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3사가 6세대 이동통신(6G) 기술을 선도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6G가 단순히 모바일 기기 간 통신 기술에만 쓰이지 않고 도심항공교통(UAM)을 비롯한 차세대 기술을 뒷받침하는 근간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다음달 아랍에미레이트(UAE)에서 처음으로 6G 주파수 후보대역을 논의하는 세계전파통신회의(WRC23)가 열리는 만큼 통신3사는 6G 기술력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시도를 앞서기 위해 잰걸음을 옮길 계획이다.
1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통신3사는 6G 상용화를 대비하기 위해 관련 기술과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6G는 5G를 잇는 차세대 통신 기술이다. 최소 초당 100기가비트(Gbps), 최대 초당 1테라비트(Tbps)의 속도를 자랑한다. 이는 5G의 이론적 최대 속도인 20Gbps보다 적어도 5배 빠르다. 속도가 빠른 만큼 대용량 정보도 짧은 시간 내에 처리할 수 있다.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6G는 모바일 통신뿐 아니라 도심항공교통,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등에 쓰일 핵심 기술로 꼽힌다.
SK텔레콤은 5G의 백본(기간망) 대비 전송 속도를 4배 늘린 400Gbps급 유선망을 상용 도입하기로 했다. 6G의 트래픽(사용량)을 대비하기 위해서다. SK텔레콤은 추후 전국 기간망에 400Gbps 유선망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해 7월 6G 개발팀을 만들고 지난 8월에는 국내 최초로 6G 표준화와 초기 생태계의 목표를 담은 6G 백서를 내놓기도 했다. 또 6G가 건물을 잘 통과하도록 지난 2월 6G 후보 주파수에 대한 지능형반사표면(RIS) 기술을 개발하기도 했다. SK텔레콤은 6G 후보 주파수 대역을 4기가헤르츠(㎓)~10㎓ 사이로 검토하고 있다.
KT도 6G 관련 기술 개발에 분주하다. 지난 6월 오픈랜 가상화 기지국의 멀티벤더(여러 업체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함께 쓰는 것) 연동에 성공했다. 오픈랜은 서로 다른 통신 장비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연동할 수 있는 기술이다. 가상화 기지국은 다양한 망 기능을 소프트웨어 형태로 구현하는 것을 뜻한다. KT는 이를 통해 통신 장비 간 호환성을 높이고 장비 설치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KT 역시 지난해 11월 RIS 기술 실증에 성공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일 지속 가능성과 지능화, 확장성을 6G 비전으로 하는 6G 백서를 발간했다. 지속 가능성은 친환경과 함께 에너지·자원 이용이 지속 가능해야 한다는 측면을 강조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지능화는 AI와 머신러닝을 바탕으로 망 기반 시설을 운영하고 관리해 서비스 제공 수준을 높이는 것을 뜻한다. 확장성은 상공이나 해상, 깊은 산 속 등에서도 원활한 통신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또 LG유플러스는 지난달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국내 양자 컴퓨팅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큐노바’와 함께 양자 컴퓨터를 활용해 6G 저궤도 위성망을 최적화하는 연구에 성공했다. 이를 통해 위성과 지상, 지상과 위성을 잇는 전 구간을 초고속·초저지연 서비스로 제공할 수 있게 됐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이처럼 통신3사가 6G 기술 개발에 분주한 이유는 다음달 20일(현지시각 기준) UAE에서 처음으로 6G 후보 주파수 대역을 논의하는 WRC23이 열리기 때문이다. WRC23은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주최하는 회의로, 전 세계 주파수 분배와 전파 통신 분야의 중요 사항을 결정한다. 이 회의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193개국이 참여한다.
특히 6G에 대한 기술이나 관련 서비스 개발의 진척도에 따라 6G 시장의 초반 주도권이 결정된다. 이러한 이유로 통신3사가 6G 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것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특정 대역의 6G 관련 기술, 서비스 등 시연이나 개념이 검증되면 상용화 대역으로 채택될 때 유리한 측면이 있다”며 “앞으로 통신3사는 도서·산간 지역, 먼바다 등에서 6G를 활용해 지상과 동일한 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 개발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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