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메뉴 바로가기 (상단) 본문 컨텐츠 바로가기 주요 메뉴 바로가기 (하단)

[칼럼] 취향 다른 여자와 사는 법

오토카코리아 조회수  

사고 싶은 차가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진 Averie Woodard, Unsplash
사진 Averie Woodard, Unsplash

아내를 차에 태우고 길을 나선다. 서울 거리에는 실로 다양한 차들이 돌아다닌다. 그러다 내가 요즘 관심이 생긴 차를 만나면 모르는 척 물어본다. “저 차 어때?” 그러면 마치 준비된 것처럼 답이 튀어나온다. “두꺼비 같아.” 어디가 두꺼비 같다는 거지? 울컥 뜨거운 것이 명치에 얹히지만 굳이 되묻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런 줄 알아야지. 그러고보니 두꺼비 같네. 펑퍼짐한 것이.

또 물어본다. “그럼 저 차는 어때?” “납작한 건 별로야.” 당장 사자고 한 것도 아닌데 완강한 거부 의사를 표시한다. 그래도 상처 받지 않는다. 가끔은 “그럭저럭 괜찮다”는 관대한 답이 나오기도 하니까.

한 번은 올림픽대로를 달리다 나도 모르게 감탄했다. 신음과 비명의 중간쯤 되는 의성어를 내뱉었을 때 아내가 눈을 번쩍 떴다. “왜? 이번엔 또 무슨 찬데?” “골프 바리안트. 이 차의 왜건 버전이라고.” “그래? 일 하는 사람이 타는 차 같은데?” “그게 무슨 말이야?” “트렁크에서 연장이 우르르 쏟아져 나올 거 같다고.” “…….” 이럴 때는 그냥 내렸던 차창을 가만히 올려버린다.

그렇대도 저 차가 무슨 모델이고 어떤 스토리가 있는지 변명할 필요가 없다. 하긴 그래. 당신 말이 옳아. 차가 그렇게 좋다면야 도로에서 이토록 희귀한 존재일 리 없겠지. 나는 공순히 물러선다.

무난한 차를 좋아하지 않는 나는 대체로 무난한 차를 사곤 했다. 명분이 뚜렷했다. 가정적인 남자니까 언제나 가족에게 좋은 차를 택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남자들처럼 나 역시 다용도 패밀리카와 나의 로망을 동시에 차고에 넣어둘 여유를 갖지 못했다.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래도 꿈을 꿀 수는 있겠지. ‘인생은 모르는 거야.’ 혼잣말을 하면서라도 말이지.

취향이 달라도 아내와 맞설 필요는 없다. 특히 물건을 구입하는 데 있어서는 그렇다. ‘귀신과 엄마는 속일 수 없다’는 사실을 어릴 때 깨달은 나는 세상 모든 아내들의 결정이 남편의 그것보다 낫다는 것을 인정한다. 내 경우만 돌아봐도 그렇다. 아내가 선뜻 동의한 차는 절대 후회가 없었다. 이 말인즉 지금까지 탄 모든 내 차가 썩 만족스러웠다는 뜻이다. 미니밴도 그랬고, 몇 년 전까지 10년 동안 30만 킬로미터를 넘긴 해치백도 그랬으며 지금 타는 전기차 역시 매일 만족하며 탄다. 비밀은 간단하다. 일단 ‘우리 차’가 되면 모든 면을 수긍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돌덩이를 매단 것처럼 엉덩이가 통통 튀는 승차감마저 사랑스럽다 했다. 신기한 일이다.

더욱 다행인 것은 다음 차에 대한 합의를 미리 해두었다는 사실이다. 아내는 그 차가 처음 나올 때부터 예쁘다고 말했다.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두꺼비 같거나 납작하지 않다는 것은 확실하다. 어딜 봐도 내가 매력을 느낄 차는 전혀 아니었다. 중형 SUV. 세상 모든 쓸모와 무난함을 끌어 모은 차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한 건 이번에도 대만족할 거라는 사실에 안도한다.

이쯤에서 자백할까 한다. 그동안 나는 차에 관한 한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매번 타협했다고 떠들곤 했다. 자주 타협해야 원만한 부부관계가 가능하다고 믿으며 늘 그렇게 해왔다. 

