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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 첫 전기차 RZ와 5세대 RX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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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분야에서 꽤 괜찮은 평가를 받아온 토요타와 렉서스는 상대적으로 전동화가 늦다는 얘기가 많다. 하지만 나름 완성도 높은 전기차를 선보이는 것을 목적으로 착실하게 준비해왔다. RZ는 e-TNGA 플랫폼에서 탄생한 렉서스가 최초로 선보인 완전 전기차이다. 2019년 처음 선보인 이 플랫폼은 5개의 모듈로 구분하는 아키텍처로 구성되는데 전면, 중앙, 후면, 배터리, 모터로 구성된다. bZ4X를 시작으로 2025년까지 중형 SUV, 미니밴, 중형세단, 중형 SUV까지 다양한 양산 차종에 접목될 예정이다. 

RZ의 분위기는 차분하면서도 단단하고 날렵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특히 렉서스 스핀들 보디 기반의 실루엣은 넓은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보편성에 렉서스만의 개성을 접목한 것으로 유명하다. 기존 렉서스의 이미지인 보수적인 분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노력이 곳곳에 돋보인다. 

외관만큼이나 실내도 신경을 많이 썼다. 개발자들의 말에 따르면 RZ의 실내는 말 고삐에서 모티프를 가져온 타즈나(tazuna) 콘셉트를 적용했다고 한다. 과거 토요타가 만든 스포츠카의 분위기(운전에 집중할 수 있는 패키징)와 일맥상통한다. 이 부분은 렉서스가 추구하는 ‘렉서스다움’에 집중했는데 다른 전기차들이 편의성을 강조하는 데 반해 렉서스는 여전히 운전의 즐거움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프런트와 리어에 새롭게 개발된 이-액슬(e-Axle)이 적용된 다이렉트4 사륜구동 시스템을 통해 안정적인 주행과 함께 폭발적인 퍼포먼스가 특징이다. BEV 전용 71.4kWh의 대용량 리튬 이온 배터리와 렉서스 최초로 실리콘 카바이드(SiC) 인버터를 채택하여 1회 충전으로 최대 377km까지 주행이 가능하며 시스템 총 출력 312마력의 강력한 성능을 제공한다. 

운전석은 일반적인 전기차와 크게 다르지 않다. 버튼을 최소화하는 요즘 분위기와 조금 다르지만 운전자의 손과 시선이 닿는 곳에 배치한 버튼을 배치했고 조작도 매우 편하다. 정숙함이야 두말할 필요 없다. 렉서스의 가장 큰 강점이 전기차와 만나 더욱 안락하고 쾌적하다. 사실 전기차의 운동성에 대해서는 크게 기대감이 없다. 편의성과 첨단장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자동차의 본질인 달리는 즐거움은 뒤로 살짝 밀린 느낌이 강하다. 빠르고, 정숙하고 첨단장비로 무장했지만 운전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무언가 아쉽다는 평가가 많다. 

그런데 RZ는 전기차라는 느낌이 거의 들지 않는다. 부드러운 가속감과 폭발적인 펀치력은 여느 전기차와 큰 차이가 없다. 반면 코너를 진입할 때나 빠져나올 때 운전자에게 전달되는 호쾌함은 탄탄한 스포츠카를 운전하는 느낌에 가깝다. 내연기관에 익숙한 사람도 크게 이질감을 느낄 수 없을 정도이며 서스펜션이나 섀시의 움직임이 매우 안정적이다. 특히 바쁘게 노면 상황과 운전자의 상태를 읽어내는 사륜구동은 어떤 상황에서도 반응이 매우 빠르다. RZ 450e 수프림과 럭셔리 두 가지 트림으로 판매된다. 

5세대로 진화한 RX는 명불허전이라는 말이 딱 맞는다. RX 350h 럭셔리(2.5L 가솔린 하이브리드), RX 450h+럭셔리(2.5L 가솔린 하이브리드), RX 500h F 스포츠 퍼포먼스(2.4L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3가지 트림이 제공된다. 이중 이번에는 최고 등급인 RX 500h F 스포츠 퍼포먼스(이하 RX)를 시승했다. 

