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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앞당기는 ‘오토노머스에이투지’… 5년 만에 글로벌 13위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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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340억 원 규모 시리즈B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이 회사는 지난 2018년 현대자동차에서 자율주행 개발 엔지니어 4명이 독립해 5년 만에 이 같은 성과를 냈다.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보유한 자율주행차는 31대에 달한다. 공공도로 주행기록도 30만km를 넘는다.

가이드하우스 인사이트는 지난 3월 1일 글로벌 자율주행 기술종합순위를 발표했는데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13위에 올랐다. 국내 업체로는 유일하게 순위에 올랐다. 인텔의 모빌아이가 1위, 구글 웨이모가 2위다.

지난 19일 ‘2023 대한민국 미래모빌리티엑스포(이하 DIFA)’에 참가한 오토노머스에이투지를 만나 구체적이 회사 구상을 들어봤다. 유병용 오토노머스에이투지 기술 이사와 오영철 기술 총괄이 미래 계획을 직접 소개했다.

▲이번 전시에서 12인승 무인셔틀을 공개하게 된 배경은?

우리 회사는 사실 소프트웨어로 시작한 회사다. 그래서 인지-판단-제어 레벨 4 자율주행이 가능하게 하기 위해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는데, 이를 적용하기 위해 OEM에서 개발한 양산 차량을 자율주행차로 개조해서 거기에 센서와 제어기를 장착해서 실증해왔다. 그렇게 4, 5년 정도 실증을 해보니 차량과 소프트웨어의 합이 맞기가 쉽지 않았다. 예컨대 (소프트웨어를 적용한) 차량이 우리가 생각한대로 유기적으로 움직였으면 했는데 그게 잘 안됐다. 애초에 자율주행 레벨 4를 위해 만들어진 차량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소프트웨어를 적용한 13종의 차량이 저마다 성능이 다르고, 자율주행과 맞아떨어지는 것도 다 다르기 때문에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담을 완벽한 그릇이 필요했다. 그래서 힘든 길이지만 12인승 무인셔틀이라는 하드웨어를 만들어서 자율차로 개발했다. 종전의 자율주행차는 어떻게 보면 기존의 차량을 억지로 개조시킨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테슬라의 경우도 세계의 질서를 바꾸고 있는 이유가 소프트웨어 뿐만 아니라 하드웨어 제작까지 동시에 진행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레벨 4를 개발한 이 시점에서 우리가 세상을 바꿀만 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함께 만들어서 출시하면 자율주행 시대를 좀 더 빨리 당겨올 수 있지 않겠냐는 생각으로 출시를 하게 됐다.

▲글로벌 시장조사 전문기관 ‘가이드하우스 인사이트’가 발표한 올해 글로벌 자율주행 기술종합순위를 보면 13위를 했는데, 현대자동차그룹과 미국 모셔널을 제외하고 순수 한국 기업이 이런 순위에 올랐다는건 엄청난 기록이다. 한국의 스타트업이 창립 5주년 만에 이렇게 빨리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우리도 (높은 순위에 오르는 것에 대한) 의심을 했었다. 가이드하우스 인사이트 측에 기술 설명을 한 뒤, 일종의 ‘서류 평가’를 통과해야 했는데 이것이 통과됐다는 소식에 놀랐다. 사실 15, 16위 내로는 들어야 리더 보드에 오를 수 있다. 그런데 계속 인터뷰를 하고 평가와 피드백을 받는 상황에서 우리가 선택한 전략이 전 세계적으로, 선도 기업에서 봤을 때도 나쁘지 않은 전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거대 공룡 기업 같은 회사들이 무너질 때 우리는 무너지지 않고, 정부 지자체와 B2C를 바라보지 않고 B2B와 B2G를 목표로 해왔다. 인프라 활용, 자체 기술력 개발, 그리고 시민들이 참여한 실증을 진행하면서 누적 (주행) 거리를 쌓아온 것들이 (가이드하우스 인사이트 측에) 어필되는 것을 보고 우리가 선택한 전략에 대해 확신하게 됐다. 그러면서 우리가 갖고 있는 모든 역량을 자율차 레벨 4 실증에 쏟은 결과 이렇게 좋은 성과를 얻게 됐다고 생각한다.