미국의 임상심리학자 폴 퀸네트는 책에 이런 말을 썼더라. “좋아하는 사람과 다투면서 지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미혼이거나 이혼한 사람이거나 곧 이혼당할 사람일 것이다. 가끔 져주자. 비기는 것조차 포기하자.” 이 조언을 굳건히 실천해왔다고 자부하는데, 늘 마음 속에서 조그마한 소리가 들린다. 
“실은 한 번도 진 적이 없잖아.” 

글·이경섭

오토카코리아
content@www.newsbell.co.kr

댓글0

300

댓글0

[차·테크] 랭킹 뉴스

  • 에잇퍼센트, 창립 10주년 기념 기업 백서 발간 · 스페셜 이벤트 선봬
  • 이달 공개되는 현대차 ‘아이오닉 9’.. 선공개된 내장 디자인에 모두가 놀랐다
  • [인터뷰] 최종전에서 거머쥔 아반떼 N2 컵 챔피언 트로피 - H 모터스 레이싱팀 김효겸
  • ‘성공의 상징’ 럭셔리 자동차 “11년 간 파격 변신”…이게 정말이라면
  • 시대를 역행하는 현대차의 결정에 “모두가 놀랐다”.. 대체 왜?
  • 박세리의 ‘장보기 전용’ 슈퍼카에 모두 ‘깜짝’

[차·테크] 공감 뉴스

  • 아우디 코리아, 더 뉴 아우디 Q6 e-트론 사전 계약 실시
  • [리뷰] 서브컬쳐 감성은 합격점…기대와 과제가 공존하는 ‘리메멘토 – 하얀그림자’ CBT 후기
  • “오늘은 람보르기니, 내일은 벤츠” … ‘슈퍼카 마니아’ 스타의 일상
  • 소비자 불만 폭주? “나만 불편한 게 아니었네”…현대차 결국 손본다
  • “이혼 후 만족도 100%” … 두 아이 엄마 황정음의 럭셔리 SUV
  • 더 완벽한 퍼포먼스를 위한 맥라렌의 의지 - 맥라렌 750S 스파이더[별별시승]

당신을 위한 인기글

  • 골라 먹는 재미를 더해는 어묵 맛집 BEST5
  • 구수한 매력에서 헤어나올 수 없는 청국장 맛집 BEST5
  • 입안 가득 퍼지는 고기 본연의 기분 좋은 육향, 생갈비 맛집 BEST5
  • 11월부터 꼭 먹으러 가야하는 대방어 맛집 BEST5
  • ‘투샷’만으로 설렌다…정유미·주지훈이 그릴 ‘사랑은 외나무다리에서’
  • [오늘 뭘 볼까] 3km 길이 필름에 담긴 아픔..다큐 영화 ‘되살아나는 목소리’
  • 폴 메스칼 ‘글래디에이터Ⅱ’, 박스오피스 새 강자 예고
  • 모델에서 주연까지…송재림, 연기·예능·뮤지컬 등 ‘만능 엔터테이너’
//php echo do_shortcode('[yarpp]'); ?>

함께 보면 좋은 뉴스

  • 1
    "나 자신..." 53세 오연수가 달라진 인생관을 전했고, 모두에게 필요한 말이다

    연예 

  • 2
    “도슨은 시즌 초반에 안 되니까…” 영웅들 복덩이 외인 3인방, 어쩌면 전원교체? 그 선수는 일단 잠잠

    스포츠 

  • 3
    3일만에 뽀개는 동경 (도쿄) 여행: 2일차-시부야 (1) 가는 법, 시부야 여행 꿀팁, 시부야 109, 도켄자카, 스타벅스

    뉴스 

  • 4
    4분 44초짜리 영화가 영화관에서 개봉했다: 그럼 푯값은 과연 얼마일까?

    연예 

  • 5
    "밥 다 해뒀는데" 40명 식당 예약 후 연락도 없이 노쇼한 사람 정체: 충격적이다

    뉴스 

[차·테크] 인기 뉴스

  • 에잇퍼센트, 창립 10주년 기념 기업 백서 발간 · 스페셜 이벤트 선봬
  • 이달 공개되는 현대차 ‘아이오닉 9’.. 선공개된 내장 디자인에 모두가 놀랐다
  • [인터뷰] 최종전에서 거머쥔 아반떼 N2 컵 챔피언 트로피 - H 모터스 레이싱팀 김효겸
  • ‘성공의 상징’ 럭셔리 자동차 “11년 간 파격 변신”…이게 정말이라면
  • 시대를 역행하는 현대차의 결정에 “모두가 놀랐다”.. 대체 왜?
  • 박세리의 ‘장보기 전용’ 슈퍼카에 모두 ‘깜짝’

지금 뜨는 뉴스

  • 1
    고영표, 프리미어12 대만전 선발 출격...린여우민과 맞대결

    연예&nbsp

  • 2
    SK, 워니의 42점 활약으로 DB 제압…4연승 단독 선두!

