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 지오그래피와 협업한 모바일 타이틀에서 심해 어드벤처와 식당 타이쿤이 결합된 패키지게임이 되기까지. ‘데이브 더 다이버’의 여정은 참 길고 드라마틱했습니다. 개발 중단 위기까지 겪었지만 더할 나위 없는 멋진 모습으로 금의환향했죠. 스팀에서 200만 장 판매 기록을 세우고, 지난 10월 26일에는 닌텐도 스위치 버전도 출시됐습니다.
올해 국내 게임업계에 불어오는 패키지게임 순풍에 큰 영향을 주었던 타이틀이기도 하지만, 닌텐도 스위치 버전 출시는 또 사뭇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데요. 라이브 서비스와 패키지게임 그 사이 어딘가에 위치하고 있었던 ‘데이브 더 다이버’가, 완전한 콘솔 패키지게임으로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내는 것 같죠.
‘데이브 더 다이버’ 개발진들의 마음은 어떨까요? 넥슨 황재호 디렉터는 “많이 아팠다가 회복해서 잘 큰 자식을 보는 기분”이라고 표현했는데요. ‘데이브 더 다이버’의 여정을 함께했던 주요 개발진들을 만나 그간의 소회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Q. ‘데이브 더 다이버’는 흔하지 않은 장르의 게임입니다. 그래서 개발이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넥슨 황재호 ‘데이브 더 다이버’ 디렉터(이하 황재호): 일단은 팀 자체가 저를 포함해서 콘솔게임을 만든 경험이 없었고, 스팀에 출시해본 경험도 전무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만들고 있는 게 좋은 게임이라는 확신이 없었어요.
그래서 선택한 방식이 테스트를 많이 하는 것이었습니다. 싱글 플레이 게임은 보통 데모를 잘 안하는 편인데, 저희는 데모 진행해서 계속 유저와 소통하려고 했었죠. 그래서 완성도를 담보할 수 있는 결과가 나왔던 것 같습니다.
넥슨 정기엽 ‘데이브 더 다이버’ 아트 팀장(이하 정기엽): 저희가 개발을 시작할 때, 일단 레퍼런스가 많지 않았습니다. 2D와 3D를 조합해서 어떻게 예쁘게 뽑아내야 하지 고민을 많이 했죠. 연구도 많이 했고요.
현실에 있는 어종 기반으로 물고기를 만들다 보니 자료를 찾기도 쉽지 않았어요. 또 현실에 있는 어종을 구현하면서도 또 어느 정도의 판타지스러운 부분을 유지해야 했고.. 그 선을 지키는 게 어려웠습니다.
넥슨 서보성 ‘데이브 더 다이버’ 프로그래밍 팀장(이하 서보성): 스팀 플랫폼 기준으로는, 개발팀 내부 프로그램 팀이 대부분 모바일게임을 경험한 사람들이다 보니 PC나 콘솔에서 조작을 어떻게 해야 할지가 가장 큰 고민이었습니다. 자연스럽게 하기 위해서 연구를 많이 했고요. 그리고 PC로 플레이하는 유저의 경우는 특정 컨트롤러를 하나만 사용하는 게 아니라서, 여러 옵션의 컨트롤러를 제공하는 데도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넥슨 우찬희 ‘데이브 더 다이버’ 기획 팀장(이하 우찬희): 2D와 3D가 섞여있는 게임도 없었지만, 기획적인 부분도 그랬습니다. 바닷속을 탐험하고, 그걸 이용해서 초밥집을 운영하는 게임은 없었거든요. 레퍼런스가 부족한 게 가장 아쉬웠고요. 하지만, 오히려 그래서 저희가 더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방향을 찾으려고 노력했었습니다. 검증이 되지 않은 재미다 보니 코어 루프를 잡아가는 부분이 가장 어려웠어요.
Q. 닌텐도 스위치 버전을 개발하면서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나요?
황재호: 조이콘을 분리하는 기능이 있죠. 그걸 게임에 적용해보고 싶어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도록 신경을 썼습니다. 그리고 UI가 좀 더 가독성이 좋도록 키웠고요. UI가 잘 안보인다고 하시는 분들이 여전히 많은데, 아직 약한 부분들은 계속해서 개선해나갈 예정입니다.
Q. PC 버전을 콘솔로 이식한 건 처음인데요. 가장 큰 허들이 무엇이었고, 어떻게 해결했는지 궁금합니다.
서보성: 가용할 수 있는 메모리가 PC보다 여유롭지 않아서,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닌텐도 스위치는 또 슬립모드가 존재해서, 잠시 이탈했다가 게임에 복귀하는 식이라 메모리 파편화 이슈가 좀 크더라고요. 그런 부분은 닌텐도 디벨롭먼트 포탈에 질문을 올리고, 구글에서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메모리 파편화 이슈 해결 방법을 찾아서 해결했습니다.
