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은 올해 3분기 매출 13조4948억 원, 영업이익 8604억 원의 경영실적을 거뒀다고 30일 공시를 통해 밝혔다. 매출은 전년(14조1777억 원) 동기 대비 3.5% 감소하고 영업이익(전년 9012억 원)은 5.6% 줄어 수익성이 소폭 악화된 모습을 보였다.
배터리 제조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 실적을 제외하면 수익성 악화가 더욱 두드러진다. 이번 분기 LG에너지솔루션(매출 8조2235억 원, 영업이익 7312억 원) 등을 뺀 LG화학 직접사업 실적은 매출이 6조2777억 원, 영업이익은 1161억 원이다. 작년 3분기 실적(매출 8316억 원, 영업이익 4500억 원)과 비교하면 매출이 24.5% 줄어들고 영업이익은 74.2% 감소한 수치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수요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차량용 배터리 시장은 확대되면서 LG에너지솔루션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LG화학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출의 경우 작년 53.9%에서 올해 60.9%로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7.9%에서 85.0%로 크게 늘었다.
차동석 LG화학 CFO 사장은 “어려운 업황 속에서 근본적인 경쟁력을 높여 위기를 극복하고 3대 신성장동력에 대한 흔들림 없는 육성을 통해 지속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사업별로는 석유화학부문이 매출 4조4111억 원 영업이익 366억 원을 기록했다. 유가 상승에 따른 래깅효과(원재료 투입 시차)와 태양광 패널 필름용 소재(POE), 탄소나노튜브(CNT) 등 고부가가치 제품군이 견조한 수익성을 이어가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4분기에는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고유가 지속 등의 불확실성이 예상되지만 고부가가치 사업을 강화하고 원가절감 활동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 노력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시장은 중국 리오프닝과 경기부양책 효과가 크지 않았고 전반적인 석유화학 가동률 개선이 더딘 상황으로 평가했다. 다만 내년 공급은 중국 증설물량 감소로 부담이 완화됐고 전반적인 수요도 올해보다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수 제2 NCC 재가동 배경에 대해서는 크래커 관련해서 시황 변화는 크지 않았지만 유가 상승에 따른 부산물 가격 상승으로 범용 PO 제품 수익 일부가 개선됐고 고수익 PEO 공장 연말 가동에 따른 손익 개선이 기대된다고 LG화학 측은 설명했다. NCC 가동률은 70~80% 수준을 유지하고 주요 다운스트림 제품(PVC, ABS 등) 관련 가동률은 90% 이상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첨단소재부문은 매출 1조7142억 원, 영업이익 1293억 원을 기록했다. 전지재료 사업은 유럽향 물량 감소를 미국향 출하 물량이 상쇄하면서 전체 판매량을 유지했다. 다만 메탈가격 하락 영향으로 수익성은 감소했다. 세부적으로 수산화리튬 가격이 2분기 대비 20% 이상 하락했고 양극재도 판가가 20% 이상 낮아졌다고 한다. 4분기에도 메탈가격 하락세가 제품 판가에 지속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메탈가격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재고 규모 축소를 지속 추진하고 메탈가격 변동에 따라 재고를 탄력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화유그룹과 추진하는 모로코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합작공장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미국 내 배터리 생산(전기차, 에너지저장장치)을 추진하고 있는 복수 업체와 공급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화유그룹 계열 화유코발트와 협력하는 리튬컨버전플랜트사업의 경우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논의 중인 단계라고 전했다. 이 사업 외에 화유코발트와는 인도네시아에서 양극재 수직계열화를 위한 협력도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해 리튬은 LG화학이, 전구체는 화유코발트가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조달해 공급한다는 복안이다. LG화학 측은 “화유코발트와 협력해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고 기존 LFP 대비 차별화된 솔루션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수요 둔화와 관련해서는 투자계획을 보수적으로 수립했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 배터리 소재 투자계획과 관련된 조정은 불필요한 것으로 평가했다.
생명과학부문은 매출이 2914억 원, 영업이익은 152억 원이다. 백신과 필러 등 일부 제품 해외 출하 감소로 매출이 하락세를 보였지만 아베오(AVEO) 인수 후 본격적인 매출 성장과 이익 개선 등에 따라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4분기에는 당뇨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등 주요 제품 출하 확대로 매출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 파이프라인의 경우 통풍치료제는 오는 2027년 허가를 목표로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고 비만치료제는 글로벌 임상 2상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팜한농은 매출 1201억 원, 영업손실 150억 원을 기록했다. 작물보호제 해외 판매 확대에도 비료 시황 악화로 판가가 하락했고 이로 인해 매출이 감소했다. 4분기에는 특수비료 해외 판매 확대 등을 통해 매출과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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