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15’ 시리즈를 공개했다. ‘라이트닝’ 충전 단자 대신 안드로이드폰과 같은 ‘USB-C’ 포트를 적용하고, 디스플레이 상단에 움푹 파인 노치 디자인을 6년 만에 없앴다. 출고가는 당초 100달러 인상 전망과 달리 전작 수준을 유지했다. 중국에서 아이폰 판매 제한 움직임이 일면서 위기감이 커지는 가운데 가격 동결로 판매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13일(한국시간) 애플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의 애플 파크에서 열린 행사에서 아이폰15 시리즈를 공개했다. 이번 시리즈는 아이폰15(6.1인치)와 아이폰15 플러스(6.7인치), 아이폰15 프로(6.1인치), 아이폰15 프로맥스(6.7인치) 네 가지 라인업으로 출시됐다.
가장 큰 변화는 충전 단자다. 애플은 2012년 ‘아이폰5’부터 라이트닝 단자를 고수해왔지만 이번에 USB-C 타입으로 교체했다. 지난해 10월 EU(유럽연합)가 전자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2024년부터 새로 출시되는 전자 기기에 USB-C 타입 충전 단자를 적용해야 한다는 법안을 제정한 데 따른 대응이다.
‘노치’ 디자인도 완전히 사라졌다. 전작에선 디스플레이 상단 디자인으로 일반 모델은 노치, 프로 모델은 펀치홀을 적용했지만 아이폰15는 펀치홀로 통일했다. 노치는 상단 일부를 비워 카메라를 배치한 디자인이다. 일명 ‘M자 탈모’라고도 불린다. 애플은 2017년 출시한 아이폰X(텐)부터 아이폰14까지 6년 연속 노치 디자인을 유지했다.
이날 애플은 자사 최신 칩인 ‘A17 프로’를 공개, 이를 프로 라인업에만 탑재했다. A17 프로는 3나노미터(1㎚·10억 분의 1m) 공정 기반으로 만든 애플의 최초 칩이다. 하위 모델인 아이폰15 일반 모델과 플러스에는 A16 바이오닉이 지원된다.
내장메모리는 일반 시리즈가 128·256·512GB, 프로는 128·256·512GB·1TB다. 프로맥스에는 128GB 모델이 제외됐다. 이에 따라 프로맥스는 256·512GB·1TB 모델만 출시된다. 출고가는 전작과 동일하다. 한국 기준 아이폰15는 125만원부터, 플러스는 135만원부터다. 프로와 프로맥스는 각각 155만원, 190만원부터 시작한다.
이날 애플은 ‘애플워치9’과 ‘애플워치 울트라2’ 시리즈도 공개했다. 엄지와 검지를 두 번 부딪히는 방식으로 전화를 받거나 끊을 수 있는 ‘더블탭’ 기능이 처음 탑재됐다. 특히 2000니트(nit·1nit는 촛불 니트의 최대 밝기) 이상의 밝기를 제공해 강한 햇빛 아래에서도 텍스트를 쉽게 읽을 수 있다. 가격은 전작과 동일하게 애플워치9이 59만9000원, 애플워치 울트라2는 114만9000원부터 시작한다.
애플은 또 USB-C 충전단자를 최초로 적용한 ‘에어팟 프로 2세대’를 선보였다. 에어팟 프로 2세대는 전작 대비 2배 더 강해진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 첨단 주변음 허용 모드 등을 지원한다. 또 이어버드와 케이스에 IP54 등급의 향상된 방수방진 기능을 제공한다. 에어팟 프로 2세대 가격 역시 전작과 동일한 35만9000원이다.
한편 아이폰15 시리즈는 미국, 중국 등 1차 출시국에서는 15일(태평양 표준시)부터 사전예약을 시작한다. 애플워치 신형과 에어팟 프로 2세대는 이날부터 주문을 받는다. 모든 제품의 공식 출시는 오는 22일이다. 한국 출시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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