Q. 카드 수집 콘텐츠를 소개하는 캐릭터, 사토는 ‘포켓몬스터’의 패러디로 보이는데요. 닌텐도 검수를 통과할 수 있었던 이유를 알려주세요.
황재호: 저희도 좀 걱정을 했는데, 생각보다 너그러우시더라고요. 그냥 웃고 넘어가 주셨거든요. 다만, 초반 대사 중에 ‘포켓몬스터’ 패러디를 암시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건 뺐습니다.
서보성: 닌텐도 검수 가이드라인이 디테일하긴 합니다. 하지만 스위치에서 어떠한 기능을 쓰겠다고 하면, 가이드라인이 나오고요. 상황을 가정해볼 수 있는 시나리오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 정보가 미리 준비되어 있어서 실제 검수도 생각보다 빨리 진행이 됩니다. 닌텐도에서 피드백도 빠르게 주고요.
Q. 출시한 후에 전 세계 닌텐도 e숍 TOP 10 안에 진입했습니다. 예상한 성과인가요?
황재호: 닌텐도 스위치로 출시는 정말 처음 해 보는거라, 이게 잘 된건지 아닌지 판단하기가 쉽진 않더라고요. 하지만 패키지를 내지 않은 상황에서 일본, 미국 등지에서 다운로드 상위에 들어가 있는 건 굉장히 고무적인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저씨 캐릭터가 주인공이다 보니 마리오 옆에 서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중간에 수박이 껴서 어쩔 수 없더라고요. 결과에 승복합니다.
Q. 닌텐도 스위치 버전 출시 후, 유저들에게 받은 피드백중 기억에 남는 것이 있나요?
우찬희: 누워서 게임을 할 수 있다는 것! 이 부분을 가장 긍정적으로 평가를 해 주시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편하게 할 수 있는 게임인데, 스위치가 누워서 편하게 할 수 있는 게임기다 보니 그런 부분을 만족하신거 같아서 기쁩니다.
Q. 향후 DLC나 추가적인 유료 콘텐츠를 판매할 계획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황재호: DLC를 제외하고, 다른 여러가지 계획은 있습니다. 다만 DLC는 아무래도 콘텐츠 볼륨을 채워야 한다고 생각해서, 다소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하고 싶다는 생각은 갖고 있고요.
Q. 피지컬 패키지 출시를 원하는 유저들도 있는데, 출시 계획이 있나요?
황재호: 패키지는 사실 업체에서 의견을 많이 주셔서 하고 싶습니다. 실물 소장을 하고 싶어서요. 다만 시기는 미정이라서… 다운로드판을 먼저 구매를 해주시고 한번 더 사주시면(웃음) 감사할 것 같습니다.
Q. 아무래도 싱글 플레이 기반이다 보니 무한정 업데이트가 되기는 어려울 거 같습니다. 언제까지 업데이트를 계획하고 있는지, 또 큰 콘텐츠 업데이트는 생각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황재호: 요즘은 ‘데드셀’같은 게임도 콜라보레이션이나 DLC를 내면서 계속 업데이트를 하고 있죠. 저희도 유저가 원할 때까지는 계속 업데이트를 해 드리는 것이 보답이 될 거 같습니다. 현재로는 콜라보레이션 콘텐츠 쪽을 좀 더 고려하고 있습니다. 요청이 들어온 것도 있고, 저희가 원해서 먼저 컨택을 한 것도 있습니다. 멀지 않은 시기에 공개할 수 있을 것 같아요.
Q. 어드벤처와 타이쿤 장르가 결합된 게임인데, 둘 다 꽤 볼륨도 크고 개성이 강한 장르입니다. 이렇게 다른 장르 두 가지를 조화롭게 결합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궁금합니다.
우찬희: 바닷속 탐험이 메인이라고 봤을 때, 탐험만 계속 하면 금방 지칠 것 같았어요. 그래서 휴식과 환기를 위해 식당 타이쿤 콘텐츠를 넣은 거고요. 조화가 쉽지는 않았습니다.
처음에 만들었을 때는 초밥집 파트가 좀 재미없다는 피드백도 많이 받았고요. 여러 피드백을 받아들여서 그 부분을 발전을 시키고, 개선을 해 나간 결과가 지금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많이 했던 고민은 어떻게 하면 모든 콘텐츠가 리듬감 있게, 플레이 감각이 좋게 어우러질까 하는 거였거든요. 그래서 전체적으로 조화가 잘 맞게 된 것 같습니다.
