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의사를 대신해 유방암을 검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국제 학술지에 실렸다.
루닛은 AI가 유방암 검진 과정에서 의료진을 대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지난 8일(현지시간) 국제 의학학술지 ‘란셋 디지털 헬스(Lancet Digital Health)’에 게재됐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노벨 의학상 선정기관이자 북유럽 최고 의대인 스웨덴 왕립 카롤린스카 연구소(Karolinska Institutet) 소속 유방암 연구 관련 권위자 프레드릭 스트랜드 박사 연구팀 주도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지난 2021년 4월부터 2022년 6월까지 1년여 기간 동안 유방촬영술 AI 영상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MMG’를 활용해 유방암 검진을 받은 스웨덴 여성 5만5581명을 대상으로 실제 의료환경에서의 AI 도입 가능성을 분석했다.
연구에서는 유방암 검진 시 영상의학과 전문의 2명이 ‘이중 판독(Double reading)’하는 유럽 가이드라인에 따라 △전문의 2명 △루닛 AI+전문의 1명 △루닛 AI 단독으로 진단하는 경우로 나눠 각각의 결과를 비교 분석했다. 연구 결과 루닛 AI와 전문의 1명을 결합한 경우가 전문의 2명이 판독한 경우보다 암을 더 많이 발견한 것으로 나타났다.
루닛 AI 단독으로 판독하더라도 전문의 2명이 판독한 것과 비교해 암 발견율이 열등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수검자 1000명당 암 발견율(CDR)은 AI+전문의 1명이 4.3, 전문의 2명이 4.1, AI 단독이 4.1로 나타났다.
암 재검사를 위해 환자를 다시 소환하는 리콜률(RR)을 분석한 결과, 루닛 AI와 전문의 1명을 결합한 경우가 전문의 2명이 판독한 경우보다 리콜률이 낮았다. 또 루닛 AI 단독으로 판독한 경우, 전문의 2명이 판독하는 경우보다 리콜률이 현저히 낮았다. 수검자 100명당 리콜률은 AI+전문의 1명이 2.8, 전문의 2명이 2.93, AI 단독이 1.55로 나타났다.
환자를 불필요하게 리콜하는 경우 추가 검사들로 인해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부담을 주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암 발견율을 유지한 상태에서 리콜률이 낮을수록 바람직한 결과로 풀이된다.
프레드릭 스트랜드 박사는 “유럽에서는 유방암 진단 시 의사 2명이 최종 판단하고 있으나 현재 영상의학과 전문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이번 연구는 유방암 검진에 AI를 사용하는 기반을 마련하는 동시에 의사 한 명의 역할을 AI가 대신할 수 있음을 입증한 연구”라고 설명했다.
루닛은 최근 스웨덴 스톡홀름 소재 ‘카피오 세인트괴란 병원(이하 세인트괴란)’에 루닛 인사이트 MMG를 3년간 공급하는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세인트괴란 병원은 의료진 1500명이 근무하는 스웨덴 최대 사립병원이다. 세인트괴란 병원은 유방암 진단을 위한 이중 판독 과정에, 의사 한명 대신 루닛 인사이트 MMG를 적용해 판독을 시작했다. AI가 실제 의료환경에서 의사 두명 중 한명을 대체해 최종 진단까지 담당하는 경우는 이번이 세계 최초 사례다. 연간 18만 건 이상 진행되는 스웨덴 국가 유방암 검진 프로그램에도 유럽국가 최초로 루닛 AI 솔루션을 활용할 예정이다.
루닛은 영상의학과 부족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는 유럽 지역에 AI를 활용하는 신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올해 초 ‘루닛 유럽 홀딩스’를 자회사로 설립하고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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