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아이폰, 아이패드, 에어팟 프로 2세대, 애플워치까지 애플 제품만 4가지나 쓰고 있다. 이 때문에 외출할 때 어댑터랑 충전 케이블을 매번 챙기는데, 문제는 콘센트가 있어야 충전을 할 수 있다 보니 배터리가 부족할 때 주변 카페를 두리번거리며 찾는 일이 잦았다.
여느 때처럼 가방 속에 뒤얽혀 있는 케이블을 정리하다 문득 생각했다. 보조 배터리 하나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충전할 수 있을 텐데. 그래서 폭풍 검색을 해보니 정말 다양한 제품이 판매되고 있었고, 고심 끝에 벨킨 부스트차지 프로 ‘BPD005bt’를 선택했다.
박스는 손바닥만 한 크기다. 내용물은 △보조 배터리 본체 △C 타입 케이블 △사용 설명서 △보증서로 구성되어 있다.
제품 포장에는 모두 종이가 쓰였다. 요즘은 친환경이 대세라 패키징에 플라스틱을 점점 안 쓰는 추세다. 벨킨도 여기에 발맞춰 패키징에 플라스틱을 없앤 듯싶다. 애플처럼 하얀 포장지가 제품을 감싸고 있는데, 예쁘게 제거하고 싶었지만 접착력이 강해 엉망진창으로 뜯게 됐다. (박스를 보관하는 편이고, 포장지 또한 깔끔하게 뜯어서 박스 안에 함께 두는데 이번은 실패했다)
디자인은 깔끔하다. 둥글둥글 라운드 형태로 각진 부분이 없다. 손에 쥐어 보니 부드럽고 매끈하다. 손으로 전달되는 감촉이 좋다. 어떤 재질인지 궁금해 찾아보니 아이폰 실리콘 케이스 재질과 동일한 것을 사용한다고 한다. 실리콘을 사용한 만큼 생활 기스에 강할 듯하다.
제품은 한 손에 쏙 들어오는데, 정확한 크기는 136.5mm x 56mm로 길이는 아이폰 12 프로와 비슷하다. 무게는 240g으로 가벼운 편이다. 가방에 넣고 며칠 동안 출퇴근해 보았는데, 외장배터리의 무게감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측면에는 USB-C 포트, 전원 버튼, 배터리 잔량 라이트(led 인디케이터)가 있다. 라이트는 총 4개로 하나당 25% 전력량을 나타낸다.
제품 외형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애플워치 충전 단자를 품고 있다는 점이다. 별도의 애플워치 충전 케이블 없이 바로 충전할 수 있다. 특히 고속 충전을 지원하기 때문에 단 45분 만에 0%에서 82%까지 충전된다. 고속 충전은 애플워치 7세대 이상(애플워치 7, 8, 울트라)부터 가능하다. 참고로 애플워치 울트라는 0%에서 80%까지 72분이 소요된다. 일반 충전 대비 최대 33% 빠른 충전 속도다.
흥미로운 건 애플워치 충전 단자로 에어팟도 충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무선 충전을 지원하는 에어팟의 경우 애플워치 충전 단자 위에 올려놓으면 충전이 된다. 에어팟 충전을 종종 잊어버리는데, 케이블 없이 무선으로 충전할 수 있어 무척 좋았다. 지하철이나 버스로 이동하며 잠깐만 충전해도 한두 시간은 쓸 수 있을 정도로 충전되기 때문에 유용할 듯싶다.
애플워치 충전 단자 부위를 보면 두께가 다른 곳보다 살짝 더 얇은 형태다. 이는 시계 줄을 감아 놓을 수 있게 배려한 부분이다. 참고로 애플워치 공식 인증(Made For Watch)을 받았다.
사실 애플워치는 평소에 외부에서 충전할 일이 많지는 않다. 잠자는 시간에 충전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벨킨 BPD005bt 외장 배터리를 선택한 이유는 추후 국내외 여행 시 활용도가 높을 거란 생각에서다. 여행에서 필수품이라 할 수 있는 보조 배터리만 챙기면 애플워치 충전은 절로 해결되는 셈이다.
용량은 10,000mAh다. 애플워치 7, 8 기준 최대 14회까지 충전할 수 있으며, 아이폰 14의 경우에도 최대 2번까지 충전할 수 있다. USB-C 포트를 지원하는데, 최대 출력이 20W로 꽤 높은 편이라 할 수 있다.
애플워치 고속 충전과 최대 20W 충전은 동시에 가능하다. 듀얼 충전 모듈을 적용해 이를 가능케 했다는 것이 벨킨 설명이다.
출력이 높으면 그만큼 발열은 높아진다. 애플워치 충전과 최대 20W 충전을 동시에 진행한다면, 배터리 발열로 인해 안전상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문인지 해당 제품에는 초당 20회로 온도를 모니터링해서 과열을 방지해 주는 장치가 들어있다. 이외에도 과전압 보호, 과전류 보호 등 약 55가지 안전 테스트를 실시했다고 한다.
제품 가격은 좀 높은 편이다. 벨킨 공식 브랜드스토어 판매가는 13만 9천 원이다. 아무리 성능이 좋더라도 보조 배터리에 10만 원이 넘는 금액을 지불하는 건 부담스럽긴 하다. 게다가 실리콘 재질인 탓에 먼지가 잘 붙고, 색상도 검은색이라 먼지가 눈에 잘 띈다. 밝은 색상을 포함한 여러 색상 옵션이 없다는 점은 아쉽다.그럼에도 애플 제품에 어울리는 세련된 디자인, 넉넉한 용량, 애플워치 충전 단자 지원 등의 메리트 때문에 지갑을 열게 만드는 제품이 아닐까 싶다.
테크플러스 김하영 기자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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