Q. 평단과 유저에게 모두 호평을 받았습니다. 굉장히 어려운 일인데, 그 원동력은 어디서 온다고 생각하시나요.
황재호: 감사한 일이죠. 이용자분들도 좋게 봐 주시고, 얼마 전 출시된 닌텐도 스위치 버전도 메타크리틱 90점을 받았더라고요. 신선하고 참신한 부분, 그리고 완성도를 좋게 봐주신 것 같습니다. 저희도 굉장히 작은 부분에 집착을 하는 팀이고, 재미없어서 관둘지언정 불편해서 관두게는 하지 않겠다고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그 덕에 좋은 평가를 받은 게 아닐까 해요.
Q. 올해 게임대상의 유력한 후보로 계속 거론되고 있습니다. 부담스러운 질문이겠지만, 욕심이 나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특히 올해는 다른 쟁쟁한 게임들도 같이 거론되고 있는데, ‘데이브 더 다이버’만이 갖고 있는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도 알려주세요.
황재호: 아무래도 밝고, 유머러스한 게임이라 좋아해 주시는 것 같아요. 이런 부분이 좀 새롭다고 보시는 거 같더라고요.
상을 받는 것도 뜻깊은 일이지만, 개발팀으로서 저희는 열심히 개발에 집중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또 심사는 심사위원분들이 해주시는 거고요. 그럼에도 ‘데이브 더 다이버’는 수상할 만한 가치가 충분한, 부끄럽지 않은 게임이라고도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사운드 파트에서 수상하면 좋겠다는 바람은 있어요. 육지와 물 속 사운드를 구현하는 게 쉽지 않았거든요. 물고기가 몬스터처럼 소리를 내는 생물이 아니어서, 위압감을 어떻게 전달해야 하나 고민을 많이 하기도 했고요. 그리고 저희가 성우를 전혀 안 썼음에도 캐릭터성을 잘 전달했다는 평가도 많아서요. 사운드 파트 수상을 하면 기쁠 것 같습니다.
Q.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주목받고 있는데요. 해외 유저들이 ‘데이브 더 다이버’의 어떤 부분을 좋아해준다고 생각하시나요.
황재호: 초밥이라는 테마를 많이 좋아하시더라고요. 또, 요즘 전반적으로 게임들이 어두운데, 저희는 굉장히 밝고 전혀 미형이 아닌 캐릭터로 접근한 걸 참신하게 봐 주신 것 같습니다.
Q. 유저 피드백을 끊임없이 받는 게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상충되는 피드백이 있을 때는 어떤 기준으로 선택을 하는지 궁금합니다.
황재호: 우선, 개발팀에서 게임의 코어라고 생각하는 것들은 타협하지 않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편의성 측면은 웬만하면 이용자 이야기가 맞는 것 같아요. 사실 키 맵핑은 개발팀에서 좀 고민이 많았습니다. 하면 충돌이 많이 날 거 같았거든요. 그런데 스팀 커뮤니티에 키 맵핑을 해달라는 댓글이 500개가 달려 있더라고요. 그래서 작업을 했고요. 자동 연타도 그렇습니다. 게임의 개성이라고 생각했는데, 유저 의견이 많아서 자동 연타도 넣었습니다.
Q. 일본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민물고기 관련 토픽이 언급됐었는데요. 당시 민물고기가 추가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답변하셨는데, 추후 다른 지역의 물고기를 만나볼 수 있는 콘텐츠 추가 계획은 없는지 궁금합니다.
황재호: 자유롭게 지역을 이동하면서 탐험하는 건, 냉정하게 현재 저희 게임 구성으로는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민물고기도 재미있겠다고 생각하고는 있습니다. DLC 계획은 아니고요. 그냥 순수하게 개인적으로 아마존 같은 곳의 물고기도 구현해보고 싶어요. 하지만 블루홀에 담수 물고기를 넣는건 좀 어울리지 않아서, 접경지가 아니라 아예 지역을 바꿔서 플레이하는 방식의 콘텐츠를 기획하는게 맞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참 우여곡절이 많은 프로젝트였죠. 모바일 프로젝트로 시작해서 지금까지 왔는데, 그간의 소회가 궁금합니다.
