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항공우주국(NASA)이 2016년 9월부터 탐사해 온 소행성 베누. / 사진=미국항공우주국(NASA) |
미국 과학자들이 지구로부터 약 3억3300만㎞ 떨어진 소행성 베누(Bennu)에서 함량 높은 탄소와 물의 증거를 찾았다. 일본 연구진이 올해 초 3억2000만㎞ 떨어진 소행성 류구에서 비슷한 증거를 찾았지만 미국 과학자들은 이보다 더 먼 소행성을 탐사·분석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생명 구성물질이 외계에서 비롯돼 운석에 실려 지구로 전달됐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연구진은 11일(현지시간) 텍사스주 휴스턴 존슨우주센터(JSC)에서 소행성 탐사선 오시리스-렉스(OSIRIS-REx)가 채취한 베누 샘플을 공개했다. 베누의 점토 광물에는 물과 탄소 흔적이 발견됐다.
오시리스-렉스 수석연구원인 단테 로레타(Dante Lauretta) 미국 애리조나대 교수는 “탄소가 풍부한 물질과 수분을 함유한 점토 광물의 풍부한 존재는 우주에서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며 “소행성 베누의 먼지와 암석 속에 보존된 고대 비밀을 들여다보면 태양계 기원에 대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16년 9월 NASA가 발사한 소행성 탐사선 오시리스-렉스는 2020년 10월 지구에서 약 3억3300만㎞ 떨어진 베누 표면에서 흙과 자갈 등 샘플 250g을 채취했다. 이어 2021년 5월 지구 귀환길에 올랐으며 지난달 미국 유타주 서부 사막에 샘플을 떨어뜨렸다.
NASA는 이때부터 주사전자현미경, 적외선 측정 등을 활용한 샘플 분석에 착수했다. 또 X선(X-ray) 컴퓨터 단층촬영을 활용해 입자를 3차원 컴퓨터 모델을 생성해 내부를 들여다봤다. 그 결과 샘플에는 풍부한 탄소와 물이 있다는 증거를 찾았다.
넬슨 국장은 “돌과 먼지에는 물과 많은 양의 탄소가 포함돼 있다”며 “샘플은 베누와 같은 소행성들이 생명체의 기본 요소들을 지구에 전달했을지도 모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샘플은 현재까지 지구에 전달된 탄소가 풍부한 소행성 샘플 중 가장 큰 것”이라며 “과학자들이 다음 세대를 위해 우리 행성에서 생명의 기원을 조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은 우리가 누구이며 어디서 왔는지에 대한 질문에 답하려고 하는 것”이라며 “오시리스-렉스와 같은 NASA의 임무는 지구를 위협할 수 있는 소행성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향상시키는 동시에 그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엿볼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누는 45억년 전 태양계 형성 초기의 물질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NASA는 앞으로 2년간 JSC에서 베누 샘플을 추가 분석할 예정이다.
이보다 앞서 일본항공우주개발기구(JAXA)는 지난 3월 지구로부터 약 3억2000만㎞ 떨어진 소행성 류구(龍宮) 샘플로부터 물과 ‘우라실’을 발견한 논문을 공개했다. 우라실은 핵산을 구성하는 염기로 RNA(리보핵산)에 존재하는 물질이다.
소행성 베누로부터 채취한 자갈 등 샘플과 채취기. / 사진=미국항공우주국(NASA) |
[솔트레이크시티=AP/뉴시스] 24일(현지시각) 미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남서쪽 137㎞ 떨어진 생화학무기 실험소 청정실에서 이곳 관계자들이 미국항공우주국(NASA) 소행성 탐사선 ‘오시리스-렉스’의 ‘베누’ 샘플 캡슐을 조사하고 있다. ‘오시리스-렉스’ 탐사선은 발사 7년 만에 이 캡슐을 지구에 귀환시켰으며 과학자들은 이 캡슐에 탄소가 풍부한 베누 소행성의 흙과 자갈 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23.09.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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