RX의 인상은 계속 과격하게 진화했다. 초기의 순둥순둥하고 부드러운 모습 대신 지금은 렉서스의 간판 모델답게 강렬하고 미래지향적인 모습으로 바뀌었다. RX가 만들어지는 GA-K 플랫폼은 토요타와 렉서스의 D, E 세그먼트, 소형, 중형 크로스 오버, SUV, 대형 MPV를 품고 있다. 검증된 플랫폼인 만큼 RX의 패키징은 효율적으로 짜임새가 있다. 심리스 타입의 그릴이 적용된 스핀들 보디는 RX를 더욱 탄탄하고 무게감 있게 만들어 준다.

파워트레인도 새로운 부분이 많다. 2.4L 터보 엔진과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조합과 새로운 바이폴라 니켈 메탈 배터리를 탑재해 시스템 총 출력은 371마력이다. 여기에 대용량 브레이크와 정밀하게 세팅한 서스펜션까지 있으니 SUV의 탈을 쓴 스프린터 같은 느낌이다. 다이렉트4 사륜구동 시스템과 약 76kW의 고출력 모터가 탑재된 이액슬(e-Axle)을 후륜에 탑재해 트랙션 성능과 조향 안정성을 높였으며, 다이내믹 리어 스티어링을 탑재하여 핸들링과 주행 안정성에 신경을 많이 썼다. 

렉서스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효율 그 자체다. 주행 중에 충전 상태나 동력 배분 상태를 나타내는 창을 보고 있으면 정말 부지런하게 움직이고 효율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에 100:0부터 20:80까지 배분되는 전후 토크의 흐름을 보면 빈틈을 거의 찾을 수 없다.

RX의 진가는 구불구불한 와인딩로드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다양한 주행모드 중에 스포츠를 선택하면 엔진과 모터, 변속기가 보다 스포티하게 바뀐다. 탄탄하게 버티고 있는 서스펜션 세팅도 살짝 바뀌고, 운전자의 의도대로 빠르게 반응한다. RX를 타고 와인딩 로드를 달리면 이 차가 무겁고 무게 중심이 높은 SUV인지 잘 다듬어진 섀시 세팅을 가진 스포츠세단인지 구분이 힘들 정도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F 스포츠가 아닌 다른 트림이 궁금하다는 점이다. 최고 등급 사양인 F 스포츠는 변속기도 CVT가 아닌 6단 자동이고, 구동계 역시 F 스포츠만 다이렉트4를 채택했기 때문이다. 다른 트림은 E-Four다. 훌륭한 기본기에 꼼꼼한 마무리라는 공통점이 있겠지만 파워트레인과 섀시 세팅에서 오는 차이를 좀 더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했다.

The All New Electric RZ 450e 
가격 8480만 원(수프림)/9250만 원(럭셔리) 크기(길이×너비×높이) 4805×1895×1635mm
휠베이스 2850mm 

공차중량 2090kg 최고출력 312마력(전륜 모터 150kW+후륜 모터 80kW) 
최대토크 44.4kg·m 복합전비 5.4km/kWh 배터리용량 71.4 kWh
1회 충전 최대 주행거리(상온복합) 377km 서스펜션(앞/뒤) 스트럿/ 더블 위시본 
브레이크(앞/뒤) 모두 V디스크 구동방식 AWD (DIRECT4)
타이어(앞/뒤) 235/60 R18, 255/55 R18

New Generation RX 
가격 1억850만 원(RX450h+ 럭셔리) 길이×너비×높이 4890×1920×1695mm
휠베이스 2850mm 

공차중량 2180kg 엔진 2487cc 가솔린 
시스템 총출력 309마력 최고출력 182마력/6000rpm
최대토크 23.1kg·m / 3,600 ~ 3,700rpm 1회 충전 주행거리(복합) 56km 
복합 전비 3.8km/kWh 복합 연비 14.0km/L 변속기 e-CVT  
서스펜션(앞/뒤) 스트럿/ 멀티 링크 브레이크(앞/뒤) 모두 V디스크 
구동방식 E-Four (AWD) 타이어(앞/뒤) 모두 235/50 R21

글·황욱익(자동차 칼럼니스트)

오토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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