿐만 아니라, 크래프톤은 이미 올 8월 사우디 e스포츠협회의 초청으로 Gamers8에서 배틀그라운드 글로벌 대회 중 하나인 ‘PGS(펍지 글로벌 시리즈)2’를 치른 바 있다. 업계에서는 당시 제반 비용을 주최 측이 부담할 만큼, ‘배틀그라운드 모시기’에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찬가지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도 지난해와 올 7월 사우디 리야드에서 PMWI(펍지 모바일 월드 인비테이셔널)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경험을 갖고 있다. 

©AP신문(AP뉴스)/ 이미지 제공 = 크래프톤 ▲지난 10월 28일 인도 델리 프라가티 마이단에서 막을 내린 크래프톤 주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e스포츠 친선전 'BGMI 인비테이셔널'에서 인도 팬들이 한국의 디플러스 기아와 선수들을 응원하는 치어풀을 들고 있다.
©AP신문(AP뉴스)/ 이미지 제공 = 크래프톤 ▲지난 10월 28일 인도 델리 프라가티 마이단에서 막을 내린 크래프톤 주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e스포츠 친선전 ‘BGMI 인비테이셔널’에서 인도 팬들이 한국의 디플러스 기아와 선수들을 응원하는 치어풀을 들고 있다.

■ 인도 ‘국민게임’ 배그 모바일, 잘파세대 스마트폰 보급률과 맞물려 향후 시너지 증대

인도에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1억6000만명에 이르는 누적 이용자 수를 보유한 ‘국민 게임’이다. 이 같은 명성은 지난 10월 28일 성황리에 막을 내린 한국·인도 수교 50주년 기념 ‘BGMI(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디아) 인비테이셔널’과 이에 앞서 2개월여간의 대정정을 마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 시리즈(BGIS) 2023’에서도 입증됐다.   

우선, ‘BGMI 인비테이셔널’이 개최된 인도 뉴델리의 프라가티 마이단(Pragati Maidan)에는 3일간 누적 1만3000명의 관객이 현장을 찾으며 열기를 더했다. 온라인 생중계 역시 최고 동시 시청자 약 15만6000명을 기록했으며, 힌디어로 된 유튜브 중계의 경우 이틀 만에 누적 667만회를 돌파했다.  

특히, 한국 팀과 선수들에 대한 팬덤까지 형성돼 눈길을 끌었다. ‘BGMI 인비테이셔널’ 현장에는 직접 한국어로 치어풀을 작성해 응원하는 팬들의 카메라 구애 세례로 뜨거운 분위기가 연출됐고, 일부 한국 선수들이 중계 화면에 잡히면 곳곳에서 함성이 터져나왔다. 

‘BGIS 2023’의 경우, 3억원이 넘는 총 상금은 물론, 예선전을 뚫고 1라운드에 올라온 팀이 무려 2048개가 될 만큼, 엄청난 규모를 자랑했다.

결승전이 열렸던 인도 뭄바이 경기장을 찾은 18살의 Siddhant는 “학교에서도 오프라인 대회를 개최할 정도”라며, “하루 4~5시간은 플레이한다”고 밝혔다. 또 20살의 Sachin은 “BGMI의 인기는 정말 선풍적이다. 그러나 2~3년 후에는 이보다 훨씬 더 인기가 많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18살의 Raj 역시, “BGMI는 인도에서 가장 핫한 이스포츠”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인도 내 ‘잘파’(ZALPHA)세대’를 중심으로 한 배틀그라운드의 인기는 스마트폰 보급률과 맞물리며 향후 더 큰 시너지를 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잘파세대’는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후반에 출생한 세대를 의미하는 Z세대, 그리고 2010년대 초반에서 2020년대 중반에 출생한 알파세대의 합성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타티스타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인도 내 스마트폰 보급률은 61%로, 80~90% 규모의 중국이나 미국 등에 비해 현저히 낮다. 한국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방송통신위원회 집계 기준 93.4%다. 이는 향후 신규 수요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카운터포인트 조사 결과를 보면, 중국과 인도의 2022년 스마트폰 출하량은 각 2억8600만대, 1억5200만대로, 인도도 2027년에는 2억5300만대까지 육박할 것으로 관측됐다. 