이제 시작이다. 지금 13위를 기록했지만 이 순위를 유지하는 것과 점차 높여가는 것, 더 나아가서는 경쟁자 그룹에서 더욱 더 올라 리더 그룹까지 올라가기 위해 더 많은 것들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런데 이번 평가 점수를 보면, 전략 점수는 수 조 이상의 기업 가치를 가진 곳보다 굉장히 높게 받았다. 그런데 수행 점수가 많이 떨어졌다. 수행 점수란 기업이 현재 갖고 있는 자본력을 바탕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한 지표다. 예컨대 이 기업이 자율주행 차를 1000대 만들어 이를 운영할 자본이 있는지 등을 보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 시리즈B 투자를 받은 이유도 우리가 자본력을 바탕으로 (자율주행) 차량들을 실제로 양산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있으며, 노력한다면 순위는 계속해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얼마 전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코스모(COSMO) 프로젝트’에 참여해 기술, 전략 등을 설명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현장 반응이 궁금하다. 그리고 향후 해외 진출 시 싱가포르 등 국가도 고려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싱가포르같은 국가는 기술을 다루는 기업이 많이 없기 때문에 기술을 보유한 기업 유치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자율주행 기업의 경우 초반에 많이 들어갔으나 현재는 많이 없는 상태다. 그래서 싱가포르는 코스모 프로젝트와 같은 과정을 통해 우리 기업이 진출한 부분들을 굉장히 환영하고 있는 분위기다.

해외 진출을 목표로 한 국가가 몇 개 있는데 그 중에서도 싱가포르를 가장 우선적으로 염두에 둔 이유는, 도로 등이 잘 정비된 도시국가이기도 하지만 라이다 인프라 시스템을 먼저 진출하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었다. 그래서 코스모 프로젝트 내에서도 최초로 라이다 인프라 시스템을 깔고, 이 라이다 시스템이 자율주행이나 교통 안전 측면에서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을 증명하는 방향으로 진행을 했다.

다음 프로젝트로는, 라이다 인프라 시스템을 기반으로 MS나 SD 등을 통해 실증을 하고, 이와 관련된 프로모션도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해 10월 기업 가치 10조 원에 육박했던 글로벌 자율주행 합작사 아르고AI가 파산했고 결국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 현재 오토노머스가 미국 시장에서의 경쟁 구도에서 우위를 점한 셈인데, 이 기회를 어떻게 활용할 것이며 향후 미국 시장에 대한 전략은 어떻게 세우고 있는가?

아르고AI가 사실 GM이나 포드로부터 투자액만 1조 원 이상을 받은 회사인데 파산 신청을 해 굉장히 놀랐고, 그러면서 국내에서도 자율주행 시장에 투자하는 펀드 등이 급속도로 냉각된 것이 사실이다. 우리의 시리즈B 투자의 경우도 투자사 측에 우리의 전략과 실현 가능성 등을 설명하고 설득하는데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렸고, 결국 지난달에 투자를 어렵게 받게 됐다.

이렇게 투자를 받는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가이드하우스 인사이트 등에서 기업을 바라보는 시야가 많이 바뀌었다. 예전에는 기업이 투자를 받은 정도나 기업 규모, 자본력 등을 중요시했다면 이제는 기업이 갖고 있는 기술의 실현 가능성과 지속력, 운용력 등을 중시하게 됐다. 그 반증이 계속 리더보드에서 1위를 해오던 웨이모를 제치고 이번에 모빌아이가 1위를 한 것이다.

그 이유는 모빌아이가 전 세계 에이다스(ADAS) 시장을 70% 장악하는 등 자율주행 로드맵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로봇 택시나 B2C 시장을 보는 것이 아니라 공공기관이나 중앙정부(국토교통부) 등과 협력하면서 실증 위주로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실증 과정에서 자율주행을 하는 사실을 모르고 자율주행 버스에 탑승한 시민들은 놀라워하고, 감명을 받았다고도 전했다. 이것은 전 세계 어디에서도 하지 못한 일이다.