    스포츠&nbsp

  • 3
    사사키 로키의 '다저스 이적'에 미국 전문지가 반대 의견 표명...그 배경은?

    스포츠&nbsp

  • 4
    '충격' 경질된 지 한 달도 안됐는데...텐 하흐, 로마 차기 사령탑 후보로 '급부상'→재취업 기회 잡을까?

    스포츠&nbsp

  • 5
    100마일 던지는 배지환 팀 동료 '콧수염 에이스', 1점대 ERA+두 자릿수 승리→신인상+사이영상 최종후보 선정

    스포츠&nbsp

[차·테크] 추천 뉴스

  • 아우디 코리아, 더 뉴 아우디 Q6 e-트론 사전 계약 실시
  • [리뷰] 서브컬쳐 감성은 합격점…기대와 과제가 공존하는 ‘리메멘토 – 하얀그림자’ CBT 후기
  • “오늘은 람보르기니, 내일은 벤츠” … ‘슈퍼카 마니아’ 스타의 일상
  • 소비자 불만 폭주? “나만 불편한 게 아니었네”…현대차 결국 손본다
  • “이혼 후 만족도 100%” … 두 아이 엄마 황정음의 럭셔리 SUV
  • 더 완벽한 퍼포먼스를 위한 맥라렌의 의지 - 맥라렌 750S 스파이더[별별시승]

당신을 위한 인기글

  • 골라 먹는 재미를 더해는 어묵 맛집 BEST5
  • 구수한 매력에서 헤어나올 수 없는 청국장 맛집 BEST5
  • 입안 가득 퍼지는 고기 본연의 기분 좋은 육향, 생갈비 맛집 BEST5
  • 11월부터 꼭 먹으러 가야하는 대방어 맛집 BEST5
  • ‘투샷’만으로 설렌다…정유미·주지훈이 그릴 ‘사랑은 외나무다리에서’
  • [오늘 뭘 볼까] 3km 길이 필름에 담긴 아픔..다큐 영화 ‘되살아나는 목소리’
  • 폴 메스칼 ‘글래디에이터Ⅱ’, 박스오피스 새 강자 예고
  • 모델에서 주연까지…송재림, 연기·예능·뮤지컬 등 ‘만능 엔터테이너’

추천 뉴스

  • 1
    "나 자신..." 53세 오연수가 달라진 인생관을 전했고, 모두에게 필요한 말이다

    연예 

  • 2
    “도슨은 시즌 초반에 안 되니까…” 영웅들 복덩이 외인 3인방, 어쩌면 전원교체? 그 선수는 일단 잠잠

    스포츠 

  • 3
    3일만에 뽀개는 동경 (도쿄) 여행: 2일차-시부야 (1) 가는 법, 시부야 여행 꿀팁, 시부야 109, 도켄자카, 스타벅스

    뉴스 

  • 4
    4분 44초짜리 영화가 영화관에서 개봉했다: 그럼 푯값은 과연 얼마일까?

    연예 

  • 5
    "밥 다 해뒀는데" 40명 식당 예약 후 연락도 없이 노쇼한 사람 정체: 충격적이다

    뉴스 

지금 뜨는 뉴스

  • 1
    고영표, 프리미어12 대만전 선발 출격...린여우민과 맞대결

    연예 

  • 2
    SK, 워니의 42점 활약으로 DB 제압…4연승 단독 선두!

    스포츠 

  • 3
    사사키 로키의 '다저스 이적'에 미국 전문지가 반대 의견 표명...그 배경은?

    스포츠 

  • 4
    '충격' 경질된 지 한 달도 안됐는데...텐 하흐, 로마 차기 사령탑 후보로 '급부상'→재취업 기회 잡을까?

    스포츠 

  • 5
    100마일 던지는 배지환 팀 동료 '콧수염 에이스', 1점대 ERA+두 자릿수 승리→신인상+사이영상 최종후보 선정

    스포츠