크래프톤 손현일 인도 법인 대표는 “BGMI 인비테이셔널을 계기로 인도 시장에서의 높은 인기와 무궁무진한 성장 가능성을 재확인했다”며, “크래프톤은 앞으로도 인도 이스포츠 생태계 조성과 인도 게임 시장 확대를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AP신문(AP뉴스)/ 이미지 제공 = 크래프톤 ▲지난 9월 30일 항저우 e스포츠 센터에서 진행된 아시안게임 e스포츠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한국팀 경기 현장 모습.
©AP신문(AP뉴스)/ 이미지 제공 = 크래프톤 ▲지난 9월 30일 항저우 e스포츠 센터에서 진행된 아시안게임 e스포츠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한국팀 경기 현장 모습.

■ 중국 등에 업은 배그 모바일, AG 이어 올림픽까지 노린다…크래프톤, 판을 짜는 플래너로 위상 강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지난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통해 중국 내에서의 영향력도 자랑했다. 

모바일 시장분석 기업 센서타워가 올 6월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누적 매출 100억달러를 돌파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에서 중국 시장 앱스토어 이용자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60.3%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중국 내에서 텐센트가 퍼블리싱하며 ‘화평정영’이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되고 있는 가운데, 2021년 5월 21일부터 올 5월 20일까지를 기준으로 중국 모바일 게임 매출 2위를 기록했다. 텐센트의 앱 마켓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18년 3월부터 2023년 5월까지 21.2%에 달하며 ‘왕자영요'(26.3%)의 뒤를 이었다.

텐센트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띄우기 노력은 아시안게임까지 이어졌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이 되기까지 크래프톤은 물론, 텐센트의 노력이 뒷받침됐다. 이는 중국이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종목 금메달에 갖은 노력을 들인 데서도 드러난다. 

아시안게임이 기존 배틀로얄 방식이 아닌 새로운 버전으로 진행됨에 따라, 중국은 일찍부터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선발한 이후 이들로 하여금 시즌은 반납하고 아시안게임 버전에만 몰두하도록 했다. 한편으로는 ‘중국의 페이커’라 불리는 ‘파라보이’ 주보어청을 대표팀에 포함시키며, 인기몰이에도 나섰다. 실력은 물론 잘생긴 외모까지 자랑하는 파라보이는 아시안게임 성화 봉송 주자로까지 나선 중국 최고 스타 중 한 명이다. 이에 중국은 홈팬들의 열렬한 응원 속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업계에서는 텐센트가 이미 아시안게임을 넘어 올림픽으로까지 눈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중동과 함께 엄청난 자본력을 바탕으로 스포츠계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중국이 움직이고 있는 만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크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역시, 올림픽에 대한 지속적인 시청률 하락과 전 세계 젊은층의 유입을 위해 e스포츠 도입에 대한 검토에 속도를 내고 있다. IOC는 2021년 올림픽 개혁안인 ‘올림픽 어젠다 2020+5’를 만장일치로 승인하면서, 디지털화 및 e스포츠 수용 등을 포함한데 이어, 올 9월에는 ‘e스포츠 위원회’도 발족했다.  

때문에 배틀그라운드의 IP를 보유한 크래프톤으로서는 이 같은 텐센트와 중국의 노력이 반가울 수 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e스포츠 시장에서 가장 큰 매출 규모를 자랑하는 북미 지역이 다소 주춤하기는 하지만, 중국과 중동 등이 북미를 대신해 주도권을 잡고자 더욱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e스포츠 주요 종목 중 유일한 한국산 게임인 배틀그라운드는 이미 그 생명력을 입증한 만큼, 크래프톤은 판을 짜는 플래너로 확고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주가 측면에서 중동과 인도의 경우, 게임 및 e스포츠 역량 강화 노력이 실적은 물론, 투자로 이어질 가능성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크래프톤은 2일부터 12월 10일까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와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PMGC(배틀그라운드 모바일 글로벌 챔피언십) 2023’을 개최한다. 또 18일부터 12월 3일까지는 태국 방콕에서 전 세계 32개팀이 참가하는 ‘PGC(배틀그라운드 글로벌 챔피언십) 2023’이 열릴 예정이다. 

AP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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