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세계 1위 자동차 기업 도요타에 전기차 배터리용 양극재를 공급하기로 했다. 도요타는 부품이나 소재를 공급하는 협력업체 선정 절차가 매우 까다로운 기업으로 알려졌다. 대신 한 번 선정된 업체는 가족기업 수준으로 지속적인 관계를 이어가는 것으로 전해진다. 도요타 북미 전기차 프로젝트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LG에너지솔루션에 이어 이번에 LG화학까지 주요 부품 공급업체로 선정되면서 글로벌 전기차 분야에서 LG와 도요타의 관계가 밀접해지는 양상이다.
LG화학은 도요타 북미 생산법인인 테마(TEMA, Toyota Motor Engineering & Manufacturing North America)와 2조8000억 원 규모 양극재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계약기간은 오는 2030년까지다.
앞서 도요타는 오는 2030년까지 7조 엔(약 72조 원)을 투입해 전기차 30종과 자체 배터리를 생산하고 연간 전기차 350만대를 판매하겠다는 전동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 계약에 따라 LG화학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요건을 충족하는 양극재를 생산해 공급하기로 했다. 향후 도요타와 장기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도요타와 협력을 통해 북미 전기차 구매 고객들에게 높은 품질과 안정성을 제공할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에 대응하는 안정적인 공급망을 바탕으로 종합 배터리 소재 리더 기업 지위를 공고히 다지겠다”고 말했다.
한편 배터리 업체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5일(현지시간) 도요타 북미법인(TMNA)과 미국에서 생산예정인 전기차에 탑재될 배터리모듈에 대한 공급 계약을 맺었다. 이를 위해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2025년까지 미국 미시간 배터리공장에 총 4조 원을 신규 투자해 도요타 전용 배터리 셀 및 모듈 생산라인을 구축하기로 했다. 공급하는 배터리는 하이니켈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4원계 파우치형 제품이다. 니켈 비중을 90%까지 늘려 효율을 끌어올리고 값이 비싼 코발트를 10% 이하로 줄이면서 알루미늄을 더해 안전성을 강화한 양극재를 채택했다. LG화학이 이번에 도요타 측과 계약한 양극재로 볼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도요타 북미법인에 공급하는 배터리 물량은 연간 20기가와트시(GWh) 규모다. 약 400~500km 주행이 가능한 장거리전기차 약 26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물량이다. 생산된 배터리모듈은 2025년부터 도요타 미국 켄터키 공장에 납품돼 해당 공장에서 생산되는 신형 전기차에 탑재될 전망이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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