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엇 게임즈는 ‘문화재 지킴이’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해외 소재 여러 유물들이 고국으로 돌아오는데 꾸준히 힘을 보태고 있으며, 복원 및 보존 등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죠. 아울러 ‘리그 오브 레전드’를 비롯한 자사 게임을 좋아하는 게이머들에게 우리 문화유산과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있기도 합니다.
‘티모 문화유산 원정대’는 라이엇 게임즈가 올해부터 실시하고 있는 역사 교육 프로그램이지요. 지난 2020년, 코로나19로 잠정 중단됐던 ‘소환사 문화재지킴이 탐방’의 후신으로, 7월초 상반기 일정을 마무리한 후 혹서기 휴식기를 거쳐 9월부터 하반기 일정을 시작하는데요. 하반기 첫 프로그램을 하루 앞둔 8일(금), 미디어 대상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됐습니다.
티모 문화유산 원정대에는 두 가지 세부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하나는 흥인지문부터 마로니에 공원까지의 한양도성 탐방입니다. 다음은 조선말 중인 계층 및 근현대 문인, 예술인의 흔적을 다수 확인할 수 있는 서촌 탐방으로 이번 체험 프로그램의 테마이기도 했습니다.
소요 시간은 약 2시간 정도로, 정규 프로그램 대비 절반 수준인만큼 내용에 축약이 있을 수 밖에 없었죠. 다만, 행사의 전반적인 흐름 자체는 최대한 동일하게 진행됐습니다.
전문 해설사의 인솔 하에 서촌 골목을 거닐며 근대 시인 ‘이상’의 집을 비롯한 조선말~근현대 역사 명소들을 둘러보며 해설을 듣는 방식이었죠. 특정 장소에 대한 상세 정보라기보다 그에 얽힌 재밌는 옛이야기에 가까웠습니다. 덧붙여 전문 해설사분들이 티모 모자를 착용한 채로 인솔한다는 점도 본 프로그램의 매력 포인트라 할 수 있겠네요.
서촌은 어려 명이 한꺼번에 다니기 불편한 좁은 골목이 많기에 정규 프로그램에서도 회당 참가인원 20인, 이를 다시 3개조로 나눠 탐방을 진행한다고 하는데요. 이번 체험 역시 이와 비슷한 수준이었습니다. 적은 인원인 만큼 장소를 둘러보는데 있어 여유로웠고, 해설을 듣거나 궁금한 부분에 대해 질문하는 것 역시 부담 없었죠. ‘교육’이나 ‘답사’라는 비교적 딱딱한 표현보다는 ‘나들이’란 말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 싶네요.
한편, 티모 문화유산 원정대의 프로그램에는 문화유산을 보고, 듣고 하는 것 외에 ‘체험형 콘텐츠’도 갖췄습니다. 한양도성에선 타악 공연을 감상하고 참가자가 직접 연주도 해보는 시간을 갖는 한편, 서촌에선 특정 지역을 주제로 하며, 제철 식재료 및 요리에 대한 이야기도 듣고 실제 맛보기도 하는 미식회가 진행됩니다. 이번 체험에선 울릉도를 테마로, 울릉도 전통 식재료를 활용해 만든 여러 나라의 요리를 맛볼 수 있었죠.
아직 무더위가 완전히 가시지 않아 아쉬웠습니다만, 약 1~200년 정도의 타임라인을 한데 모아놓은 서촌의 모습에 흥미를 느꼈습니다. 혼자였다면 전혀 모르고 지나쳤을 지점들도 있었기에, 옛날이야기 같은 해설과 함께하는 답사에 큰 만족감을 느낍니다. 맛있는 요리를 먹는 즐거움은 두 말할 것도 없고요.
정규 프로그램과 동일한 시간이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 정도였습니다. 평소 라이엇 게임즈 게임들을 즐겨 하고, 역사, 문화재 등에 관심 있으신 분들이라면 꼭 신청해서 경험해보셨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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