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가 경기 침체 여파 속에서도 3분기(7∼9월)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증권가는 상반기(1∼6월) 국내 상장사 영업이익에서 1, 2위를 차지한 양 사가 올해 처음 연간 2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있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3조4882억 원과 2조7937억 원이었다. 합산액은 6조2819억 원으로 3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70.8% 증가했다. 올해 들어 양 사는 이미 2분기(4∼6월)에 분기 기준 사상 최대 기록(7조6409억 원)을 갈아치운 바 있다.
양 사의 연간 합산 영업이익에 대해선 지난해(17조529억 원)보다 56.3% 늘어난 26조6463억 원을 기록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증권가는 현대차·기아 실적에 대해 신규 성장 동력 부재 등 이유로 점차 하향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최근에는 올해 하반기(7∼12월)까지 호실적이 계속될 것이란 의견이 우세해지고 있다.
실적 고공 행진은 상반기부터 뚜렷하게 나타난 북미 시장에서의 선전과 견고한 친환경차(전기차, 하이브리드차) 판매, 부품난 해소 등 호재 덕분인 것으로 분석된다. 상반기 양 사의 북미 시장과 친환경차,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전년 동기 대비 판매(합산) 성장률은 각각 19.8%와 62.2%, 14.6%였다.
지난달 월간 판매량에서도 판매 호조를 확인할 수 있다. 제네시스를 제외한 현대차·기아의 9월 미국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18.4% 늘어난 14만2869대. 이 기간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이 각각 183.1%(1만2대)와 103.6%(1만5683대) 늘어나는 등 친환경차 판매 증가가 이런 성장을 주도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의 글로벌 월간 판매량은 0.1% 줄어든 35만7151대, 기아는 4.8% 증가한 26만1322대를 나타냈다.
상반기 삼성전자(1조3000억 원)를 넘어 영업이익 1위를 차지한 현대차·기아가 연간 기준으로도 1위 자리를 굳힐 것으로 예상된다. 양 사의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각각 9.8%와 12.6%였다. 업계 관계자는 “선진 시장에서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게 월간 판매량 등으로 확인되면서 하반기 ‘하락세로 반전할 것’이란 시장 예상이 반전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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