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은 카카오모빌리티 미들마일 플랫폼 리더가 8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몰에서 열린 ‘NEMO 2023’에서 ‘카카오모빌리티가 바라보는 플랫폼 물류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 사진=이주은 기자
카카오모빌리티, “택시 성공 경험 있어…물류 시장도 뚝심 있게 밀고 간다”
[한국금융신문 이주은 기자] 카카오모빌리티(대표 류긍선)가 최근 진출을 선언한 화물운송 시장에서 사업 확장 의지를 또 한 번 다졌다. 택시 시장에서 발생한 수요와 공급의 연결 비효율을 ‘플랫폼’으로 해결한 적 있는 만큼, 동일한 문제 해결 방식으로 물류 시장에 혁신을 가져온다는 구상이다.
박지은 미들마일 사업 리더는 8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몰에서 열린 테크 컨퍼런스 ‘NEMO 2023’에 참여해 ‘카카오모빌리티가 바라보는 플랫폼 물류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박지은 리더는 “수작업 업무가 중심인 물류 시장에서 관계자들은 여러 가지 비효율을 겪고 있다”며 “카카오모빌리티는 이와 유사한 현상을 택시 시장에서 발견한 적 있고, 이를 플랫폼으로 해결한 것처럼 물류 시장 비효율을 개선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앞서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시장에서 벌어지는 수요와 공급의 연결 비효율을 ‘플랫폼’을 활용해 개선한 적 있다. 근무 시간 내 75%의 택시 기사는 빈 차로 다니고, 승객은 택시가 올 때까지 손을 흔드는 등 수요와 공급이 따로 노는 문제를 ‘카카오T’라는 플랫폼으로 해결한 것이다.
물류 시장도 그 당시 택시 시장과 상황이 비슷하다. 인수증과 거래명세서를 수기로 처리하는 업무 운영 방식으로 운송 시간이 오래 소요된다. 또 복잡한 하청 구조로 품질 관리가 어려우며 관계자 간 효율적인 소통 체계가 구축돼 있지 않다.
‘화주→운송주선사와 화물기사→공장→운송주선사와 화물기사→물류 창고→운송주선사와 화물기사→소비자’로 연결되는 등 시장 구조가 복잡한 것도 걸림돌이다. 무엇보다 영세하고 파편화된 물류 사업자들 간 치열한 가격 경쟁으로 물류 시장 전반을 개선하려는 이해관계자가 드물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러한 특징을 가지는 물류 시장에서 플랫폼을 활용해 효율을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박 리더는 “시장의 혁신은 분절돼 있던 관계자를 한데 모아 연결하고, 기술 중심으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때 발생한다고 생각한다”며 “먼저 데이터를 확보하고 연결해 플랫폼 기반을 만들고, 그 플랫폼에 AI를 입혀 혁신이 시작되도록 할 것”이라고 청사진을 제시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플랫폼 물류 시대의 핵심을 ▲연결 ▲매칭 ▲혁신 등 세가지로 정의했다.
우선 분절돼 있던 이해관계자들의 정보를 수집해 AI 기반 플랫폼으로 ‘연결’한다. 그다음 비용과 시간, 정확성을 확보해 종사자들의 효익을 증대시킬 수 있도록 ‘매칭’하는 과정을 거쳐 플랫폼 기반을 만든다. 이후 하나의 생태계 안에서 수요자와 공급자 간 연결을 확장해 압도적인 수의 데이터를 확보한다. 마지막으로 ‘AI 기반의 지능화된 자동화’ 단계를 통해 물류 플랫폼에 혁신을 가져온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전 과정을 위해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기사와 운송이 필요한 화물을 연결하는 화물차주용 앱 ‘카카오T 트럭커’를 출시했다. 이 앱은 출시 2주 만에 1만7000명 가입자 수를 돌파하며 순항 중이다.
향후 카카오모빌리티는 AI 기반 TMS(운송관리시스템)을 활용해 최적화된 노선, 물량, 차량의 배분을 설계하고 이를 버튼 하나로 자동화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동선이 겹치거나 물량이 공정하게 배분되지 않는 등의 경우를 막기 위함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미 지정된 배송 영역을 벗어나지 않으면서 최적의 구간을 설계하고 배차하는 시스템을 개발한 적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AI 중심의 플랫폼 구축이 완료되면 ▲LIS(물류정보시스템) ▲물류 집하와 분류를 지원하는 자율주행 로봇 ▲자동화 배송체계 ▲군집배송 ▲V2V(물류창고 없이 상품을 이동하는 방식) 등 고차원적인 서비스도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 리더는 “주문과 재고관리, 운송 등 시스템이 모두 하나로 통합됐을 때 화주, 물류사, 최종 소비자 모두 향상된 물류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게 된다”며 “업무 과정에서 비효율적인 경쟁은 사라지고 서비스 품질이 올라가며 참여자 수익성은 향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 모든 건 결국 소비자 효익으로 이어질 것이며 올해를 기점으로 다수의 참여자에게 인정받고 사랑받는 물류 플랫폼 시대를 뚝심 있게 만들어가겠다”고 의지를 비쳤다.
이주은 기자 nbjesus@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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