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가 내년부터 디젤차 생산을 전격 중단한다. 완성차업계의 전동화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면서 전기차 시장 선점을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20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볼보는 전기차 기업으로 대전환하기 위해 2024년부터 디젤 엔진을 장착한 내연기관차 생산을 완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짐 로완 볼보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서에서 “고객의 모든 요구를 충족시키는 프리미엄급 순수 전기차 포트폴리오를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디젤 엔진을 사용하는 내연기관차 생산은 2024년 초 종료된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몇 달후 마지막 디젤차가 생산될 것”이라며 “볼보는 이같은 단계를 밟는 최초의 전통 완성차 업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업계와 정치 지도자들이 기후 변화에 맞기 위해 의미있는 정책과 행동을 해야할 때”라며 “볼보는 볼보의 역할을 다하는데 전념하겠다”고 강조했다.
과거 볼보의 주력 차종이 디젤차였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생산 중단 선언은 ‘파격’에 가깝다. 올해 8월 기준으로 볼보의 신차 판매량 67%가 디젤과 가솔린 등 내연기관차다. 나머지 33%는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를 포함한 전기차다.
볼보는 2040년까지 생산과 판매에서 완전한 탄소중립을 이룬다는 목표 아래 2030년부터 매년 1개 모델을 전기차로 출시할 계획이다. 2021년 글로벌 시장에 출시된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C40 리차지를 시작으로 XC40 라차지, XC60 리차지 등을 선보였다.
볼보는 이와 함께 순수 전기차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스웨덴 배터리 제조사 노스볼트와 손잡고 2025년까지 예테보리에 배터리 셀 공장을 설립하고, 유럽 완성차 브랜드 가운데 최초로 미국에서 테슬라의 전기차 충전시설 ‘슈퍼차저’를 사용하기로 하는 등 전기차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전동화 전환 속도를 높일 방침이다. 지난 3월 방한한 짐 로완 CEO는 올해 말 순수 전기 플래그십 SUV EX9를 올해 말 국내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볼보의 전동화 기술이 집약된 EX90에는 중국 CALT와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탑재될 예정이다.
EX90은 1회 충전으로 최대 600㎞까지 주행할 수 있는 7인승 전기 SUV다. 라이더에 더해 센서 16개·레이더 5개·카메라 8개가 탑재돼 사고율을 19% 낮추는 등 안전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볼보는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1000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올해는 8월 기준으로 435대의 전기차를 팔았다. 하이브리드(9579대)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938대) 차량까지 포함할 경우 판매량은 1만517대로 늘어난다. 지난달에는 1080대를 팔며 수입차 판매량 7위를 기록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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