황재호: 많이 아팠다가 회복해서 큰 자식을 보는 느낌이라 행복합니다. 돌이켜 보면, 모바일 프로젝트로 시작했을 때는 내셔널 지오그래피와 같이 했는데, 쉽지 않았었습니다. 제약사항이 많았거든요. 물론 할 수 있는 것도 많았지만요. 이후에 회사 상황상 잠깐 중단됐다가, 다시 개발하게 되었고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 아픈 히스토리가 오히려 ‘데이브 더 다이버’가 잘 되니, 더 기뻐할 수 있는 요인이 되기도 하더라고요.
우찬희: 감회가 새롭죠. 저는 모바일 프로젝트가 종료되고 나서, 전환배치를 해서 사업 파트 업무를 담당했었거든요. 그런데 ‘데이브 더 다이버’는 제가 정말 애정을 많이 쏟은 프로젝트에요. 개인적으로는 너무 자극적이지 않은 게임을 좋아하고, 만들어보고 싶다는 바람도 있었고요. 그래서 프로젝트를 다시 시작한다고 했을 때 꼭 참여하고 싶다고 어필했죠. 그렇게 복귀를 했고요. 이런 과정이 있다 보니 좀 더 남다르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오랫동안 노력해서 만든 프로젝트인 만큼 많은 분들이 사랑해 주셔서 더 감사하고요.
Q. 콘텐츠가 정말 많고 다양합니다. 한가지 콘텐츠에 집중하는 게임이 훨씬 많은데, 다양한 미니게임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미니게임을 추가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인지도 알려주세요.
황재호: 미니게임 전집 같은 느낌은 피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내부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나와도 적절히 커트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요. 콘텐츠가 많아 보이지만, 가만히 보면 통일성이 있습니다. ‘데이브 더 다이버’의 테마를 해치지 않아요. 진짜 다양하게 이것저것 집어넣으면 미니게임 전집이 될 것 같아서, 테마를 중요하게 봅니다.
Q. 물고기가 굉장히 작은데도 도트로 최대한 특징을 잘 드러내려고 노력한 것이 느껴집니다. 제작 과정이 떤지 궁금한데요.
정기엽: 일단 사실 기반으로 제작하는게 최우선 과제였고요. 그런데 도트를 너무 사실적으로 찍으면 징그럽게 보일 수 있어서, 캐릭터 픽셀 질감에 맞춰서 제작을 했습니다. 그리고 일반 도트 프레임 애니메이션으로는 어종의 생동감을 보여주기에는 부족해서, 애니메이션에 좀 더 신경을 썼죠. 다큐멘터리도 참고를 많이 했고요.
Q. 제작 과정에서 아쉽게 빠지게 된 물고기가 있나요?
우찬희: 개발 초반에는 개복치가 A구역에 돌아다니고 있었어요. 그런데 개복치라는 생물은 빠르지도 않고, 덩치도 크고 느릿느릿 돌아다니거든요. 그러다 보니 테스트 중에 유저들이 개복치에게 가서 계속 칼질만 하시더라고요. 의도치 않게 개복치가 어그로를 많이 끄는 바람에 플레이 경험이 좋지 못하겠다 판단해서 뺐습니다. 나중에 잘 어울리는 콘텐츠가 있다면 따로 써보자고 뺐는데, 아직까지는 넣을 만한 콘텐츠를 못 찾았습니다.
Q. 한번 팔면 끝인 패키지게임인데도, 유튜브 채널에서 유저와 자주 소통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개발팀의 소통 철학이 따로 있는지 궁금합니다.
황재호: 전략적인 행동은 아니고요. 아무래도 편의성은 게임을 직접 하는 유저의 의견만큼 중요한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아무리 바빠도, 디스코드는 우찬희 팀장과 매일 들어가서 보고 답변을 달아 드립니다. 정말 죽을 것 같이 바빠도 좋아요는 누르고요.
유튜브에서도 그 의견들을 기반으로 우리가 이렇게 개선하고 있다, 답변을 드리면 유저분들이 좋아하시더라고요. 해외 유저가 많아서 제가 원어민이 아님에도 영어를 하고 있는데, 부담스럽긴 하지만 그래도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싱글게임에는 어울리지 않는 방식이라는 이야기도 있는데… 저희가 다 라이브를 해본 사람들이라서요. 오히려 좋은 것 같아요.
Q. ‘데이브 더 다이버’ 속에 ‘이블팩토리’나 ‘M.O.E’처럼, 지금은 할 수 없는 넥슨 게임들이 오마주처럼 등장하는데요. 추후 다른 넥슨 게임을 다룬 콘텐츠도 이런 형태로 공개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황재호: 오픈마켓에서 다운받는 방식의 디지털 서비스 게임들은, 서비스를 종료하면 다시 하지 못하는게 정말 아쉬운 것 같아요. 넥슨의 좋은 콘텐츠, 특히 ‘M.O.E’같은 경우는 저도 좋은 콘텐츠라고 생각했는데 수익성 문제로 내려가서 아쉬웠었습니다. 그래서 ‘데이브 더 다이버’ 콘텐츠로 ‘M.O.E’ 커뮤니티가 활성화됐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기분이 좋았던 기억이 있네요.
