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iN 20주년 포스터. /사진=네이버 |
일반인과 전문가들의 진솔하고 신속한 답변으로 커온 네이버(NAVER (191,200원 ▲300 +0.16%)) 지식iN 서비스가 챗GPT 등 생성형 AI(인공지능)가 만든 ‘양산형 답변’에 골머리를 썩고 있다. 챗GPT를 이용한 ‘단기간 내공 쌓기’ 등의 노하우가 횡행하는 가운데 기존 지식iN의 성장을 책임져 온 ‘고수’들은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10일 네이버 등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지식iN에는 챗GPT를 활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답변이 다수 올라온다. 생성형 AI가 답변하는 것처럼 답변에 순번을 붙이는 경우가 많고, 같은 답변을 다수의 질문글에 붙여넣는 사례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문제는 현재 수준의 생성형 AI가 가진 고질적 단점인 ‘할루시네이션’이 그대로 옮겨진다는 점이다. 할루시네이션은 생성형 AI가 허위 또는 잘못된 정보를 내보내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지식iN 플랫폼을 통해 맞춤형 정보를 찾는 이들이 잘못된 답변을 받아보는 경우가 나타나고 있다.
한 사용자는 “지식iN은 내 질문에 맞춰 직접 달아주는 답변을 통해 맞춤형 정보를 받아볼 수 있는 장점 때문에 이용하는 서비스”라며 “생성형 AI가 만든 답변의 엉성함도 문제지만, 지식iN이라는 플랫폼에 익숙해진 이들은 여기 달린 답변을 진실로 여기고 보상으로 ‘내공’을 주고 채택하는 경우가 있어 피해가 예상된다”고 토로했다.
그동안 자발적 선의에 따라 다양한 맞춤형 답변을 달면서 지식iN의 보상 격인 ‘내공’을 받고 ‘신'(지식iN의 높은 등급)으로 등극한 이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지식iN은 2002년 10월 7일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지난해 10월까지 누적 사용자 3200만명을 기록했다. 20년 간 등록된 질문이 3억건, 답변이 5억건이다. 모두 금전적 보상 없이 자발적 선의에서 비롯된 질의응답들이었다.
하지만 최근 각종 블로그와 커뮤니티에는 챗GPT를 이용해 단기간에 지식iN의 ‘신’으로 등극하는 법을 알려주는 게시물까지 등장했다. 이들로 인해 기존 지식iN에 애정을 갖고 답변을 달아주던 이들이 밀려날 경우 서비스의 질적 저하까지 우려된다.
네이버 역시 이러한 상황을 인지하고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내부 시스템을 통해 본인 확인 절차를 강화하고, 매크로 방지 시스템을 고도화해 대응하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지식iN은 사용자가 우수 답변을 채택하는 방식이기에 단순히 생성형 AI답변을 복사해 붙여넣는 답변들은 우수 답변으로 선정되기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한 지식iN 이용자는 “양산형 답변을 생성하는 신규 유저들도 문제지만 기존 전문가나 높은 등급의 답변자 중에도 챗GPT를 써서 답변을 늘리고, 기존에 쌓아온 자신의 명성에 힘입어 내공을 쉽게 모으는 비양심적인 사람들이 적지 않다”며 “어뷰징 답변을 반복하면 기존 내공을 박탈하는 정도의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지식iN이 챗GPT 놀이터로 전락하는 걸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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