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슬라 모델Y의 9월 한국 내 판매량이 전달 대비 876% 폭증했다. 미국산보다 2000만 원가량 저렴한 중국산이 국내에서 본격 판매되기 시작한 영향이다.
6일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서 따르면 지난달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Y는 국내에서 4206대가 팔려 전체 수입차 가운데 판매 1위에 올랐다. 9월에 3510대가 팔려 2위에 자리한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의 E클래스를 훌쩍 뛰어넘는 판매량이다.
8월에는 431대가 팔렸던 모델Y가 9월에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인 것은 중국산 모델 인도가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중국 CATL이 제조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해 상하이에서 생산한 차량을 8월 말부터 국내 소비자들에게 인도하고 있다. 중국산 모델Y는 미국산보다 판매 가격이 2000만 원가량 저렴하다. 정부 및 지자체 보조금까지 합치면 4000만 원대에 구매가 가능하다.
중국산 모델Y가 들어오기 전까지 테슬라는 국내 시장에서 부진을 거듭하고 있었다. 지난해 1~8월에는 총 9899대를 국내에서 팔았으나 올해는 같은 기간 판매가 54.1% 감소한 4545대에 그쳤다. 올 상반기(1~6월)에 김경호 테슬라코리아 대표가 퇴임한 것도 판매 부진으로 인한 경질의 성격이었다는 분석이 있다. 현재는 이본 챈 대만‧태국 테슬라 대표가 한국 사업까지 총괄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산 모델Y의 판매가 본격화되면서 올해 1~9월 누적판매량은 9047대로 뛰어 올랐다. 8월까지만 해도 수입차 브랜드 올해 누적 판매량 10위였는데 9월부터 BMW, 벤츠, 아우디, 볼보, 렉서스에 이어 6위로 순위가 높아졌다. 중국산 모델Y의 판매가 이제 막 시작되는 단계이기 때문에 연말로 갈수록 판매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8월 기준으로 전기 승용차 국고보조금 소진률이 32%에 불과하기 때문에 모델Y 계약자들이 보조금 소진 걱정 없이 구매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모델Y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사전 예약 신청량이 어마마어마했다는 소문이 업계에 돌았다”며 “제품을 인도받은 소비자들도 가격 대비 품질에 만족한다는 목소리가 많기 때문에 한동안 인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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