이 외에도 넥슨 게임에 대한 오마주들이 좀 있습니다. 서보성 팀장이 만든 ‘네 개의 탑’이라는 게임도 있고요. 노골적으로 드러낸 건 ‘M.O.E’밖에 없습니다. 다른 것들은 조금씩, 조용히 이스터에그처럼 넣고 싶네요. 개인적으로는 ‘블루아카이브’ 미식연구회도 넣으면 좋을 것 같은데, 김용하PD님과 개인적인 친분이 없어서 재미있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Q. 인디게임 분야에서는 ‘데이브 더 다이버’가 순수하게 개발로만 이렇게 흥행할 수 있었겠냐는 의견도 있습니다. 대기업인 넥슨이 인디게임 시장까지 뛰어든다는 이야기도 나오고요. 이런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황재호: 저희는 인디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훨씬 열악한 상황에서 적은 리소스로 최선을 다해 게임 개발에 매진하시는 분들이 있고, 저희 팀은 그런 분들을 존경합니다. 그리고 저희가 직접 인디라고 이야기한 적이 없습니다. 조이스틱 어워드에서 저희가 인디 파트에 수상 후보로 오르고 논란이 다소 있긴 했습니다만, 저희는 조이스틱 측에 인디가 아니라고 설명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주최측에서 내부 기준에서 봤을 때는 저희가 인디라고 하시더라고요.
넥슨이 왜 이런 영역까지 침범하느냐, 이런 질문에 대해서는… 요즘 유저들의 취향이 워낙 다양해지고 있어서요. 큰 프로젝트, 대작으로만 취향을 만족시키기가 어렵습니다. 개발 모토가 빅 앤 인디가 아니라 빅 앤 리틀인 이유도, 작은 프로젝트로 속도감 있게 움직이면서 시장에 대응하자는 의미고요. 인디 시장을 잠식하겠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Q. 굿즈 상품 개발에도 눈을 돌려야 할 것 같습니다. 일본에서 코믹스 연재도 되고 있는데, 굿즈나 게임 외 콘텐츠 개발 계획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황재호: 만화 연재는 정말 좋은 경험인 것 같습니다. 무명의 IP임에도 만화가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서 기쁘고요. 단행본도 나온다고 하는데, 소장도 하고 싶어요.
영화, 애니메이션 제작에 대한 이야기는 초반부터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경험이 없다 보니, 회사와 상의해서 가닥을 잡고 있어요.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요. 그런데 알리 익스프레스를 보니 이미 ‘데이브 더 다이버’ 비공식 굿즈가 나왔더라고요? 그래서 속도를 좀 내보려고 합니다.
Q. 라이브 서비스형 게임과 콘솔 게임 개발 과정은 사뭇 다를 듯 합니다. 특히 콘솔 게임 개발은 이번에 처음이라고 하셨는데, 기존에 경험한 것과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이었나요.
황재호: 일단은 저희 개발팀이 26명 남짓입니다. 그래서 많은 부분을 대응하기가 어려워서, 업데이트를 하고 나서 버그를 빠르게 고치는 식으로 작업을 했는데요. 콘솔은 아무래도 검증 과정이 있다 보니 그렇게 일을 할 수가 없더라고요. 이렇게 되면 내부 프로세스를 다 바꿔야 해요. 제작 일정 여유도 둬야 하고요. 원래는 QA를 하고 다음날 바로 패치하는 식으로 작업을 했었는데, 이제는 그게 불가능한 거죠. 최근 가장 많이 고민하는 부분입니다.
Q. 스팀 판매 기록이 200만 장인데, 성과 발표 이후로 타이틀이 계속 팔리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닌텐도 스위치 버전은 얼마나 판매됐나요.
황재호: 사실 매번 판매량을 공개하는 건 좀 그렇긴 하지만, 200만 장 팔렸다고 발표한 이후로도 잘 팔리고 있습니다. 닌텐도 스위치는 아무래도 출시된 지 얼마 안 됐다 보니 공개하기가 좀 그렇지만, 전 세계 닌텐도 e숍 상위권에 들어갔으니 괜찮지 않을까? 정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추후 임팩트 있는 숫자가 모아지면 공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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