우리는 10개 이상 도시에서 수많은 전기 버스 및 차량으로 실증을 해 안정화를 거친 뒤 셔틀이나 무인 배송차량으로 전환하는 것이 희망이다.

그래서 싱가포르는 인프라 기반으로 가고, 미국의 경우 미국은 면적이 넓기 때문에 인프라 보다는 차량 센서 기반 시장으로 진출하는 것을 고려중이다. 아까 3중화 센서 기반으로 가고 있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GM 크루즈나 구글 웨이모와 비슷한 전략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다만 우리는 여러 차종에 적용하는 공격적 전략을 세우고 있다.

▲미국의 경우 크루즈 택시나 테슬라 FSD의 사고가 발생했는데, 현장에서 발생하는 기술 공학적 측면에서의 난제에 대한 대응책은 세우고 있는가?

처음 창업을 했을 때문 해도 로봇 택시형태의 완전한 자율주행은 다소 먼 미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우리의 생각보다 크루즈와 FSD가 빨리 출시되면서 그런 시대가 생각보다 빨리오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

하지만 이런 시장이 현재는 불완전한 요소에 대한 테스트를 많이 하고 있는 단계며, 안전성이 센서만으로 완전히 확보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 회사의 메인 비즈니스 모델은 스마트시티 솔루션인데, 인프라 솔루션과 원격 주행 등을 결합해 인프라에서 정보를 같이 이어받아, 차의 센서도 감지할 수 없는 영역까지 인지를 하고, 그 다음 차가 위험할 때는 최소한 마지막에서 관제의 도움을 받거나, 아니면 원격 주행의 도움을 받아서 인명 사고를 최소화하거나 차 대 차 사고와 같은 것들을 예방할 수 있는 쪽으로 기술 개발을 하고, 차량들에도 적용을 할 예정이다.

▲시리즈B 유치로 340억 가량의 투자를 받았는데, 투자금을 사용할 분야가 궁금하다. 아울러 일반 시민들이 자율주행을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시점이 언제가 될까?

기존 투자자분들과 신규 투자자분들이 도와주셔서 (투자 유치를) 완료했다. 이 금액의 경우는, 사실 가장 큰 부분은 MS, SD 두 플랫폼이 내년 하반기에 프로토 양산, 그리고 2025년도에 파일럿 양산을 해 사용하게 될 예정이다.

그래서 먼저 수십 대 정도를 제작해, 공도에 나오기 전에 대학 캠퍼스나, 아니면 연구소 내 공장 내부, 이러한 사유지 위주로, 법의 규제를 받지 않는 지역에서 먼저 실증을 시작할 예정이다.

그래서 2025년에 제도가 좀 정비되면 공도에 실제로 나가서, 아까 보여드린 예 같이 세종 BRT 노선이라든지 교통 수혜 지역, 이런 곳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리고 지금 어떻게 보면 지자체가 보조금 사업으로 주행을 하고 있는데, 그마저도 지금 파업 등이 일어나 운전자들을 구하지 못하고, 노선이 축소되고, 하루에 10번 돌던 노선이 1, 2번으로 축소되는 상황들이 있다. 그래서 이런 곳들에 MS, SD를 투입해서 교통 약자들의 환경을 개선시킬 수 있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

그래서 복잡한 도심이라든지 이런 곳에서는 시간이 좀 더 걸려서, 2025년 이후에 시민분들이 체감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우선은 사유지나 대학 캠퍼스, 공공기관 내부, 산간의 교통 약자 지역, 이런 곳들부터 실증을 시작할 예정이다.

그리고 우리가 투자자분들게 2025년 하반기에 IPO 기업 공개를 약속했기 때문에 그것들도 투자금으로 성실하게 준비해서 꼭 성공시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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